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2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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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날, 시원하게 찾아온 '목욕탕'과 '술'에 관한 깊고 진한 쾌락 에세이. 국내 독자에게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로 알려진 구스미 마사유키지만, 사실 특유의 맛깔나는 문장을 무기로 에세이스트로도 오래도록 활약 중이다. 자신만의 감성으로 창작의 세계에서 살아온 그가, 시대의 변화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목욕탕과 눈물과 웃음 속에서 사랑받아 온 낡은 술집의 이야기를 전한다. 구스미 마사유키는 이 책에서 두 가지를 결합했다. 천창에서 비치는 한 줄기 빛, 높은 천장에서 울려 퍼지는 물방울 소리. 뜨끈한 탕에 잠겨 한껏 산뜻해진 몸에 거품 가득한 맥주 한 잔을 부어 넣는 것이다. 그것도 한낮에. 그 생생한 감정은 책 속에서 이렇게 묘사된다. "나는 지금, 온몸으로 맥주를 받아들이고 영혼을 다 바쳐서 맞아들인다. 사랑, 그런 느낌이다." 책에는 실제로 도쿄 도내에 자리한 목욕탕과 술집 열 곳이 등장한다(한 군데만 홋카이도다). 1863년에 문을 연 역사적인 목욕탕부터 '목욕탕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곳까지. 모든 장소가 각각의 뚜렷한 색깔을 지녔기에,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낮, 평범한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어쩐지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목욕탕의 풍경. 우리가 모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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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첫 번째 이야기: 평온한 거리, 하마다야마 하마탕 ~ 이자카야 가노 두 번째 이야기: 목욕탕의 제왕, 기타센주 다이고쿠탕 ~ 이자카야 호리카와 세 번째 이야기: 태어나고 자란 곳 미타카 치요노탕 ~ 꼬치구이 만페이 네 번째 이야기: 한 차례 목욕하러, 긴자 곤파루탕 ~ 메밀국수 요시다 다섯 번째 이야기: 도둑놈 도라 씨, 다치아이가와 히노데탕 ~ 내장구이 도리카츠 여섯 번째 이야기: 주문 많아요, 홋카이도 야마하나온센 돈덴탕 ~ 라면술집 가츠 일곱 번째 이야기: 일하는 거리, 기치조지 벤텐탕 ~ 비어홀 기린시티 여덟 번째 이야기: 블루스라니까, 간세이초 안젠탕 ~ 꼬치구이 잇큐 아홉 번째 이야기: 비에 젖어도, 아사쿠사 자코츠탕 ~ 다이닝바 신타니바 열 번째 이야기: 추억이 흘러넘치는, 진보초 우메노탕 ~ 술집 헤로쿠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뜨거운 여름날, 시원하게 찾아온 ‘목욕탕’과 ‘술’에 관한 깊고 진한 쾌락 에세이 이노가시라 고로는 먹는다. 그저 먹을 뿐이다. 시간이라든가 일에 구속받지 않고 행복하게 공복을 채우는 일에 온 신경을 집중한다. 이른바 ‘혼밥(혼자 먹는 밥)’ 열풍의 원조라 할 수 있는 《고독한 미식가》의 이야기다. 구석에 위치한 정갈한 식당을 찾아 자신만의 기준과 속도로 밥을 먹으며 기쁨을 느끼는 중년 아저씨가 주인공.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의 이 만화는 1997년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후, TV 드라마 시리즈로도 제작되며 ‘롱 베스트셀러’로서 사랑받고 있다. 그런데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는 다양한 음식이 연달아 등장함에도 결코 모습을 보이지 않는 소재가 한 가지 있는데, 바로 ‘술’이다. “아, 내가 술을 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노가시라 고로가 내뱉는 말이다. 온전히 ‘먹는 행위’ 자체를 조명하기 위한 설정이니 이해는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독자 역시 내심 아쉬움을 느꼈으리라. 그도 그럴 게 야키소바와 교자, 장어덮밥을 먹으며 맥주 한 잔 곁들이면 다른 차원의 맛을 경험할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이 대목에서 한 가지 희소식이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구스미 마사유키의 에세이 《낮의 목욕탕과 술》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간 일체 건드리지 않았던 ‘술’에 관한 이야기를 한층 대담하고 치밀하게 풀어놓는다. 