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타자, 과거와 미래가 씨실과 날실로 엮이다
휘트먼이 노래하는 자유와 평등의 찬가
뉴욕 브루클린에서 성장한 휘트먼은 십대 시절부터 인쇄공으로 일하며 목수, 기자, 민주당 운동가, 편집자, 소설가로 힘겹게 살았다. 그러나 서른여섯 살에 자비로 출간한 시집 ≪풀잎≫(1855)에서 휘트먼은 D. H. 로렌스의 극찬대로 “유례없는 새로운 시”를 창조했다.
이번 시선집의 첫 시 <나 자신의 노래>는 파격적인 어휘와 형식, 자유와 평등에 관한 전복적인 내용으로 미국문학의 지평을 바꿔 놓았다. “나 찬미하노라 나 자신을"으로 시작되는 이 시는 주제에 따라 행마다 길이와 운율이 자유롭게 펼쳐지며, 전통적인 서사시와 달리 시인 스스로가 시혼(muse)이 되고, 그 서사시의 주제마저 자기 자신임을 알리는 파격을 보여 준다.
휘트먼의 “나”란 모든 사람과 평등한 동시에 ‘독자성’을 가진 ‘구별’된 존재이며, 이러한 나는 ‘영원한 지금’이라는 “이 신비” 속에 서 있다. 이 “나”라는 독자성을 가진 존재는 나와 타자, 과거와 미래가 씨실과 날실로 엮이면서 직조되는 것이다.
휘트먼은 우리를 속박하는 그 모든 종교의 신조와 학교 교육을 일단 접어두고 자연으로 나가, 자연이 말하도록 하라고 노래한다. 휘트먼에게 ‘자연’은 곧 ‘몸’이며, 그것은 하나의 물질적 독립체로서 인격을 띤 에로틱한 것으로 묘사된다. 또한 그것은 창녀의 몸이든 이주 노동자의 몸이든 영혼 못잖게 신성한 것으로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육신을 비하하는 위선에 맞선다.
“오 캡틴! 마이 캡틴!”
<죽은 시인의 사회>의 방황하는 청춘에게 용기를 불어넣다
이번 책의 표제 시 은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학생들이 존 키팅 선생님을 부르는 호칭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것은 원래 휘트먼이 1865년 4월에 암살당한 ‘민주주의의 아버지’ 링컨 대통령을 애도하기 위해 쓴 시의 제목이다. 영화에서는 명대사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과 함께 방황하는 청춘 세대의 길잡이가 되는 모티프로 유명해졌다.
그리고 같은 영화에 삽입된 에서 휘트먼은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임을 역설한다. 괴로움으로 가득한 인생일지라도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존재하기에 충분한 이유이다. 인생이라는 무대에는 언제나 한 편의 극이 상연되고 있으며, 그 시나리오에 기여할 대사 한 줄, 시 한 편을 쓰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살아갈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를 갈망하는 청춘을 위한 필독 시집
휘트먼이 동시대 및 후대에 끼친 영향은 측량이 불가능할 정도로 광범위하다. 제임스 조이스에서 앨런 긴즈버그까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킬 유어 달링>까지, 밥 딜런에서 라나 델 레이까지 휘트먼은 전 세계 예술가와 청춘들에게 가장 강한 영향을 끼쳐 온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월트 휘트먼 시선: 오 캡틴! 마이 캡틴!≫은 감각적인 삽화 및 휘트먼의 인생 스토리와 함께 독특한 시적 경험을 제공한다. “가장 위대한 현대 시인” 휘트먼이 안내하는 전통과 권위, 선악에 대한 선입관, 학습된 지식을 초월한 여행을 이제 독자들이 경험할 차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