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이 책은 단순한 영화 일기나 에세이가 아니다. 영화와 극장을 좋아하던 소년이 극장에서 영화 일을 하는 청년이 되기까지의 풀 러브 스토리다. 마치 개인의 삶이 시대의 풍경을 관통하는 <포레스트 검프>처럼, 그 이야기 안에는 한국의 개봉영화와 극장의 연대기가 자연스럽게 기록되어 있다. - 영화 포스터 디자이너 최지웅의 추천사 (디자인 스튜디오 프로파간다) 에세이집 『오래전, 오래된 극장에서』는 영화를 중심으로 블루레이, 도서, 음반 등을 기획/제작하는 플레인아카이브의 영화 에세이집 시리즈 ‘PA CAT BOOKS’의 첫 번째 책이다. 홍대 상상마당시네마 프로그래머로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약속을 미리 정하는 마음으로’ 극장 시간표를 짜며 오랫동안 77석의 작은 극장을 꾸렸던 김신형 작가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는 영화와 극장의 시절을 기록한다. “실례지만 혹시 이 근처에 오래된 극장이 있었을까요?” 쇠락한 무역항에서 극장의 흔적을 묻고, 최초의 CGV를 기억하며, 유효기간이 2034년인 쿠폰을 주는 극장에서 휴가를 보내는 한 영화광의 어쩌면 성장 영화, 아마도 로드 무비, 무엇보다 극장에 관한 에세이가 우리가 사랑한 극장과 영화의 화양연화에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르다 1부 ‘오래전 극장에서’는 극장과 영화의 곁에서 자라난 한 어린 영화광의 성장기가 담겨 있다. 이런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인근에서 <아비정전>이 비치된 아마도 유일한 곳이었던 엄마의 비디오 가게, 인천의 고등학생 둘이 교복을 입고 이어폰을 나눠 낀 채 서울을 가로질러 막 개관한 CGV 강변으로 향했던 여정, <하나 그리고 둘>을 보고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아빠와 종로의 극장들, 그리고 맥도날드에서의 시간. <중경삼림> 같은 ‘미성년자 관람 불가’ 영화로 빼곡히 채워온 제자의 여름방학 일기장을 보고 혼내기는커녕 월요일마다 영화 전단을 가져다주던 중학교 시절 국어 선생님, <접속>을 보러 피카디리 극장으로, <고양이를 부탁해>를 따라 서울극장으로 종횡무진 향하던 에피소드도 있다. 극장과 영화라는 공동의 경험이 한 사람의 유년기를 통과하는 장면을 자신만의 문장으로 써 내려간 이 책을 읽고 있자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성장 영화가 연속 상영 중인 극장에 들어온 듯한 기분에 빠져들게 된다. 2부 ‘오래된 극장에서’는 극장을 찾아가는 여정들의 기록이다. 어딘가로 훌쩍 떠나길 좋아하고, 낯선 도시에 당도하면 “실례지만 혹시 이 근처에 오래된 극장이 있었을까요?” 묻곤 하는 김신형 작가는 부산, 묵호, 원주, 양양, 군산과 공주, 광주 등을 찾는다. 그리고 극장 앞에 서서, 혹은 극장이 있던 자리에 서서 한때 찬란했지만 이젠 옛이야기로 남은 극장들의 화양연화에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른다. 문장으로 재생되는 오래된 극장의 장면 속에는 갑부가 지은 극장, 극장주 살림집까지 갖춘 극장, 시민들이 각별히 아꼈지만 결국 철거되어 주차장이 된 극장, 게이크루징의 배경이 된 극장들이 있다.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효기간이 2034년 12월 31일인 쿠폰을 발급하는 극장의 이야기도 빠지지 않는다. 오래도록 간직해온 개인의 아카이브에 성실한 취재를 더해 촘촘히 쌓아올린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애정, 잊지 않겠다는 결심, 여전히 사랑한다는 고백 극장이라는 낭만, 영화라는 사랑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긴 하지만 김신형 작가는 내면적 감상으로만 그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한 극장의 시작과 끝, 사건과 사고, 극장과 얽힌 다양한 사람들, 극장이란 공간에서 한 도시가 어떻게 영화를 만나고 사랑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꼼꼼한 조사를 통해 기록한다. 그러니 이 에세이는 글로 지은 아카이브 북이기도 하다. 영화와 극장, 성장과 여행 등의 키워드로 촘촘히 쌓아올린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관한 기록집이다. 그리고 그 치밀하고 솔직담백한 기록 속에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애정, 잊지 않겠다는 결심, 여전히 사랑한다는 고백이 있다. 표지판처럼 반짝이고 있는 그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나와 내 세계를 구성했던 오래된 사랑스러운 것들을 떠올리게 되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특히 극장을 사랑하고 오래된 것들을 아끼며 영화와 함께한 추억이 있는 이라면 결코 중간에서 책을 덮을 수 없을 것이다. 한번 상영이 시작되면 일시 정지가 불가능한 극장에서처럼. ** PLAIN ARCHIVE CINEMA AND THEATER BOOKS 플레인아카이브 캣북스 PA CAT BOOKS는 영화라는 삶, 극장이라는 기쁨을 쓰기라는 사랑으로 번역한 에세이집 시리즈입니다. 책을 펼치면 영화의 곁에서 행복했던 기록들이 상영됩니다. 어둠 속에서 빛나는 고양이의 눈처럼, 어두울수록 선명해지는 영화의 순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