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키 전문직 리포트' 시리즈의 19번째 책으로,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금융인의 일과 일터에 대해 27명의 금융인이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는 물론이고 신용카드사, 투자자문사,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신용평가, 국민연금,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역할을 해내는 이들을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금융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어떠한 애환과 애로, 기쁨과 보람이 있는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출판사 리뷰>
신(新) 직장인의 꿈, 억대 봉급쟁이
금융인은 다른 업종 직장인들보다 연봉이 높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업체들이 금융감독원에 매년 제출하는 사업보고서를 보면 은행원의 평균 연봉은 8600만 원에 달한다. 신한금융 지주(1억 1000만 원), 하나금융지주(1억 400만 원) 등은 직원 평균 임금이 1억 원을 넘어 '억대 봉급쟁이'의 면모를 보였다.
증권사 연봉도 상당하다. 증권사 평균 연봉은 8300만 원이며 삼성증권(9490만 원), NH농협증권(9400만 원), 현대증권(9100만 원) 등의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한다.
단, 이는 연간 총급여액을 임직원 숫자로 나눈 단순 수치여서 직원들이 실제로 받는 금액과는 차이가 있다.
보험사도 고액 연봉을 자랑하기는 매한가지다. 2012년 기준으로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신입 사원 연봉이 4200만 원이었고, 같은 보험사라도 손해보험사는 조금 더 높아서 현대해상이 4580만 원으로 가장 많고 동부화재(4330만 원), 삼성화재·LIG손해보험(4300만 원) 순이었다. 각종 성과급을 합하면 실수령액은 조금 더 늘어난다.
주위를 돌아보면 청년실업, 조기 퇴직, 중소기업 부도, 가계 경제 붕괴 등등 날이 갈수록 살기가 퍽퍽하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인은 높은 급여와 비교적 안정적인 근로 조건을 보장받는 금융인은 최상위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으며, 의사, 법조인, 교사, 회계사 못지않은 전문직으로 대우받고 있다.
장래 직업으로 금융인을 고려하고 있는 청소년과 금융권 취직을 목표로 하는 있는 대학생, 금융권으로의 이직을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금융인이 되려면 어떤 준비를 얼마나 어떻게 해야 할지', '금융인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또 '금융인의 미래 전망은 어떠할지' 등에 대해 고민과 걱정이 많을 것이다.
이 책 『금융인이 말하는 금융인』은 다양한 금융회사, 금융 공기업에서 일하는 현직 금융인 27명의 일과 일터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 속에는 단순히 돈을 만지는 일을 하는 금융원이 아닌, 이 시대 평범한 직장인 또 전문가로서의 일과 삶에 대한 애환과 애로, 노력, 보람 등이 녹아 있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를 비롯해 신용카드사, 투자자문사,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한국신용평가, 국민연금,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등 다양한 곳에서 다채로운 역할을 해내는 이들을 통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금융인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굽이굽이 치열한 금융권 취업
전 세계적으로 취업난, 경제난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권 취업은 그 경쟁률이 더욱 치열해졌다. 의사, 변호사 같은 전문직도 경제적으로 잘살기 힘든 시대를 맞아, 금융회사는 대개 대기업이고 근로 조건도 좋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보수가 세기 때문이다.
이 책에도 치열한 금융권 취업의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한 취업 준비생(현재는 증권맨)의 이야기다. "하루 15시간 이상을 꼬박 영어 공부와 자격증 공부, 그리고 학점 관리에 매진했다. 새벽에 일어나 영어 단어를 외웠고 목표로 한 점수를 얻기까지 문제집을 풀고 또 풀었다. 취업 스터디에서 자기소개서 작성, 필기시험 준비는 물론이고 시사토론, 프레젠테이션, 모의 면접 등 면접 준비 역시 철저히 했다." 그랬던 그 역시 최종 면접에서는 '불합격'이란 쓴잔을 수차례 마셨다. 그에게 금융권은 남과는 다른 노력을 한 가지 더 요했던 것이다.
