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욕망

크리스티앙 보뱅 · 소설
1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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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파티 드레스』 『환희의 인간』 『가벼운 마음』 등 국내에 출간된 소설과 에세이로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아온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의 소설 『마지막 욕망』이 출간되었다. 2022년부터 새롭게 기획된 프랑스 출판사 갈리마르 총서 QUARTO <동시대의 목소리> 시리즈의 처음을 여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 욕망』은 사랑과 욕망의 불분명한 경계에서 '피 흘리는 단어와 이미지'들로 쓰여진 한 권의 시 같은 소설이다. 이 소설은 자살로 시작한다. 사랑하는 연인이 떠나고 남겨진 방에서, 그가 준 철필로 손목을 긋는 장면. 이후로 서서히 진행되는 죽음과 함께, 울려 퍼지는 침묵을 수몰시키는 듯한 내면의 고백을 쏟아내고,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과 그와 함께 보냈던 날들의 편린들을 아름다운 은유로 가득한 시적 문장으로 드러내 보여준다. 1980년에 완성되어 오랜 시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가 작가의 죽음이 가까워져서야 눈앞에 다시 나타난 텍스트. 『마지막 욕망』에서 우리들은 투명하게 빛나는 보뱅의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잿빛 문장들을, 그러나 '어둡고 가혹한 납빛의 지대' 안에서 발화되기를 기다리며 오래 숨어 있던 '가벼움과 환희의 씨앗'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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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사랑'과 '욕망'의 경계에서 피를 흘리는 단어와 이미지들 "글쓰기라는 말에 어울리는 글은 이 이야기를 거치고 나서야 나올 수 있었다." “보뱅과 연결되기 위해, 아주 치밀하고 생생하게 그의 문장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내가 택한 것은 지금 이 글을 쓰는 것이다. 보뱅이 아직 살아 있었을 때, 그의 삶이 넘치는 생명으로 가득했을 때, 그가 문장 속에 숨겨두었었던 비밀들을 힘껏 벌려 읽는 것이다.” - 김연덕 시인 추천 『마지막 욕망』은 화자가 사랑하는 연인에게 선물 받은 철필로 손목을 긋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한다. '당신'과 함께 머물렀던 방. 창밖으로 마로니에 나무가 보이고 태양의 첫말과 비의 첫 슬픔이 전해지던 그곳, ‘고통 없이 천천히 썩어가는 인생으로 들어가지 않고 피할 수 있게 해줄 감춰진 문이나 비밀 계단이 어딘가에 있다는 증거’가 되어준 공간에서. '당신'은 떠났고 '나'는 홀로 남겨졌다. 이곳에 남은 것은 당신이 준 ‘철필과 그것으로 베는 죽음’만 있을 뿐. 이후로 서서히 진행되는 죽음의 시간 동안 '나'는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과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을 떠올리고, 홀로 남겨진 방의 온전한 적막 속에서 '당신'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나 죽음의 시간과 적막의 공간 속에서 때로는 고백처럼 때로는 독백처럼 들려오는 이야기에는 오히려 개개의 생명력으로 가득한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그들이 사랑을 나눌 때, '당신'은 '블랙베리처럼 내 입술을 짓눌'렀으며, 그들은 뺨과 심장과 입에서 오렌지, 체리, 산딸기 내음을 맞는다. 화자는 '목구멍에서 피어난 눈부시게 창백한 장미'와 함께, '당신 손가락의 잎사귀와 당신 팔과 다리의 나뭇가지' 속에서 '연한 잎맥'으로 자라난다. 꽃과 과일은 화자와 당신 사이를 순환하며 삶과 죽음의 이미지를 느리게 반복해 나간다. 계절과 기후에 의해 그것들이 죽을 때도 있지만, 결국 그 일시적인 죽음마저 삶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끝없이 계속되는 현재', '타원형의 영혼'을 화자는 이해하게 된다. ‘죽음을 통해서만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 당신에게 닿기 위한 죽음. 