알고 보니 술 없인 못 사는 애주가였다나 뭐라나!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을 무렵, 목욕탕에서 나와서 마시는 맥주 한 잔! 거부할 수 있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래!” 퇴근 후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온몸이 부르르 떨릴 만큼의 행복을 선사한다.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아버릴지도 모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소박한 기쁨! 매일 반복되는 출퇴근, 따분하고 시시한 일상 속에서 ‘아직 해가 중천에 떠 있는 한낮, 어떠한 형태로든 사소한 일탈’을 꿈꾸지 않는 현대인은 없을 테다. 구스미 마사유키는 이 책에서 두 가지를 결합했다. 천창에서 비치는 한 줄기 빛, 높은 천장에서 울려 퍼지는 물방울 소리. 뜨끈한 탕에 잠겨 한껏 산뜻해진 몸에 거품 가득한 맥주 한 잔을 부어 넣는 것이다. 그것도 한낮에! 도저히 맛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는 상황 아닌가. ‘목욕탕’과 ‘낮술’의 절묘한 조합은, 저 깊은 곳에서부터 맥주를 마시고 싶은 기분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 생생한 감정은 책 속에서 이렇게 묘사된다. “나는 지금, 온몸으로 맥주를 받아들이고 영혼을 다 바쳐서 맞아들인다. 사랑, 그런 느낌이다.” 이 책에는 실제로 도쿄 도내에 자리한 목욕탕과 술집 열 곳이 등장한다(한 군데만 홋카이도다! 어라, 그렇게 차가운 눈발이 흩날리는 홋카이도에도 목욕탕이 있다고?). 1863년에 문을 연 역사적인 목욕탕부터 ‘목욕탕 록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곳까지. 모든 장소가 각각의 뚜렷한 색깔을 지녔기에, 관찰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한낮, 평범한 일상에 쫓기는 사람들에게는 어쩐지 미지의 세계와도 같은 목욕탕의 풍경! 우리가 모르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한편 《낮의 목욕탕과 술》에 등장하는 모든 에피소드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목욕탕에서 마주한 낯선 아저씨를 슬쩍 엿보는 장면, 구스미 마사유키는 그 언젠가 아타가와 바나나 악어 공원에서 보았던 숨죽인 채 움직이지 않는 악어를 떠올린다. 지금, 확 덮쳐지면 끝장이라는 생각에 살금살금 몸을 숨긴다. 온몸에 문신을 한 아저씨도 있다. 바깥에서 마주쳤다면 눈길을 슬쩍 돌리고 말았겠지. 이 순간, 그는 가슴을 콩닥거리며 나무 그늘 사이에서 벗어나지 않는 멍청이 원숭이가 된다. “거참, 하나같이 홀딱 벗고 있으니 뭐가 뭔지 알 수가 없단 말이야.” 하고 내뱉는 말에, 이 수다스러운 대머리 아저씨가 가진 상상력의 끝은 어디인가 싶어 흠칫 놀라면서도 동시에 킬킬 웃게 된다. 술집에서 듣게 된 주인 아주머니의 인생 드라마는 또 어떠한가. 아득한 눈길로 던지는 “그때는 밥 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고 해서 꽤 바빴다우. 무지무지무지 바빴다니까요.”라는 세 번의 반복에 가슴 찡한 뭉클함을 느낀다. 억지로 향수를 유발하려는 느낌은 없지만, 우리네 삶을 슬쩍 엿보며 애수에 잠기는 순간 역시 분명 존재한다. 따분하고 시시한 거품 빠진 일상, 아는 사람만 안다는 소박한 기쁨을 찾아 나서다! 국내 독자에게는 《고독한 미식가》의 원작자로 알려진 구스미 마사유키지만, 사실 특유의 ‘맛깔나는 문장’을 무기로 에세이스트로도 오래도록 활약 중이다. 1980년대, 우수에 찬 대학생의 책장에는 ‘그 어느 곳에도 없는 세계’를 그리던 무라카미 하루키와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공기감’을 그리던 구스미 마사유키가 나란히 꽂혀 있었다. 이렇듯 자신만의 감성으로 창작의 세계에서 살아온 그가, 시대의 변화에도 꿋꿋이 살아남은 목욕탕과 눈물과 웃음 속에서 사랑받아 온 낡은 술집의 이야기를 전한다. 유쾌하면서도 적나라하게, 때로는 짐짓 시치미를 떼면서도 솔직담백하게 속내를 드러내는 까닭에 팔랑팔랑 막힘없이 페이지가 넘어간다. 꿀꺽 침을 삼키며 책장을 덮고 나면 독자들은 당장에라도 근처 목욕탕에 달려가고 싶어질 것이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부어 넣고 싶어질 것이다. 아니, 어쩌면 구스미 마사유키의 정겨우면서도 온몸을 찌릿찌릿하게 만드는 문장에 반해 다시 한 번 책을 들춰보게 될지도 모르겠다. 뜨거운 여름날, 이 에세이와 함께 한낮의 달콤한 휴식에 잠겨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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