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도시생활자의 서울 산책

김윤영 · 사회과학
2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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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차 반빈곤활동가 김윤영이 정체 모를 이름의 아파트와 초고층 빌딩들로 빼곡한 도시 서울에서 그것이 지워 버린 골목과 작은 상점들, 그리고 거기서 쫓겨난 평범한 서민들의 삶을 되살려 낸다. 저자는 이들과 함께 싸워 온 활동가일 뿐만 아니라 작은 골목을 기웃거리는 산책자이자 다정한 이웃이 되어 폭력적이고 과격한 이미지로만 재현되어 온 철거민, 홈리스, 노점상들이 실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평범한 시민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를 통해 되살아난 신계 강정희, 홍대 두리반 안종녀, 아현동 박준경, 서울역 홈리스, 돈의동 쪽방촌 동선 아저씨, 잠실 포장마차 김영진 등의 목소리는 지금의 서울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가난의 흔적을 지우며 형성된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동시에 우리에게 어떤 도시의, 어떤 이웃이 될 것인지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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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며 8 첫 번째 산책 경의선숲길 1 철거민 강정희의 기억 15 두 번째 산책 경의선숲길 2 젠트리피케이션이 밀어낸 것들 37 세 번째 산책 용산 망루의 기억 59 네 번째 산책 아현 아현포차와 박준경의 기억 85 다섯 번째 산책 독립문 사라진 골목의 기억 105 여섯 번째 산책 상계동 올림픽이 밀어낸 자리 121 일곱 번째 산책 서울역 홈리스의 기억 141 여덟 번째 산책 청계천 가난을 걷어 낸 자리 167 아홉 번째 산책 광화문 1842일, 광장의 기억 187 열 번째 산책 종로 쪽방촌 주민의 기억 213 열한 번째 산책 잠실 잠실포차 김영진의 기억 229 나가며 260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13년차 반빈곤활동가가 삶의 터전에서 쫓겨난 이들과 함께 싸우며 쌓아올린 기록 • 차가운 세상을 헤쳐나간 따뜻하고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 • 서울은 누구를 남기고 누구를 쫓아내는가 • 아파트숲과 빌딩숲이 지운 가난의 자리에 남는 것은 무엇인가 • 우리는 어떤 도시의 어떤 시민, 어떤 이웃이 될 것인가 서울에서 빈곤이 사라지고 있다. 예전에는 달동네, 판자촌 같은 공간이 공존했지만 이제 빌딩숲 속에 숨은 손바닥만 한 쪽방촌이나 재개발을 앞둔 공가 투성이의 마을,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의 죽음 같은 모습으로만 빈곤은 간헐적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은 곳곳의 공원과 대단지 아파트들, 초고층 빌딩들로 점점 화려해지고 있고, 10억을 호가하는 아파트들로 이루어진 주거 지역들은 비슷한 소득과 비슷한 지위의 사람들을 모아 놓은 공간으로 빈민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그렇다면 과연 빈곤은 사라진 것일까? 반빈곤활동가 김윤영은 정체 모를 이름의 아파트들과 초고층 빌딩들로 채워져 가는 도시 서울에서 그것이 지워 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질문하며 자신이 12년간 함께해 온 철거민, 노점상, 홈리스,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불러와 작은 골목과 상점들, 그리고 거기서 쫓겨난 평범한 서민들의 삶을 되살려 낸다. 저자는 도시 빈민과 함께 싸워 온 활동가일 뿐만 아니라 작은 골목을 기웃거리는 산책자이자 다정한 이웃이 되어 “가난의 얼굴”로 타자화되어 왔던 철거민, 홈리스, 노점상들이 실은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평범한 동료 시민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는 저자가 12년간 활동하면서 함께해 온 당사자들에 대한 직접 인터뷰와 거리에서 보고 겪은 일들, 그리고 싸우기 위해 쌓아온 자료들에 입각해 있다. 그가 만난 신계 강정희, 홍대 두리반 안종녀, 서울역 홈리스 정기영, 돈의동 쪽방촌 동선 아저씨, 잠실 포장마차 김영진 등의 이야기와 재개발 과정에 대한 생생한 기술은 지금 이 도시의 깔끔한 외관을 가차 없이 벗겨내고 그것이 가난한 세입자, 소상공인들을 얼마나 폭력적으로 몰아내며 형성된 것인지 깨닫게 해준다. # 반빈곤활동가가 만난 거리의 사람들1 : 노점상, 철거민…평범한 이웃의 얼굴들 도시가 새로워질 때마다 사라진 사람들이 있다. 