독한 연애

김윤이 · 시
16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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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시인선 67권. 김윤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이다. 첫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이 2011년 3월에 출간되었으니 마친 계산이나 한 듯 햇수로 딱 4년 만이다. 첫 시집과 두번째 시집이 우연찮게 4년 간격으로 나온, 2015년 올해 등단 8년 차를 맞이한 마흔의 이 여성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물고 늘어진 것은 제목에서도 어림짐작할 수 있듯 그 무시무시한 이름의 '사랑', 그것도 '독한' 이름의 '연애'. 김윤이 시인은 첫 시집을 통해서도 그만의 개성을 충분히 남겼다. 난해하다 할 시언들의 남발도 없었고 기교 부림에 있어 잔재주라고는 통 찾아볼 수 없었는데 그녀만의 낯설음은 그 어떤 성향을 가진 일군의 그룹들과도 사뭇 달랐다. 이 차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고집, 그녀만의 특별한 안간힘. 이번 시집이 앞선 시집과의 차이가 있었다면 그건 원숙미도 아니고 어떤 타협도 아니고 바로 더 질겨진 시라는 물성에 대한 단호함에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이런 구절 말이다. "문학은 내 사랑의 직무였다. 나는 있겠다." 있음이란 얼마나 생짜이며 얼마나 본격적인 부딪침의 언어란 말인가. 총 4부로 나누어 전개되고 있는 이번 시집은 '시'라는 어떤 장르적이면서 형식적인 틀로부터 되도록 멀리 벗어나 있음과 동시에 계산기라고는 도통 눌러댈 줄 모르는 시라는 생겨먹음 그 자체의 울림으로 그 메아리가 크고 굵고 또 아프다. 한 편의 완성도를 가장한 시의 빤함으로부터 멀리 에둘러가는 시의 더딤, 그 말의 회복 속에서 새로이 배우는 사랑의 언어들은 때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 민낯의 발가벗음으로 우릴 또 순간순간 무릎 꺾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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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시인의 말 1부 내가 어떻게 너에게로 가는가 사랑에 대한 변론 유하 스란 연목 피다, 질투의 향기 바다행 주형을 뜨다 실화 식물성 실연(失戀) 설화 불이 새의 몸짓 사랑을 둘러보다 국수 2부 내가 사는 세상 붉은 꽃, 백일 유희 상사 사랑 Eve 여럿 그리고 하루의 실낙원 모든 여자의 이름은 꽃잎이 흩날리는, 포탄이 떨어지는 방(榜), 수영의 텍스트를 읽는 나 비자흔 곡 개안 인상 배타적 영역, 도시 3부 개인적 고독 루시와 나의 성(性) 왈츠 추는 바벨의 애인 자화상 네펜테스믹스타 어제의 세계 그래, 그래, 그때가 성하였어 그때 내가 당신을 더이상 꿈꿀 수 없을 때 새먼핑크(salmon pink), 우리는 누구나의 연인 프로필 겨울 혼선 연애가 연애를 할 때 초록별의 전설 양초의 기원 4부 비극적인, 혈육 같은, 당신이 옆에 없는 포도밭 반나절 기브 미 더 머니 그 모(母)와 딸 동지 다음달에 성에 눈떠? 오래된 사랑처럼 흘러가다 바지니슴, 내 사랑의 방 사랑의 근원 몽염 눈 온 뒤 등꽃이 필 때 내가 본 적 없는 풍경 미귀(未歸) 사랑을 향한 변론 해설 | 화양연화, 그녀가 떠날 때 | 김영희(문학평론가)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편집자의 책 소개 문학동네시인선 67번째 시집이 새 봄 새 선을 보인다. 200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윤이 시인의 두번째 시집 『독한 연애』가 출간된 것. 첫 시집 『흑발 소녀의 누드 속에는』이 2011년 3월에 출간되었으니 마친 계산이나 한 듯 햇수로 딱 4년 만이다. 첫 시집과 두번째 시집이 우연찮게 4년 간격으로 올해 등단 8년 차를 맞이한 마흔의 이 여성 시인이 이번 시집에서 물고 늘어진 것은 제목에서도 어림짐작할 수 있듯 그 무시무시한 이름의 ‘사랑’, 그것도 ‘독한’ 이름의 ‘연애’. 힌트를 얻고 싶어 시인의 말부터 찾아 읽는다. 장장 네 페이지를 차지하는 자서, 이러한 분량으로 적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을 시인의 속내부터 열고 들어간다. 그 순간 이미 알아차린다. 이 시집은 아주 오래 아주 천천히 아주 아프게 아주 힘들게 읽힐 수밖에 없도록 제 ‘생살’을 낱낱이 찢고 나타났구나! 