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계주의 시대, 내 이웃은 누구인가? 우리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탈식민주의 이론가로 유명한 가야트리 스피박은 “이 세계를 움직이고 변화시킬 수 있는 담론은 도대체 무엇인가?”라고 질문을 던진 뒤, “사랑”이라고 답한다. 국적, 인종, 종교, 성별 등의 다양한 차이를 넘어 서로 연대하고 환대하며 우정과 용서의 공동체를 만드는 길은 바로 ‘마음을 변화시키는 사랑’에 있다는 것이다. 상투적이다 못해 공허하고 추상적이기까지 해 보이는 ‘사랑’이 현실 세계에서 어떻게 새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담론과 실천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이 책은 탄생되었다. 유능한 여성신학자인 저자는 오늘날 ‘코즈모폴리터니즘’ 담론이 매우 광범위하게 토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종교 분야에서만큼은 이에 관한 논의가 거의 없음을 알고 이 작업에 착수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코즈모폴리터니즘의 귀환 배경을 비롯해 그 특성과 가치에 대해 자세히 논하고, 스토아주의.칸트주의.기독교 코즈모폴리터니즘을 분석한다. 그러면서 코즈모폴리턴 환대, 곧 ‘공동체 없는 이들을 위한 공동체’가 어떻게 가능한지 살펴보고, 앞으로는 생명의 부름에 응답하는 정의와 연민의 종교만이 희망이 있다고 힘주어 말한다. 신에 대한 사랑의 진정성은 종교 예식이나 교리 고백에서가 아니라 신이 창조한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것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인간이 다양한 타자를 ‘동료 인간’으로 존중하는 코즈모폴리턴 시각을 가지고, 환대와 연대를 나누는 ‘포용의 원’을 조금씩 확장해갈 때 이 세계에 진정한 평화가 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21세기에 우리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이슈는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이다. 정치적.문화적.경제적으로 불평등한 세계 속에서 ‘함께 살아가기’란 참으로 어려워 보인다. 이 책은 코즈모폴리터니즘 담론을 통해 나와 동질성을 나누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다름’ 속에 존재하는 이들도 타자로 포함시킴으로써 함께 살아감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코즈모폴리터니즘은 인간들을 서로로부터 분리시키는 다양한 경계를 넘어서 사랑, 연대, 책임적 삶을 살라고 하는 초대장과 같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인간이라는 존재가 ‘함께 존재’해야만 살아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실제로 자신과 타자를 보는 시선도 무관심함과 냉담함에서 따스함으로 조금씩 변화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