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보후밀 흐라발 사후 110주년 기념 대표 소설집
체코 대표 영화 원작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 및
단편소설 5편 국내 최초 번역!
● 체코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작가 보흐밀 흐라발 대표작 엄선!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 가운데 하나인 보후밀 흐라발 사후 110주년 기념 대표 소설집 『이야기꾼들』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체코는 프란츠 카프카, 밀란 쿤데라, 카렐 차페크, 야로슬라프 하셰크 등 20세기에 세계적인 작가들을 배출한 문학 강국이다. 그중에서 보후밀 흐라발은 체코어로 작품을 쓴 소설가로서 체코가 가장 사랑하는 국민작가이며, 그의 소설들은 전 세계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300만 부가 팔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다. 체코슬로바키아의 사회주의 정권이 규정한 예술 강령에 의해 그의 작품들은 검열된 판본, 지하 출판된 판본, 그리고 해외 판본 등으로 유통되었지만, 그의 명성은 세계적으로 더욱 알려졌고 ‘20세기 가장 중요한 작가들’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야기꾼들』에는 흐라발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와 작가 특유의 자유로운 상상이 녹아 있는 단편들이 수록돼 있다. 특히 「이야기꾼들」, 「장례식」, 「이온토포레시스」, 「다이아몬드 눈」, 「간이주점 ‘세계’」 등 다섯 개 단편들은 체코어에서 우리말로 옮기기 까다로워서 소개되지 못한 작품들인데 이번에 국내 최초로 번역되었다.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는 영화화되어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1967년)을 수상한 작품이다. 보후밀 흐라발은 국내에서는 『너무 시끄러운 고독』으로 잘 알려진 작가이지만, 아직 동유럽 소설에 친숙지 않은 독자에게 『이야기꾼들』은 훌륭한 입문 작품이 된다. 또 흐라발을 사랑하는 독자에게는 소중한 선집이 될 것이다.
“보흐밀 흐라발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고로 매력적인 프라하를 보여 준다. 그는 평범한 사람들의 유머를 극적으로 드라마틱한 상상력과 연결시킨다.” ―밀란 쿤데라
● “어떤 이들은 작가처럼 글을 쓰지만 흐라발은 이야기꾼처럼 쓴다!” ―《뉴요커》
흐라발의 소설들에는 자유로운 상상과 과장된 표현으로 끊임없이 떠들어대는 주인공들이 나온다. 가난한 노동자들과 사회에 순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들의 기행들이 초현실주의적이면서 코믹하게 묘사된다. 「간이주점 ‘세계’」에서는 어느 간이주점에서 젊은 여자가 목을 매고 죽는 바람에 행복한 결혼 피로연이 황당하게 전개되고, 「다이아몬드 눈」에서는 열차 안에서 어느 처녀의 과장된 아빠 자랑이 시선을 끌어모으고, 「장례식」에서는 평범한 일상에서 마주치는 숫자로 점을 치는 어느 청년의 경험이 나온다. 이때 그들의 이야기가 항상 독자의 예상을 빗나가는 건 현실의 암울함을 극복하고 일상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려는 몸부림이다.
보후밀 흐라발은 문학사적으로 매우 독특한 작가다. 흐라발의 소설들은 초현실주의나 사실주의 같은 일정한 틀로 파악하기에는 매우 광범위한 문학적 스펙트럼을 보여 준다. 그 안에는 다다이즘, 초현실주의, 체코 포에티즘, 사실주의적 요소들이 내재해 서로 어우러져 있다.
―송순섭, 작품 해설에서
「엄중히 감시받는 열차」는 보후밀 흐라발의 가장 대표 작품이자 체코가 민주화를 쟁취했던 ‘프라하의 봄’ 시기를 대표하는 영화의 원작 소설이다. 기차역 수습사원 흐르마는 마샤와의 첫 경험에 실패하고는 자살까지 시도하기도 하고 어떻게 사랑을 이룰지 고민하느라 역장 부인에게 자신의 남성성을 일깨워달라고 부탁까지 하는 스물두 살 청년이다. 배차계장 후비치카는 문란한 기행들로 기차역 관계자들을 소스라치게 만드는 종잡을 수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 이 둘은 사실 예정된 나치 독일군의 수송 열차를 폭파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평범한 인간사를 고민하는 자아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자아 사이에서 불안은 증폭되기만 하고, 적대적인 현실과 적국 독일 병사들의 인간적인 모습의 대비도 커져 가면서 유머로 일관되었던 이야기는 휴머니즘 가득한 비극으로 막을 내린다.
“나는 이미지들을 들이마신 다음에 그것들을 내뿜는다.” ―보후밀 흐라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