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결혼은 미친 짓? 그래도 꼭 한 번 하고 싶다면…
“여성 심리를 가장 잘 아는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의 최신작
20~30대 여성들의 심리를 예리하게 포착해온 나오키상 수상작가 야마모토 후미오의 최신작<지혼식>이 창해에서 출간되었다. 야마모토 후미오는 현대 여성의 섬세한 심리와 고민을 섬세하게 파악해서 여성들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고 현실을 바라보게 하는 작가다. 그간 <내 나이 서른하나><절대 울지 않아><너에게는 돌아갈 집이 있다><블랙 티> 등의 작품으로 현대 여성의 내면을 절묘하게 포착해냈으며, 이번 <지혼식>에서도 “결혼”에 대한 야마모토 후미오만의 독특한 시각을 보여준다.
야마모토 후미오는 빙빙 돌려서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녀의 화법은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애써 아름다운 문장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단순하고 사실적인 문장으로 현실을 그대로 포착하는 동시에 주인공의 심리를 예리하게 탐색해낸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여성 독자들은 작가와 공감을 나누게 된다. “당신도 그랬어? 나도 그랬었는데……” 하고. 야마모토 후미오는 누구보다 여자를 잘 아는, 여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탁월한 작가다. 그녀의 매력은 뻔한 이야기를 결코 뻔하지 않게, 무거운 이야기를 결코 무겁지 않게, 가벼운 이야기를 결코 가볍지 않게 그려내는 데 있다.
야마모토 후미오는 소설집 <지혼식>에서도 결혼이란 행복한 것이다, 불행한 것이다, 라고 한마디로 단정 짓지 않고 독자에게 결혼의 의미를 잠자코 곱씹게 한다. 결혼 생활의 의미는 무엇인지, 행복하고 싶어서 선택한 결혼 생활의 끝에는 과연 무엇이 남을 것인지, 한번쯤 고민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8편의 결혼 연작 소설, <지혼식>
결혼이라는 주제로 소소한 일상에 파고들어 ‘함께 있어도 외로운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예리하고도 감각적으로 그려낸 작가 야마모토 후미오는 결혼이 사람을 외롭지 않게 그리고 행복하게 해주는 일일까에 대한 물음에 마치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는 듯하다. 그렇기에 이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밀려드는 허무와 더욱 깊어지는 외로움을 수습하기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른 한편으로는 남들 사는 모습 또한 나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데 안도하고 희망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주인공들의 노력 또한 엿볼 수 있다.
각각의 커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8편의 소설을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결혼 생활은 과연 어느 쪽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당신의 결혼 생활을 파헤쳐 드립니다
이 책에 담긴 여덟 편의 소설은 결혼 생활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형태의 갈등을 짧은 내용 속에서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도게자>: 결혼한 뒤 서로를 대하는 게 달라졌다고 느낀 부부가 감정의 팽배한 대립을 통해서 상대의 마음을 확인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금지옥엽>: 부모 때문에 정략결혼을 했으나 남편에게 예상치 못했던 사랑과 배신을 동시에 경험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
<원앙>: 누가 보아도 금슬이 좋은 오빠 부부의 숨겨진 내막을 여동생의 시점에서 써내려간다.
<정숙>: 언제나 순종적이고 헌신적인 아내의 외도 아닌 외도 때문에 괴로워하는 뻔뻔한 남편의 방황기.
<마스오>: 결혼 생활이라는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 부부의 엇갈린 행복에 대한 기준을 이야기한다.
<바쓰이치>: 한 번 이혼한 경력이 있는 남녀가 과거의 상처를 껴안고 또 다른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렸다.
<가을 가지>: 부모의 어긋난 관계로 인해 불안정한 가족관을 지니게 된 남편을 보듬으며 또 다른 가족의 회복을 꿈꾼다.
<지혼식>: “종잇조각 한 장과 반지 하나로 인연을 맺는 일은 재미없다고, 함께 살면 그것이 결혼”이라고 믿은 연인의 결혼 생활 그 10년째를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