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고대 그리스 고전부터 현대 베스트셀러까지
50편의 작품 제목으로 읽는 짧은 세계 문학사
“문학 애호가라면 누구나 이 책을 좋아할 것이다.”
《아이리시 타임스》
영국 작가 게리 덱스터의 『왜 시계태엽 바나나가 아니라 시계태엽 오렌지일까?』(원제 : Why not Catch-21? The Stories Behind the Titles)가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50가지 제목으로 읽는 문학 이야기’라는 부제목을 단 이 책은, 『햄릿』 『주홍색 연구』 『위대한 개츠비』 『고도를 기다리며』 등 문학 역사상 가장 흥미진진하고도 놀라운 일화가 그 제목 뒤에 숨어 있는 대표적인 도서 50종을 선별해 살핀다.
멜빌은 왜 초판본 제목을 『고래』에서 『모비 딕』으로 바꿨을까?
『1984』라는 숫자에는 과연 어떤 의미가 숨어 있는 걸까?
헤밍웨이가 다시 떠오르길 간절히 바랐던 ‘태양’은 무엇일까?
『사자와 마녀와 옷장』 속 ‘사자’는 정말로 그리스도를 상징할까?
■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작품들
01 공화국 The Republic
‘공화국’이라는 제목에는 뭔가 좀 기이한 면이 있다. 이 제목 때문에 많은 독자들은 이 책이 그리스에서 태동한 민주주의를 다루는 내용일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사실 플라톤은 민주주의를 혐오했으며 이 책 또한 민주주의와는 전혀 거리가 먼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왜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03 가르강튀아와 팡타그뤼엘 Gargantua and Pantagruel
두 부자父子 거인의 그로테스크한 영웅담이 가득한 이 책으로 인해 ‘라블레적’이라는 표현은 추잡함이나 상스러움을 가리킨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프랑수아 라블레가 이 책에서 진정으로 말하고자 한 것은 바로 그 제목이자 두 주인공 거인의 이름에 들어 있으니, 그것은 폭음의 즐거움이었다.
06 햄릿 Hamlet
『햄릿』은 13세기 덴마크 전설 속 ‘암레트Amleth’ 왕자의 이야기를 모델로 삼았다고 알려진다. 하지만 그 기원과 관련해서 또 다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니, 바로 『원조 햄릿Ur-Hamlet』이라고 불리는 작품의 유무와,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아들 이름이 ‘햄닛Hamnet’이었다는 사실이다.
08 최근 아메리카에 나타난 열 번째 뮤즈 The Tenth Muse Lately Sprung Up in America
식민지 아메리카에서 최초로 출간된 이 시집의 저자는 앤 브래드스트리트라는 가정주부로, 제부가 저자 몰래 출판사로 원고를 가져가 간행한 것이었다. 게다가 제목 또한 저자의 동의 없이 지어진 것으로, 이 시집의 내용은 제목과는 전혀 무관했다.
09 신데렐라, 또는 작은 유리 구두 Cinderella, or the Little Glass Slipper
신데렐라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에서 그 원형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소재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제목부터 ‘유리 구두’를 언급한 샤를 페로 버전으로, 문제의 신발에 관해서는 ‘털가죽vair’을 ‘유리verre’로 오해한 결과물이라는 주장이 있지만, 이 장에서는 이에 반론을 제기한다.
10 머리타래 강탈 The Rape of the Lock
알렉산더 포프의 모방 서사시인 이 작품은 18세기 양대 가톨릭 가문 사이에 벌어졌던 처녀 머리칼 강탈 사건에서 유래했다. 그런데 포프가 이 작품을 쓰기 전에 그의 라이벌인 존 오젤이 타소니의 모방 서사시를 이탈리아어에서 영어로 번역했으니, 그 작품 제목은 『두레박 강탈』이었다.
12 패니 힐 Fanny Hill
18세기 중반 영국의 유곽과 뒷골목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악명 높은 도색 소설은 그 제목부터 음부와 치구를 뜻하는, ‘패니 힐’이라는 이름을 가진 여주인공을 내세운다. 이로 인해 저자는 외설죄로 구금되었으나, 사실 이 소설의 원제는 평범(?)하게도 『어느 매춘 여성의 회고록』이었다.
