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감독의 영화 세계

문화와 국가, 성의 경계를 허무는 이방인 감독 리안 “나는 영화 속 세계에 살길 원하며, 스크린의 이면에서 세상을 관찰하고 싶다. 어쩌면 그러한 삶이 훨씬 더 아름답지 않을까.” - 리안 세계 영화계를 이끌어가는 감독 중 한 사람으로 인정받고 있는 영화감독 리안. 그는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진취적인 감독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문화와 국가, 성의 경계를 허물고 예술적인 감각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휘트니 크로더스 딜리는 를 통해 명망 있는 유수의 영화제를 휩쓴 [브로크백 마운틴](2005)은 물론, 문화적 갈등과 세계화에 대해 이야기한 [음식남녀](1994), 대립과 타협이라는 주제를 다룬 시대극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1995), 평단의 찬사와 흥행을 동시에 거머쥔 무협 영화 [와호장룡](2000), 실패를 통해 감독 자신을 더욱더 성숙하게 만들어준 블록버스터 영화 [헐크](2003) 등 리안 감독의 영화들을 분석하는 한편, 작품에 숨어 있는 젠더와 정체성 문제를 파헤치고 있다. 또한 리안의 지난 삶이 그의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와, 그의 영화에서 유독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이유도 설명한다. 실패 후 초심으로 돌아가 명작 [브로크백 마운틴]을 만들다 리안은 단순하고 독립적인 저예산 영화를 만들면서 좋은 배우를 발굴하고 기대 이상의 수작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침묵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감독이며, 배우들의 숨겨진 재능을 최대까지 끌어낼 줄 아는 감독이다. 그래서 배우들의 몸짓과 표정만으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전달한다. 또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영화의 장면과 어우러지게 연출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한다. 이것이 세계의 영화팬들이 그에게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2006년부터, 세계 영화계의 역사에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는 리안 감독의 초기 중국 3부작 [쿵후 선생], [결혼 피로연], [음식남녀]에서는 문화 정체성과 세계화라는 주제를 솔직하고 거침없이 다루었다. 또 영어권에서 시작한 두 번째 3부작 [센스 앤드 센서빌리티], [아이스 스톰], [라이드 위드 데블]에서도 리안 만이 다룰 수 있는 무거운 주제를 영화 속에 녹여낸다. 리안은 특히 ‘아버지’와의 관계를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다루는데, 그는 매번 아버지라는 주제로 회귀하며 아버지가 중심이 아닌 영화에서도 그 문제를 무의식적으로 다룬다. 1억 5,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투입했지만 상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참패한 영화 [헐크] 이후 정신적 충격을 받고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영화를 계속 만들 자신이 없었다”고 말하던 리안이 연출을 다시 시작하도록 북돋아준 사람이 바로 그의 아버지라는 것, “가서 영화를 만들도록 해라”라는 아버지의 말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브로크백 마운틴]이라는 수작을 만들어낸 일화를 보면 아버지가 리안 감독에게 끼친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중국적인 미학을 담고 있어 영어권 영화계에서 더욱 돋보이는 리안 감독의 영화를 분석하는 한편, 그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세계의 영화 팬들은 물론 영화 학도들에게도 귀중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 를 읽기 전과 읽은 후, 리안 감독의 영화를 보는 눈이 달라져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