어찌 보면 한 편의 장광설로 꽉 찬 장시로도 볼 수 있는 그의 자서 속에서 힌트 몇 가지를 건져낸다. “어느 날 시간이 호된 질책처럼 나에게 한데 임박했고, 여지없이 사랑을 잃은 인생으로 내몰았듯이 다신 못 가볼 그 길을 불현 무상으로 돌려주려는 생, 그 둥긂의 형상들. 이젠 개인적 부채였던 몇몇 그녀와 그의 이야기를 돌려드린다. 지순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대체 어딨는 거냐, 함부로 부정하며 나를 단념에 포함시킬수록 불가능한 영원과 불가피한 사랑의 형상에 대해 쓰고 싶었음을. (……) 내가 사라져도 영속성으로 살아 있을 섬, 격랑으로 부서진 사랑에 머물러 쓴다. (……) 문학은 내 사랑의 직무였다. 나는. 있겠다.” ―‘시인의 말’에서 김윤이 시인은 첫 시집을 통해서도 그만의 독특한 개성을 충분히 남겼다. 물론 파격이다 할 작심 아래 놓인 이번 시집과는 사뭇 다른 행보이긴 했다. 난해하다 할 시어들의 남발도 삼가는 편이었고, 기교에 있어 화려한 부림도 작정한 바 없었는데 그럼에도 그녀만의 낯섦은 그 어떤 성향을 가진 일군의 그룹들과도 사뭇 달랐다. 이 차이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키워드는 바로 고집, 그녀만의 특별한 안간힘, 그러니까 시인이기에 가능한 자존심. 이번 시집과 앞선 시집의 차이를 굳이 대보자면 그건 원숙미도 아니고 어떤 타협도 아니고 더욱 질겨진 ‘시’라는 물성에 대한 단호함에 있을 것이다. 예컨대 이런 시의 구절들 말이다. 이러한 표현으로밖에 설명할 길 없는 김윤이 시인만의 시, 그 ‘있음’이란 얼마나 생짜이며 얼마나 생생한 부침과 부딪침의 언어란 말인가. 제자리에 빛을 물어다 실에 꿰어 구명정 떴습니다 당신 사라지고 몇 밤 자고 난 뒤같이 안쪽으로 깊어졌네요 한풀 꺾인 계절 마루, 이별 잦은 시절에서 채곡채곡 파고들어온 가슴팍 금사자수 무늬들 마음 몰아쳐 하늘 푼 어엿한 군락새 내 것이고요 한량없는 날갯짓도 내 것이네요 온 지상의 돌멩이 깨뜨려 떼놓아도 돌멩이 돌멩이 깨뜨려 떼놓아도 조약돌 인부들 다정 쪼을 거야 나는 못 품어 물 끼적이며 수놓겠지 생물의 소란 전연 없이도 막새 들이고 불붙는 금실 완성되느라 몸에 정 들이겠지 심정 한가운데 봄, 봄, 한수(寒水) 앞의 새가 재촉하여 새파란 하늘이겠지 ―「스란」 부분 여름 해바라기 밭가에서 줄기를 타고 오른다 끝나가는 가을을 기억하는 나다 시암. 타이의 옛말이었지 너는, 그러니까 지난번 여행지를 말하고 싶어했다 너는 패배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너는, 열패는. 비행기를 타보지 못한 인간이 있을 수도 있다 혁명도 내전도 이김도 모르는 순하디순한 패배. 내 이 나일 거다 맑스의 독단까지 너였다 네 표정의 둔화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이젠 절대 보지 않는다 너와의 갈등이라는 것은 향일성 같아 까만 해바라기 얼굴로 굳이 네게 대들었다 이다지도 쇠락한 계절 앞에서야 내 글을 서두만 남기고 하략하고 싶다 낙하하는 이파리이고 싶다 ―「왈츠 추는」부분 그를 압축해 보여주는 그이 가슴은 일렁이는 조개껍데기, 돌, 푸른 산호초여서 그때 머문 바다, 눈감아 주형 뜨면 일 밀리미터 오차도 없이 내게 찾아다는 그였네 티 없이 깨끗한 물살이 나를 누이고 희고 맑은 조가비를 쓸고 왔네 깔끄러운 모래알갱이만큼 퉁겨대는 심장박동 내 심장이 빨리 뛰는 통에 모래 위 물고기 교제와 같이 화르르 숨 아찔하였네 ―「바다행 주형을 뜨다」부분 총 4부로 나누어 전개되고 있는 이번 시집은 ‘시’라는 어떤 장르적이면서 형식적인 틀로부터 되도록 멀리 벗어나 있음과 동시에 계산기라고는 도통 눌러댈 줄 모르는 ‘시’라는 생겨먹음, 그 자체의 울림으로 그 메아리가 크고 굵고 또 아프다. 한 편의 완성도를 가장한 시의 빤함으로부터 멀리 에둘러가는 시의 더딤, 그 말의 회복 속에서 새로이 배우는 사랑의 언어들은 때론 불편하기도 하지만 때론 그 민낯의 발가벗음으로 우릴 또 순간순간 무릎 꺾게 한다. 그렇다면 김윤이의 시는 어떻게 규정지을 수 있는가. “꽃잎이 흩날”림을 “포탄이 떨어지는” 순간들로 기록할 줄 아는 예민한 통증의 여인. 때론 수다스러웠다가 때론 과묵했다가 때론 용감함을 가장한 솔직함으로 때론 두려움의 두건을 둘러쓴 위장으로 우리들 심사를 자유자재로 파고드는 시인. ‘말씀’과 ‘말씀의 허세가’ 난무하는 현대 시단에서 또다른 종류의 새로운 ‘말법’로 제자리 제 구덩이를 찾는 용감한 여인. 언어와의 싸움에서 백전백패를 당하는 척하면서도 언어와의 싸움에서 이길 공산으로 져주는 척하는 김윤이 시인. 그녀의 ‘사랑에 대한 변론’을 듣기 위해서는 일단 무릎을 굽혀 귀를 가져다대는 우리라는 독자의 구부러짐이 앞서 요구된다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을 위한 변론’이라는 것. 귀하다, 이 여자! 나름의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이 여자, 희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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