다시 살아나기 위한 죽음. 이제 '나'에게 남은 욕망은 하나뿐이다. “당신의 색을 걸칠게요. 당신 입안에서 녹을게요. 곧 알게 되겠죠. 구름과 바다, 죽음과 오렌지가 어떤 모습일지, 당신 눈 속에 있을 때 어떤 모습이 될지. 내가 도와줄게요. 당신이 하늘의 유리창에 단어들을 던지도록, 길을 잃은 단어들을 던져 별똥별을 일으키도록. 당신이 보잘것없는 나무 탁자에 기대고 생생한 꿈에 기대어 글을 쓸 때, 내가 당신 손끝에 있을게요. 내가 당신이 될게요." _본문 중에서 보뱅은 서문을 통해서 이 소설이 당시의 절대적 수준에 도달하기에는 너무 가득 차서 무거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필요했다고, 글쓰기라는 말에 어울리는 글은 이 이야기를 거치고 나서야 나올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1980년에 완성되어 오랜 시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어 있다가 작가의 죽음이 가까워져서야 눈앞에 다시 나타난 텍스트. 『마지막 욕망』에서 우리들은 투명하게 빛나는 보뱅의 이전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잿빛 문장들을, 그러나 '어둡고 가혹한 납빛의 지대' 안에서 발화되기를 기다리며 오래 숨어 있던 '가벼움과 환희의 씨앗'을 엿볼 수 있다. 갈리마르에서 총서를 위해 선택한 첫 번째 작가, 크리스티앙 보뱅 크리스티앙 보뱅이 선택한, 총서의 문을 여는 작품 『마지막 욕망』 본질적으로 고전과 근대 문학을 기반으로 하는 갈리마르의 quarto 총서는 2022년 <동시대의 목소리>라는 시리즈를 기획해, 한 해에 네 명의 작가를 선정, 작가가 직접 선택한 작품을 한 권에 담아 출판하고 있다. 이 시리즈는 이미 유명하거나 출판되지 않은 주목할 만한 작품을 중심으로 현대 작품에 자부심을 부여하고, 오늘날 문학적 경향의 광범위한 분야를 탐구하며, 우리 시대에 열려 있는 실제 창을 탐색하고 세계의 울림을 포착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기존 총서의 보완적이고 필수적인 확장인 <동시대의 목소리> 시리즈는 작가를 위한 새로운 표현 공간이자 창작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로 자리 잡은 작품들이 제시된다. 총서를 위해 작가가 다시 쓴 서문과 선택한 작품들은 작가에게 자신의 작업으로 돌아가 '기억의 장소'를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무엇보다도, 한 작가와 독자 사이에 중간 매개체 없이 이루어지는 대화라 할 수 있다. 갈리마르는 이 새로운 기획의 시작으로 프랑스가 사랑하는 시인이자 에세이스트인 '크리스티앙 보뱅'을 선택했다. 문학적 자부심 강한 프랑스에서, 프랑스의 대표 출판사라 할 수 있는 갈리마르에서 '크리스티앙 보뱅'을 이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가로 선정한 것은 그리 놀라운 일만은 아니다. 1951년에 태어난 크리스티앙 보뱅은 거의 반세기 동안, 시간이 지남에 따라 형태를 재창조하는, 분류할 수 없는 시적 작품을 만들어 왔다. 때로는 화가의 수첩처럼 현장에서 짧은 메모로, 때로는 밀도 높은 시적 비전으로 이루어진 집중적 글쓰기를 선호하며, 인간의 정신을 깊숙이 파고드는 그는 사랑, 우울, 부재와 같은 보편적인 주제를 다루어 왔고,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그의 빛나는 글은 환멸을 막는 보루일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를 잠식하고 있는 이념의 거부할 수 없는 확산을 막는 보루이기도 하다. 이 총서에는 국내에서도 출간되어 큰 사랑을 받은 『작은 파티 드레스』 『그리움의 정원에서』 『지극히 낮으신』 등의 작품들이 보뱅의 선택에 의해 포함되었다. 1980년, 보뱅은 출판사에 보내기를 망설이고 있던 서사를 완성한 후 작가가 당시 사서로 일하던 도서관의 친구 동료에게 복사본을 건넨다. 그녀는 이 원고를 잃어버렸다가 몇해 전 이사를 하면서 텍스트를 다시 발견해 작가에게 보내고, 죽음에 가까이 이른 시기에 보뱅은 이를 다시 읽고서 총서를 구성하는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바꾸지 않고 발표하게 된다. QUARTO 총서 <동시대의 목소리> 시리즈의 처음을 장식하는 작품, 미발표작 『마지막 욕망』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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