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실사영화 국내 개봉, 〈잠자는 바보〉 원작 만화
만화가들의 워너비, 이시구로 마사카즈의 초기작
시간을 초월해 울리는 두 여자의 막무가내 청춘 사운드!
대학 기숙사 룸메이트 사이인 선배 ‘루카’와 후배 ‘이리스’.
루카는 음악으로 먹고살겠다는 원대한 꿈을 갖고 있다.
이렇다 할 목표 없는 이리스에게 루카는 ‘평범’하지 않은, 약간 먼 곳의 사람.
#현실직시 #대문자T 이지만 음악이라는 낭만을 좇는 루카와
#빈둥빈둥 #한량대학생 이지만 그런 선배를 좇고 싶은 이리스.
2인분의 청춘이 부르는, 나름대로 뜨거운 록 앤드 롤!
“내가 음악을 짝사랑하는 게 아니길 빌고 싶은 심정이다.”
“이 나이에 벌써 목표가 확고한 선배가 운이 좋은 거예요.”
있어도 없어도 문제인 꿈과 목표. 아직 아무것도 아닌 이들에게 보내는 로파이 청춘 사운드
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해 아르바이트와 밴드 활동을 병행하는 선배 루카와, 별다른 꿈 없이 대학 진학을 위해 상경한 후배 이리스는 사에바 여자 기숙사의 룸메이트. 이리스에게 확실한 목표, 시원시원한 성격, 촌철살인의 입담까지 가진 루카는 옆에 두고 의지하고 싶은 멋진 선배다. 자신을 좋아하는 줄 알았던 대학 친구 타구치가 실은 루카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도, 이리스는 모든 걸 다 가진 듯한 선배가 대단해 보일 뿐, ‘지나가는 행인1’에 불과한 자신의 존재감과 삶에서의 비중이 괜스레 속상하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현실 직시와 주제 파악에 능한 루카 또한 스스로에게 창작자로서 뛰어난 재능이 있는지, ‘헛사이클’ 속에 갇혀 현실을 회피하고 꿈을 좇고 있는 게 아닌지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 그렇게 두 사람은 매일 기숙사 방에서 동고동락하며 가끔 즐겁다가도 때때로 서글퍼지고, 어느 날은 살짝 짜증도 나는, 그런 미지근한 나날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며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루카는 갑작스런 제안을 받는다. 대형 음반 회사에서 루카를 데뷔시키고 싶다는 것. 단, 쭉 활동해온 밴드 피트모스의 보컬로서가 아닌, ‘수수께끼의 미녀 솔로가수 A’로서 말이다. ‘하고 싶은 음악’은 팔리고 나서 하면 되지 않냐고? 그게 정말 말처럼 쉬울까?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 VS 후퇴 없이 일보 전진하기. 루카는 이리스가 보는 앞에서 누구도 생각지 못한 선택을 감행하는데…
만화가들의 워너비 이시구로 마사카즈표 청춘 드라마, 신장판 정발
『네무루바카』는 일본에서 2006년부터 2008년에 연재된 만화로 『그래도 마을은 돌아간다』 『외천루』 『천국대마경』 등 SF, 일상, 디스토피아 등 장르를 넘나들며 독특한 세계를 선보여온 이야기꾼 이시구로 마사카즈의 초기작이자 청춘 드라마다. 자신의 이십대 시절을 두 주인공에 투영해 그렸다고도 말한 만큼 『네무루바카』는 드라마틱하고 폭발적인 청춘의 성장담이라기보다는, 느슨하고 뜨뜻미지근한 로파이 음악과 같다. 그래서 그럴까? 꿈이 있어서 문제인 루카도, 꿈이 없어서 고민인 이리스도 어느 쪽이든 묘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물론 이 두 청춘이 아기자기한 일상 속에서 흐느적거리고만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인생에서 딱 한번 치를 수 있는 과감한 순간을 위해 루카도 이리스도, 우리 모두도 고조의 순간들을 보내고 있으니까.
『네무루바카』를 원작으로 하는 실사 영화《잠자는 바보》가 한국에 9월 초 개봉된다. 처음 연재된 해로부터 약 20년이 지난 만화가 실사화되어 국내에 개봉한 것은 긴 시간 속에서도 바라지 않는 원작의 빛깔 덕분이다. 언제 읽어도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고, 허를 찌르는 명대사들은 게으른 지금의 나에게도 유효한 조언인 듯하다. "잠자는 바보야, 나 아직 괜찮은 걸까?" 세상 모르고 잠자는 친구에게 묻고 싶을 만큼 불안하고 캄캄한 것은 청춘만의 불안은 아니다. 매번 갈림길 앞에 서야 하는 모두의 방황이자 숙제다. 이제 돌고 돌아 꿈의 무대에서 다시 만난 루카와 이리스의 답가를 들을 시간이다. “잠자는 바보야, 뭘 입다물고 있냐! 뭐라도 대답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