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아쿠아리움에서
해양 동물 수의사를 꿈꾸다 │ 카멜레온의 죽음 │ 꼬리 없는 알락꼬리여우원숭이 │ 카메라 앞에 선 수달 │ 살아난 홍따오기 │ 물범의 임신 │ 아기 물범의 탄생 │ 바다코끼리의 치과 수술 │ 비버의 죽음 │ 눈병 걸린 바이칼물범 │ 작은발톱수달의 청진기 훈련 │ 재규어와의 인연
2장 청주동물원에서
너구리의 골절 수술 │ 탈출하는 동물 │ 동물원의 강아지 │ 사육 곰의 운명 │ 도도하지 않은 사자 │ 두 마리의 수컷 사자 │ 동물원 밖 야생동물 │ 독수리의 비행 │ 낙하하는 새
3장 동물원의 꿈
사육사였던 수의사 │ 동물 한 마리보다 중요한 것 │ 살리는 일만큼 중요한 일 │ 아픈 동물들의 동물원 │ 동물사와 야생동물 방사 훈련장 │ 사람도 위하는 동물원 │ 애도하는 방법 │ 동물원의 꿈 │ 다음에 올 수의사에게
에필로그 1
에필로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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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에서 수백 마리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수의사 변재원의 에세이. 신입 수의사 시절을 대규모 아쿠아리움에서 보낸 저자가 사람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한 전시 중심의 동물 시설과 동물의 편안한 삶을 우선으로 하는 시설을 모두 경험하며 깨닫고 느낀 소회와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세계 각지의 야생에서 살던 동물이 어떻게 동물원 동물이 되는지, 동물원 동물의 일반적인 삶이 어떤지, 동물원에서 병에 걸리거나 장애를 얻게 된 동물은 어떻게 되는지 등 우리가 몰랐던 동물원 안쪽의 이야기부터 길들여진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 나아가 약한 존재를 존중하고 위하는 마음까지 풍성하게 읽을 수 있다.
저자/역자
코멘트
3목차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정혜윤 PD, 남형도 기자 추천!
국내 최초이자 유일의 거점동물원 지정,
청주동물원 수의사가 말하는 동물원이라는 세계
국민 네 명 중 한 명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시대다. 그 어느 때보다 사람과 동물의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동물권에 대한 인식과 관련 법, 제도도 단기간에 급변했다. 그러나 학대와 유기, 불법 번식 농장에 대한 비판과 반성은 여전히 개, 고양이 같은 소동물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30곳의 동물원·수족관이 운영되고 있고, 5천5백 종, 5만여 마리의 동물이 동물 시설에서 일생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2021년을 기준으로 동물이 제 수명대로 살 수 있을 만큼 최소한의 환경을 갖춘 시설은 서른 곳이 채 되지 않는다는 통계가 있었다.
이런 때 한 동물원이 ‘착한 동물원’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바로 청주동물원이다. 웅담 채취용으로 불법 사육되다 도축될 위기에 놓인 사육 곰을 구조하고, 폐업한 동물원에서 갈비뼈가 드러나도록 말라가던 사자를 구조하는 등 ‘구입한’ 동물 대신 ‘구조한’ 동물로 동물사를 채우고, 동물을 굶겨야 하는 먹이 주기 체험을 없애고, 개체수가 늘지 않도록 무분별한 번식을 하지 않는 등 청주동물원은 명실공히 동물을 위한 동물원으로 급부상했다.
그런 청주동물원에서 수백 마리 동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수의사 변재원의 에세이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가 출간되었다. 신입 수의사 시절을 대규모 아쿠아리움에서 보낸 저자가 사람의 편의와 즐거움을 위한 전시 중심의 동물 시설과 동물의 편안한 삶을 우선으로 하는 시설을 모두 경험하며 깨닫고 느낀 소회와 생각을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다. 세계 각지의 야생에서 살던 동물이 어떻게 동물원 동물이 되는지, 동물원 동물의 일반적인 삶이 어떤지, 동물원에서 병에 걸리거나 장애를 얻게 된 동물은 어떻게 되는지 등 우리가 몰랐던 동물원 안쪽의 이야기부터 길들여진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 나아가 약한 존재를 존중하고 위하는 마음까지 풍성하게 읽을 수 있다.
“길들인 것에는 언제나 책임이 있다”
길들여진 야생동물을 돌보는 일의 기쁨과 슬픔
시작은 어릴 적 가족이 된 반려 강아지 몬돌이의 심장병이었다. 동생 몬돌이를 살리고 싶다는 단순한 이유로 수의사를 꿈꿨던 저자는 군 복무 시절 잠수사 생활을 하며 바닷속 자연에 매료되어 아쿠아리움의 해양 동물 수의사가 되었다. 하지만 꿈을 이뤘다는 기쁨도 잠시, 동물을 그저 진열 상품 취급하는 국내 동물원·수족관 업계의 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첫 직장이었던 아쿠아리움을 떠났다. 동물을 치료하는 법을 6년간 배워 동물 소비를 조장하는 시설에서 일하려니 부침이 적지 않았다. 열악한 진료 환경에서 제 손으로 살리지 못해 ‘새 상품’으로 대체된 수십 구의 동물을 향한 죄책감과 회한도 깊었다.
