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약력 – 김지연
2018년 『문학동네』로 등단했다. 소설집 『마음에 없는 소리』 『조금 망한 사랑』, 중편소설 『태초의 냄새』, 장편소설 『빨간 모자』 등이 있으며, 〈젊은작가상〉 등을 수상했다.
심사평
삶에는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너무 좋아서 꼭 그렇게 해보려고 했던 것도 아니고 외부의 강력한 타자가 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것도 아니지만 어쩌다 보니 나의 현실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삶의 영역들, 또는 안지가 지갑에 넣고 다니던 죽은 전남편의 가족사진. 이 지점에서 문득 깨닫는다. 중동태적인 삶의 영역 덕분에 우리의 인생이 완전히 망하거나 실패하는 일은 결코 있을 수 없다는 것. 소설에서 받은 흥분이 조금 잦아들면서, 〈현대문학상〉을 떠올리게 되었다. 그동안 한국문학이 제대로 탐색하지 못했던 문학적 가능성을 김지연의 소설 「좋아하는 마음 없이」에서 만나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김동식(문학평론가, 인하대 교수)
문학상의 주인공은 그해 다른 모든 작가 또는 작품을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이 아니라 이제까지 자신이 해온 문학이 올해 다다른 그 경지에 대해 ‘절대평가’로 좋은 점수를 받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때 경쟁은 자신과의 대결이고, 자신과 다퉈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밀고 나가야 이길 수 있다. (......) 우리는 김지연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를 올해 〈현대문학상〉 소설부문 수상작으로 선정하기로 합의했다. 선정 이유를 올해의 〈노벨문학상〉처럼 말해보자면, ‘평균적 인간(성)과 전형적인 삶이라는 보이는 정상성에 맞서,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의외의 비인간성을 단편소설의 전통적인 스타일로 구현하여 최근 한국 소설의 안정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백지은(문학평론가)
한 작가의 소설을 오롯이 좋아하는 마음으로만 읽을 수 있을까. 김지연의 「좋아하는 마음 없이」를 읽으면서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처음 ‘안지’가 어떻게든 전형적인 세계에 편입하기 위해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수학 선생을 싫어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면부터 이 소설이 몹시 좋아졌다. ‘안지’는 (......) 말하자면 전형의 세계, 표준의 세계, 규범의 세계를 벗어나 남들에게는 해괴하고 기이해 보여도 자신에 대해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세계,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 말하게 된 세계로 건너간 사람이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도 가족으로 지낼 수 있지만 자기 자신으로는 지내기 힘든 법이다. 이런 인물이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지 않기란 힘이 든 노릇이다.
―편혜영(소설가, 명지대 교수)
수상소감
이 상이 올해로 70회를 맞이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좋아하는 마음 없이」가 그 상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내게는 너무 이른 소식이 아닌지 하는 생각도 뒤따랐다. 오래 쓰고 싶으니까, 좋은 일들을 최대한 아껴두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일찌감치 찾아온 행운에 대해 가족에게 전하고 축하 인사를 받다가 일단은 그냥 좋아하자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다른 마음들이 없는 것은 아니니까. 부족한 글을 골라주신 심사위원분들과 마지막까지 글을 매만져주시는 편집자분들, 『현대문학』 관계자분들, 글을 잘 읽고 있다고 안부를 전해주는 모든 분들에게, 또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행복을 빌어주는 친구들과 가족들에게도 정말 감사하다 말하고 싶다.
― 김지연(소설가)
수상후보작
구병모 「엄마의 완성」
권여선 「헛꽃」
송지현 「유령이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이주혜 「괄호 밖은 안녕」
최진영 「울루루-카타추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