14 프랑켄슈타인, 또는 현대의 프로메테우스 Frankenstein, or the Modern Prometheus
오늘날 ‘프랑켄슈타인’이라고 하면 1931년 작 영화의 장면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원작은 이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또한 이 책은 실존 인물에 근거했다는 설이 제기되는데, 메리 셸리가 유부남이었던 퍼시 셸리와 도피 여행을 떠났을 때, ‘프랑켄슈타인성’ 근처에 머물렀던 것이다.
15 커러, 엘리스, 액턴 벨 시집 Poems by Currer, Ellis and Acton Bell
1846년, 출판 역사상 가장 끔찍한 실패 사례 하나가 일어났으니, 야심만만한 젊은 작가 샬럿, 에밀리, 앤 브론테 자매가 ‘커러, 엘리스, 액턴 벨’이라는 이름으로 간행한 얇은 시집이 단 두 권 팔린 것이다. 각각의 가명은 자매의 실명 머리글자와 똑같이 (즉 CB, EB, AB로) 지어진 것이었는데, 이들이 이러한 가명을 선택한 것 그리고 가명을 쓸 수밖에 없었던 데는 이유가 있었다.
17 춘희 The Lady of the Camellias
『춘희』는 알렉상드르 뒤마 피스가 실존 인물 알퐁신 플레시와 나눴던 사랑을 모티프로 쓴 자전적 소설로 알려진다. 하지만 이 소설은 알퐁신 플레시가 사망하고 불과 넉 달여 만에 쓰인 것으로, 그 실제 사연을 들여다보면, 아름다운 사랑 소설 『춘희』는 약간 다른 색조를 띠게 된다.
19 모비 딕 Moby-Dick
1851년 10월, 런던의 리처드 벤틀리 출판사가 처음 간행한 허먼 멜빌의 이 소설 제목은 단순히 『고래The Whale』였으나, 약 한 달 뒤 간행된 ‘결정본’인 미국 초판본은 『모비 딕』이라는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미국 초판본이 나오기 9일 전에 일어난 한 가지 사건 소식을 듣고 멜빌은 차마 기쁨을 감출 수 없었는데……
21 80일간의 세계 일주 Around the World in Eighty Days
『80일간의 세계 일주』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제목 덕분에 이 책은 수많은 말장난과 패러디를 양산했다. 그런데 쥘 베른이 이 소설을 연재하기 1~2년 전 무렵, “80일 안에 세계를 일주하겠다”고 선언한 실존 인물이 있었으니, 그는 괴짜로 유명한 철도왕 조지 프랜시스 트레인이었다.
22 주홍색 연구 A Study in Scarlet
이 소설에서 셜록 홈스가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과 에밀 가보리오의 르코크 탐정을 비웃는 구절 때문에 아서 코난 도일 경은 “두 사람을 표절한 주제에 뻔뻔하기까지 하다”라는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사실 코난 도일은 자신이 선배들을 오마주했음을 그 제목에서 이미 인정하고 있었다.
24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The Picture of Dorian Gray
1890년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출간되자, 주인공 도리언 그레이의 모델이 실존 인물 ‘존 그레이’라는 소문이 일었다. 저자 오스카 와일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은 동성 연인이라는 의혹을 받았는데, 이 장은 ‘도리언’이라는 단어의 어원에 주목해 그 진위를 파헤친다.
25 갈매기 The Seagull
안톤 체호프의 이 희곡에서는 등장인물 코스탸가 죽인 ‘갈매기’를 트리고린이 박제로 만들고, 트리고린의 아기를 갖지만 버림받는 여인 니나가 자신이 바로 그 갈매기라고 독백한다. 슬픈 순환을 마치고 사라진 생명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 작품은 체호프의 실제 사냥 경험에서 유래했다.
26 위뷔왕 Ubu Roi
알프레드 자리의 부조리극이자 훗날 다다이즘, 초현실주의의 중요한 선구로 인정받은 이 희곡은 마치 남학생들의 음담패설 같은 대사로 가득한데, 실제로도 이 작품은 자리가 고교 시절 쓴 촌극에서 유래했으며, 주인공 ‘위뷔 아범’의 원형은 무능하고 불운한 교사 ‘에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