아쿠아리움을 떠나 동물병원의 응급 수의사로 일하며 해외의 야생동물 보호시설로 시선을 돌리던 차였다. 불법 곰 농장의 사육 곰을 도축 직전에 구조했다는 청주동물원 소식을 우연히 기사로 접했다. 동물원·수족관에 비해 선진화된 국내 소동물 진료 환경에서 보통의 수의사로 사는 삶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청주동물원 소식을 들으니 다시 가슴이 뛰었다. 그렇게 인간에게 길들여져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야생동물의 더 나은 여생을 위해 노력하는 청주동물원에서 수의사 인생 2막을 열었다.
아쿠아리움의 신입 수의사 시절 스트레스로 인한 자해로 꼬리를 잃은 알락꼬리여우원숭이의 집을 지어주었던 기억, 국내 최초로 실내 사육장에서 태어난 아기 물범의 인공 포육을 위해 아빠 물범처럼 밤새 사육장에 누워 분유를 먹였던 일, 500킬로그램이 넘는 바다코끼리의 치과 수술을 위해 갈비뼈가 부러진 통증도 잊고 수술장을 지켰던 경험까지 기쁨과 보람, 안타까움과 후회 등 다양한 감정이 생생하게 담긴 그의 기록을 읽다 보면 동물과 교감하고 동물의 아픔에 동화되었던 저자를 깊이 이해하게 된다.
청주동물원에서의 생활은 갈비 사자 바람이를 구조해 진료하고 청주동물원의 터줏대감인 암컷 사자 도도와의 합사를 추진했던 긴장감 넘치는 하루하루, 대형 고양잇과로는 국내 최초로 자궁 절제술을 받고 회복한 도도의 배를 다시 열고 수술해야 했던 때의 걱정스런 마음, 나이가 들어 이제는 자연 방사를 고려하기 어려워진 독수리들을 돌보는 안타까움으로 이어지고, 그 다정한 시선은 동물원 울타리를 넘어 동물원 밖의 야생동물에게까지 확장된다. 아쿠아리움에서의 기억과 경험을 채찍 삼아 청주동물원의 동물들이 건강하고 편안하게, 그러면서도 야생동물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매분 매초 고민을 거듭하는 저자의 시선을 따라가면 나도 모르게 청주동물원의 동물과 사람들 모두에게 응원을 보내게 될 것이다.
반려동물이 주로 찾는 동물병원이 아닌 동물원의 수의사이기에 필연적으로 환자에게 사랑받을 수도 없고, 사랑받아서도 안 되는 서글픈 운명이지만 자신의 진료와 관리로 동물들이 조금이라도 기운을 내서 삶을 이어가기를, 인간을 향한 경계심과 야생성을 되찾아 자연으로의 방사를 고민해 볼 수 있기를 바라며 매일 동물원으로 출근하는 변재원 수의사의 발걸음은 오늘도 기운차다.
“동물을 사랑하기 전까지 우리 영혼의 일부는 잠들어 있다”
세상 모든 동물의 행복한 삶을 바라는 수의사의 꿈
‘동물 입장에서 동물원은 필요 없다.’ ‘야생동물은 소유 대상이 아니다.’ ‘좋은 동물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저자를 비롯한 청주동물원의 세 수의사와 동물보호단체, 환경부가 모두 인정한 대원칙들이다. 그러나 현존하는 동물원을 전부 없애는 건 다른 문제다. 원칙이 그렇다고 당장 모든 동물원을 없앤다면 이미 인간에게 길들여져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5만여 마리의 동물은 어디로 가야 할까? 결국 지금 내릴 수 있는 최선의 답은 ‘동물을 위한 제대로 된 동물원’이다.
그 뜻에 따라 청주동물원의 진료사육팀장 김정호 수의사를 필두로 변재원 수의사, 홍성현 수의사, 십수 명의 사육사와 행정 담당자까지 전 직원이 열악했던 청주동물원의 개선을 위해 한 몸처럼 움직였다. 외래종의 자연 감소를 위해 중성화 수술을 시작하고, 방사장을 리모델링했다. 더 나은 환경을 갖춘 시설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동물 이소를 추진하는 한편 동물원에서 평생을 살다 죽음을 맞은 동물들을 추모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로 청주동물원은 서울대공원과 에버랜드 다음으로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되는 데 이어 우리나라의 첫 거점동물원으로 인정받기에 이른다.
이제 외래 동물을 구입해다 가두고 관람과 전시를 중심으로 하는 동물원은 점차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이것이 변재원 수의사가 꿈꾸는 결말이다. 저자는 동물원이 사람의 놀이터가 아닌 동물의 놀이터가 되고, 아프고 병든 동물을 치료하는 병원이자 요양원, 인간에게 터전을 빼앗긴 토종 야생동물의 보호소가 되는 날까지 사람들이 동물원 동물의 삶에 관심을 갖고 부족한 점에는 비판과 질타를, 긍정적 변화에는 칭찬과 응원을 보내면서 그 꿈에 동참해 주기를 당부하며 책에 마침표를 찍는다. 동물을 좋아해서 동물원이 싫어진 사람이든, 나들이 철이면 즐겁게 동물원을 찾았던 사람이든 동물원 동물의 삶을 조금이라도 더 자세히 알고 깊이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저자의 간절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자신이 속한 세계의 소멸을 바라면서도 그 세계의 약한 존재들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 《이상한 동물원의 행복한 수의사》에는 그런 삶의 서글픈 아름다움이 녹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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