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버지니아 울프 대표 단편 23편을 동시에 읽는 재미와 감동” 영국을 대표하는 페미니즘 소설의 전설. 세계인이 사랑하고 한국인이 좋아하는 감성소설! 자신의 영혼을 물감 삼아 인간 내면에 대해 섬세하게 묘사한 세밀화! 감미로운 필체로 감성을 자극하는 그녀의 작품 세계로 들어가 보자! 버지니아 울프는 9편의 장편과 여러 단편들, 5권으로 편집된 일기와 6권의 서간집, 그리고 현재까지 편집 작업 중인 6권 분량의 에세이 등 여러 저작을 남긴, 경이로운 작품 활동을 한 작가다. 익명의 서평작가로 출발해 오랜 시간의 무명을 거친 뒤, 말년에 많은 독자를 거느리며 최고의 명성을 누린 작가로 살았던 그녀에 대한 사후 평가는 상대적으로 인색했다. 남성 비평가들로 포진된 1960년대와 1970년대의 영문학계는 버지니아 울프를 단지 실험소설 몇 편과 단편, 약간의 에세이와 작가의 일기를 쓴 여류작가 정도로만 평가했다. 그러나 페미니즘 비평과 함께 울프의 작품을 재조명해보는 움직임에 따라 1990년대 이후 울프는 그 진가를 드러내게 된다. 이 책에는 초기작인 「V 양의 미스터리」부터 기념비적인 단편 「벽의 얼룩」, 「댈러웨이 부인」의 전신인 「본드 가의 댈러웨이 부인」을 포함한 23편의 대표적 단편을 수록했다. 『자기만의 방』, 『등대로』 등 그녀의 장편을 먼저 만나본 독자라면 장편에선 느낄 수 없는 짧은 반전의 묘미를 느낄 것이고, 버지니아 울프를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장편 읽기에 앞서 만나보아야 할 그녀의 내면 탐구 방식을 습득하고 익숙지 않은, 그러나 진실에 근접한 세계에 젖어드는 통로를 접하게 것이다. 그녀의 작품을 페미니즘 문학의 전형이라고만 보기엔 설명이 부족하다. 울프는 소설의 형식과 내용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 리얼리티에 대한 새로운 버전을 제시했다. 스스로를 ‘모던’으로 정의한 울프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의 주류 양식인 사실주의를 거부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을 여러 작품을 통해 선보였다. 특히 그녀의 새로운 문학기법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1917년부터 출판한 「벽의 얼룩」을 필두로 한 단편 소설을 발표하면서부터다. 울프 작품의 특징은 플롯, 줄거리, 인물 설명 같은 외적인 세계의 재현을 추구하지 않고 모든 중심을 ‘내부에서 본 삶’에 둔다는 점에 있다. 즉, 등장인물의 바깥에 서서 설명하지 않고 인물의 ‘안으로’ 들어가, 밖에서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도 않는 그 사람 마음속의 느낌과 생각을 포착해 그리는 의식의 흐름 기법을 쓴 것이다. 의식의 흐름 기법은 내면에서 두서없이 일어나는 생각이나 감각과 감정을 편집하거나 거르지 않은 채, 그대로 물 흐르듯 기록하는 것이다. 줄거리 중심의 소설에 익숙한 독자는 얼핏 읽기 어렵다 느낄 수 있지만 이러한 기법은 인간 내면의 정신세계가 얼마나 광활하고, 복잡하고, 다층적인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