면접을 볼 기업의 전국 지점을 돌아다니며 나의 절박함과 열정을 보여 주기로 했다. 면접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서울과 경기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지점장님을 만났다. 그 과정에서 내가 객관적으로 보지 못했던 나의 결정적 단점을 알게 되었다.
"강세훈 씨는 보기와는 다르네. 물러 보이는데 이런 배짱도 있고 말이야."
처음에는 '물러 보인다'는 말을 '인상이 부드럽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넘겼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어쩌면 지금껏 내가 최종 면접에서 낙방했던 이유일 듯싶었다.
실무진 면접과 임원진 면접이 동시에 치러졌다. 지금껏 받은 지점장 명함을 펼쳐 보였고, '나는 이만큼 열정적인 사람이다'를 필사적으로 외쳤다. - 강세훈, 「풋내기 열혈 증권맨의 고객 유치 전쟁」 중에서
금융회사는 돈과 숫자를 주로 다루는 곳이다 보니 경상대 졸업자들이 주로 지원하지만,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영어나 기타 외국어도 일정 이상의 실력을 갖춰야 하며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수차례에 걸쳐 면접을 볼 뿐 아니라 입사 결정 후에는 며칠에서, 심지어는 10주 이상의 빡센 연수를 받기를 한다.
은행권 연수, 특히 신한은행 신입 행원 연수는 강도가 세기로 유명하다. 하반기 공채의 경우, 11월 중순부터 지점에 배치되는 2월 초까지 지주사 공동 연수 2주를 시작으로 은행 자체 연수 8주를 합해 총 10주간 기흥에 자리한 연수원에서 합숙으로 진행되는데, 4시간 이상 잔 날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두려워 마시라. 주말에는 집에 온다. 토요일 오후에 퇴소하는 주 6일 근무이기는 하지만.) - 김인수, 「좌충우돌 신입 행원의 은행 입성기」 중에서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렇게 굽이굽이 난관을 헤치고 어렵사리 금융권 취직을 했더라도 일을 하다 보면 회사를 그만두고 싶거나 이직을 꿈꾸는 등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오는 직장인의 고민이란 끊임이 없다.
금융인의 하루는 매일매일이 전쟁이다
세상에 만만한 일은 없다. 이 책에는 오랫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좋은 스펙을 쌓아 입사한 회사에서 좌충우돌, 고군분투하는 신입들의 모습과 애환이 여실히 그려져 있다. 일면 '신입이니까 당연한 거야.'라며 넘길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직접 겪어 보기 전까지는 누구나 쉽게 말하기 어렵다.
교재가 있고 항상 질문을 할 수 있는 선배와 교수님이 있는 학교와 달리 회사는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었다. '어떻게 구하는 걸까? 1년 변동성과 3개월 변동성은 무엇이 다르지? 어쩌지, 동기한테 물어봐야 하나? 선배한테 물어볼까?' 이러한 생각을 하는 사이 팀장님이 외쳤다.
"야! 그거 구하는 데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거야? 학교에서는 뭘 배운 거야? 거기서 공부하고 있을 거면 학교로 다시 돌아가!" - 홍충완, 「수학 문제와는 전혀 달랐던 파생시장 생존기」 중에서
일에 대한 고군분투는 비단 신입들에게서만 보이는 것도 아니다. 금융인이라는 한길을 걸어서 드디어 '팀장', '부장'까지 달았건만, 일의 고됨과 어려움은 끝이 없다. 하루하루가 전쟁과도 같다.
짧은 기간에 다수가 많은 일을 해내야 하므로 혼선을 줄이려면 정확한 업무 지시가 필수였다. 다행인 건, 내가 잘 학습하고 또 학습한 내용을 다른 사람들에게 잘 전달했다. 하지만 학습 스트레스가 너무 지나치다 보니 이런 일도 있었다.
"팀장님, 얼굴이 그렇게 퉁퉁 부운 상태로 새해 첫날부터 수행 과제설명을 해야겠어요? 이 상황이 말이 됩니까? 좀 쉬세요~"
왼쪽 얼굴에 혹이 생긴 것이다. - 류상요, 「팀장의 일주일은 월화수목금금금」 중에서
그리고 이런저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