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외국 낯선 거리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색다른 문화를 경험하며 마음 이끄는 대로 당당하게 쇼핑하고 여행하는 쇼핑 트래블러, 쇼플러. 관광지로 가득한 가이드북을 뒤로 하고 나만의 ‘멋’을 찾아 자유로운 ‘스타일’ 여행을 떠난다. 어느 쇼플러가 만난 유럽 패션과 쇼핑 그리고 사람들 이야기. 스무 살 첫 배낭여행에서 알게 된 자신만의 여행 스타일 첫 여행지 런던에서 저자는 코벤트가든을 가득 메운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문득 얼굴이 달아오르는 경험을 한다. 또래 젊은이들의 표정에서 흐르는 여유와 자신감, 자유로운 행동 하나하나는, 늘 다른 이들의 시선을 신경 쓰고 남들 앞에 드러나기 싫어하는 자신의 모습과 비교되는 것이었다. 또한 결코 화려하지도 비싸 보이지도 않는 옷을 입고 있지만 자연스레 멋이 배어나는 그들의 옷차림은 그동안 무감했던 자신만의 스타일에 대한 욕구까지 불러일으켰다. 다음 여행지인 파리로 이동한 후에도 저자의 눈에 제일 먼저 들어온 것은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이었고, 그들의 옷차림이었다. 유명 관광지로 가득한 파리였지만 루브르도 노트르담도 거리 곳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모습만큼 감흥을 주지 못했다. 저자는 결국 공들여 세운 여행 계획을 모두 취소한 채 그곳 사람들의 삶과 패션을 보고 듣고 느끼기 위해 파리에 주저앉는다. 한 달간의 첫 유럽여행 동안 나는 내 여행 스타일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거리 곳곳과 그 사이사이에 늘어선 시장과 가게, 그리고 최신의 패션이 가득한 쇼윈도였다. … 수세기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지금도 전 세계의 유행을 선도하는 유럽의 패션. 거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엄두도 못 낼 저렴한 가격. 그리고 당당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사람들. 나에게 있어 유럽은 패션을 알고 멋을 배우는 커다란 쇼핑 공간이었다.(5쪽) 패션 쇼플러가 되어 유럽을 누비다 쇼플러이자 자칭 쇼퍼홀릭으로 거듭난 저자는 수차례의 쇼핑 여행(며칠씩의 여행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여 교환학생으로 반년 이상을 유럽에 머물기도 했다)을 통해 얻은 다양한 경험과 정보를 이 책에 모두 담았다.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파리의 게이 친구, 바르셀로나의 노래하는 디자이너, 프라하의 룸메이트, 앤트워프의 숙소 주인 등―과의 재미난 에피소드는 물론이고, 강도를 만난 이야기, 생각도 못한 아웃렛을 발견한 이야기, 프라하 쇼핑몰의 홍보 프로젝트에 참여한 얘기 등 각종 사건사고도 흥미롭게 등장한다. 유럽 패션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전통을 자랑하는 유명 브랜드의 역사와 각종 일화에서부터 최근 주목받고 있는 신진 디자이너의 활동상과 개성 있는 숍에 대한 소개까지 충실히 하고 있으며, 패션에 관심을 갖고 자신만의 멋과 개성을 찾게 되기까지 저자 자신이 기울인 노력과 패션 및 쇼핑에 대한 가치관을 곳곳에서 솔직하게 피력하고 있다. 가끔 루이비통, 샤넬, 구찌, 프라다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조명 받는 브랜드들이 싫증날 때가 있다. 내가 다 살 수 없기에, 남들도 다 사기에…. 그럴 땐 앤트워프를 찾는다. 무한히 샘솟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앤트워프 7인을 꿈꾸는 그들. 그들을 찾기 위해서다. 앤트워프는 굉장히 매력적인 쇼핑의 도시다. 다른 패션 도시에선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과 독특함, 파격과 창의성, 지치지 않는 열정. 그것이 앤트워프다.(99-100쪽) 패션의 도시에서 쇼핑을 하면서 정작 내가 기대하는 것은 무엇일까? 유명 상표를 싸게 구입하는 것? 한국에서 찾기 힘든 시즌 세일? 한국에서 구할 수 없는 나만의 패션? 나에게 있어 우선순위는 세 번째이다. 적어도 머리로는. 