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금융위기의 법칙, 잘못된 과거는 반복된다! 2007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에서 시작되어 전 세계로 퍼져나간 거대한 위기와 혼란은 벌써 우리들의 뇌리에서 잊힌 것 같다. 당시 전 세계를 강타했던 위기는 마치 나비효과처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모든 것이 시작했다고 서술되었다. 당연히 위기에 대한 분석과 대안 역시 1차적인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그쳤다. 기만적인 모기지 브로커나 돈도 없으면서 비싼 주택을 덜컥 구입한 사람들, 수상쩍은 채권을 AAA 등급으로 둔갑시킨 신용평가기관에 책임을 돌리면서 말이다. 하지만 전 세계를 혼란의 구렁텅이에 빠뜨린 범인이 정말로 일개 회사와 개인들일 뿐일까? 경제학에서는 인간을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존재, 즉 ‘이콘(Econ)’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이미 유효성이 희박한 기존 경제 모델을 지나치게 맹신하는 모습에서 이런 합리적인 면모를 찾기란 어렵다. 《이콘드》는 경제학 이론이 처음 등장한 순간부터 그 이론이 경제학자들의 착각과 금융업자들의 탐욕으로 인해 왜곡되고 변모해가는 긴 과정을 현실감 있고 세밀하게 다룬 책이다. 저자인 이브 스미스는 자유시장의 바탕이 되는 이론을 비판한 뒤, 그런 세계관이 어떻게 정부 정책을 주도했는지 탐구한다. 이 탐구의 한 방식으로 경제학에 대한 ‘역사적 관점’을 제안한다. 1940~1980년대 경제 이론의 변천사를 살펴보고, 짧은 시간 동안 번성한 자유시장 이데올로기가 규제 완화를 부추겨 시장을 처참한 실패로 이끈 과정을 알아본다. 책 전체에 걸쳐 이미 실패한 정설에 미련을 두지 말라고 주장하며, 잘못된 경제 이론의 권위에 눌려 바르게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잃지 말라고 격려한다. 이 책은 경제학의 긴 흐름을 쉬우면서도 심도 있게 다룬 ‘이론의 역사서’에 가깝다. 각 이론의 탄생과 의미, 변천 과정을 쉽게 풀어 설명하므로, 현재의 금융위기와 경제 이론의 인과관계를 보다 짜임새 있게 알고 싶은 이들에게 좋은 출발점이 되어 줄 것이다. 지나친 맹신보다 객관적인 시각을 탐닉하라! 《이콘드》는 잘못 해석된 경제이론이 규제 완화를 거듭 요구하고, 자유시장 체제를 강요하며 칠레, 러시아에 어떤 경제적 파급을 초래했는지 보여준다. 저자는 특히 칠레의 사례를 들어, ‘자유시장 실패의 산 증인’이라고까지 표현한다. 칠레 경제가 일시적으로 성장한 시절이 있었지만, 이는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오히려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이 외치는 개인의 자유와 모순되는 독재체제가 성장의 바탕이 되었다. 1973년, 피노체트가 정권을 잡으며 무역 개방, 규제완화, 민영화, 공공지출의 대규모 삭감이 골자를 이루는 새로운 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칠레는 막대한 부채에 허덕였고, 투자 자금은 부동산, 기업인, 소비 지출에 편중되었다. 은행들이 저리의 외환대출을 제공하자 칠레의 거품은 더욱 심해졌다. 1981년 말 거품이 폭발하며, 부실 채무로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은행들이 대출을 줄였다. 1982∼1983년 동안 GDP가 크게 줄어들었고, 제조업 산출량은 28퍼센트 떨어졌으며, 실업률은 20퍼센트로 치솟았다. 현재 칠레는 소득격차가 급격한 나라들 중 하나로 꼽힌다. 자유시장 경제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개발도상국들은 금융위기의 바람이 불어닥칠 때마다 칠레가 걸어간 경기하강의 전철을 반복하고 있다. 경제 소식에 민감한 개인과 향후 경제 흐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정책 입안자들은 사건이 터질 때마다 경제학자들의 책과 논문, 그리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다. 우리가 경제의 많은 부분을 전문가에게 의존하는 만큼 우리는 그 전문가들이 왜 그와 같은 결론을 내놓았는지 합리적이고 온전한 설명을 요구할 책임이 있다. 경제가 우리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이라면 이들의 손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 모호한 용어를 사용하고 콧대를 높이며 가장 기본적이고도 합리적인 질문에 답하기를 피하는 경제학자는 돌팔이와 다름없다. 쉽게 납득되지 않는 이론에 흔들리기보다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자 하는 이라면 《이콘드》를 통해 보다 객관적이고 균형 있는 시각으로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