하지만 정작 한국에서는 구할 수 없는, ‘나만의’, ‘특별한’ 패션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특히 세계의 4대 패션 도시에서라면 더욱 그렇다. 유망한 신인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기에는 기존의 거물들이 너무나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고, 그렇다 보니 일반 디자이너가 뉴욕이나 파리에 가게를 오픈하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그렇다면 대안은? … 최근 패션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바르셀로나.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패션의 도시다. 그리고 본 지구를 걷다 보면, 어느새 길을 잃는 동시에 아마추어 디자이너들의 아담한 작업실 겸 숍을 만날 수 있다. … 세상에서 나만이 가질 수 있는 패션, 그것을 찾기 위해 나는 오늘도 길을 잃고 바르셀로나를 헤매고 있다.(136-141쪽) 30분 후, 나는 매장으로 돌아가 카발리 턱시도 슈트를 환불받았다. 처음 그 슈트를 사 들고 매장을 나설 때의 발걸음은 더할 나위 없이 가벼웠다. 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스스로를 합리화해야 했다. “카발리 슈트가 30만 원이면 정말 저렴한 거다. 정말 잘 산 거야. 내가 언제 카발리 슈트를 입어 보겠어….” 그런데 문제는, 내가 정말 언제 이 옷을 입을까 하는 거였다. 단순한 정장도 아닌, 턱시도. 일 년에 한 번이나 겨우 입을까? 운이 좋고, 마음에 들고, 내 몸에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입을 일도 없는 옷에 30만 원을 투자해야 하는가? 그리하여 30분 후, 카발리는 내 손을 떠났다.(160-161쪽) 유럽 곳곳의 쇼핑 정보 또한 빠질 수 없다. 직접 찾아다니며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뒷골목 가게에서부터 유명 브랜드 숍, 벼룩시장, 아웃렛 등을 소개하고 찾아가는 법, 가격대 등을 상세히 정리해 놓았으며 H&M, 자라 등 유럽 쇼핑에서 관심 있게 볼 만한 브랜드에 대한 쇼핑팁을 제공하여 독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되도록 하였다. 또한 별책부록으로 유럽 쇼핑 지도를 만들어 파리, 런던 등 주요 도시의 추천 매장 위치를 표시해 놓았다. 고급 패션 거리와 톡톡 튀는 뒷골목 가게, 멋스러운 앤티크 시장과 화려한 백화점, 거대한 아웃렛. 무궁무진한 쇼핑의 장 유럽에서 패션을 알고 멋을 즐기는 쇼핑 여행 노하우 자신만의 여행을 만들어 나가는 스물네 살 청춘의 솔직한 유럽 쇼핑 에세이 저자가 추구하는 것은 자신만의 멋을 완성하기 위한 쇼핑 여행이므로 자신이 사고자 하는 품목에 대한 생각과 기준도 분명하다. 이를 갖추기 위해 전공과 상관없는 패션학과 강의도 찾아 들었다. 열광하는 디자이너도 있고 그 디자이너의 매장이라면 아무리 찾아가기 어려워도 꼭 가고 만다. 벼룩시장에서 손때 묻은 액세서리를 저렴한 값에 구입하고는 기쁜 마음에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유명 디자이너 매장에서 큰맘 먹고 비싼 셔츠 한 벌을 사고는 자나 깨나 들여다보며 뿌듯한 웃음을 흘리기도 한다. 이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이 책은 패션 전문가의 쇼핑 안내서와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직접 부딪쳐 얻은 생생한 여행 경험담이 매력으로 다가오며,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분명히 알고 여행을 통해 그것을 실현코자 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여행의 의미를 되새겨 보게도 된다. 가끔 여행을 하다 보면 나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퍼붓게 된다. ‘넌 대체 뭐하는 짓이니?’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답은 하나이다. ‘좋아서 하는 거야.’ 쇼핑이 좋다. 쇼핑하면서 만나는 전 세계의 사람들. 그리고 그들만이 가진 그들만의 감각. 새로움. 새로운 상품과 디자인. 그것이 나를 움직인다. 쇼핑은 나의 삶이다.(32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