이 책의 각 공간을 살아 있게 하는 것은 무엇보다 저자가 높은 빌딩과 아파트들 사이에서 기억해 낸 사람들이다. 경의선숲길 주변의 아파트 단지들, 용산의 빌딩숲, ‘마래푸’가 들어선 아현동에서 반빈곤활동가 김윤영은 텐트를 치고 농성하던 사람들, 망루를 짓고 올라간 사람들, 빈집을 옮겨 다니며 잠을 청했던 사람들을 본다. 모두 도시 재개발로 하루아침에 거리로 나앉게 된 사람들이다. 이들은 보통 ‘철거민’이나 ‘노점상’ 같은 이름으로 불리며 “자기 땅도 아닌데 보상을 해달라고 떼쓰는 사람” “세금도 안 내면서 장사하는 사람”으로 비치곤 하지만, 김윤영이 전해 주는 신계 강정희, 두리반 안종녀, 아현의 박준경, 잠실포차의 김영진 등의 이야기는 모두 우리와 같은 평범한 시민이 각자의 터전에서 아둥바둥 최선을 다하며 살았던 삶들이다. 강정희는 시골에서 상경한 부모님과 함께 신계동 달동네에 자리를 잡았다. 부엌 창을 열면, 도원동 철거민들이 지은 망루가 보였지만 그땐 그게 뭔지도 몰랐고 남의 일로만 알았다. 이른 나이에 이혼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었던 그녀에게 신계동 그곳은 판자촌이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정겨운 이웃들과 딸과 함께한 추억들이 살아 있는 삶의 터전이었다. 하지만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무너진다. 철거용역들의 위협을 견디다 못한 이웃들이 하나둘씩 떠나고 아랫집은 자살했으며, 자기 집도 외출한 사이 철거당했다. 지금도 그녀는 그때 빼앗긴 세간살이가 생각난다. 그래서 물건을 잘 못 버리는 습관도 생겼고, 오랜 노숙농성 탓에 지금도 깨보면 앉아서 선잠을 자고 있다. 어머니와 함께 300에 20짜리 아현동 단층집에 살던 1981년생 박준경은 자신이 살던 곳이 재개발 구역이 아닌 재건축 지역으로 지정된 탓에 하루아침에 아무런 보상도 없이 거리로 나앉게 됐다. 갈 곳이 없었던 모자는 이대로 내쫓기지 않기로 결심했고, 집에서 쫓겨난 이후 빈집들을 전전하며 버텼다. 그러나 철거 용역들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11월 30일, 강제철거가 금지되는 동절기를 하루 앞두고 그는 결국 빈집에서마저 쫓겨났다. 그리고 나흘 뒤 물에 빠진 주검으로 발견된다. 박준경의 장례가 치러지던 날 각종 개발 관련 사이트에는 “세입자 관련 이슈”가 해결돼 퇴거 절차가 마무리되었으며 곧 착공에 들어간다는 속보가 떴다. 지금은 용산센트럴파크해링턴스퀘어라는 이름의 43층짜리 주상복합 건물이 들어선 곳은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의 목숨을 앗아간 남일당 망루가 있던 자리다. 재개발 인허가 과정은 이례적으로 초고속으로 이루어졌고, 이로 인해 세입자들은 개발이 진행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갑자기 철거 상황을 맞닥뜨렸다. 보상대책은 이사비와 3개월 평균 소득으로 책정된 휴업 보상금뿐. 그것으로는 갈 곳을 찾을 수 없었던 상인들은 망루를 짓고 올라갔다. 저자는 폭력적인 이미지로만 재현돼 온 망루의 철거민들이 실은 구청으로부터도 거절당하고 세상 아무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아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힘없는 평범한 시민이었음을 잘 보여 준다. 이듬해 법원은 용산4구역의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절차상의 문제로 무효라 판결했다.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들은 바로 노점상들이다. 노점상은 오랫동안 막다른 곳에 다다른 이들의 마지막 생계로서 기능해 왔지만 지독한 편견의 대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아현포차의 상인들과 잠실포차 김영진의 이야기는 이들이 20, 30년간 그 자리를 지키며 우리의 또 다른 이웃으로서 그곳을 가꿔 왔음을 보여 준다. 하지만 30년 넘게 아현역 앞을 지켰던 아현포차는 마래푸 주민의 민원으로, 또 1989년부터 21년간 자리를 지켰던 잠실포차는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의 건설이 결정되면서 흔적도 없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린다. • 2002년 시범 뉴타운을 시작으로 서울 곳곳에 2008년까지 26개 지구, 316개 구역이 뉴타운으로 지정됐다. 이렇게 해서 뉴타운으로 지정된 면적은 그 이전 36년간 재개발이 완료된 면적의 2.4배에 달했고, 이 지역에 거주 중인 서울 시민은 85만 명(서울 시민의 8퍼센트)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69퍼센트는 세입자였다. 이들은 대부분 뉴타운 건설 후 다시 돌아오지 못했다. 뉴타운 사업 전후 이 지역의 60제곱미터 이하 주택은 63퍼센트에서 30퍼센트로, 전세금 4000만 원 미만 주택은 83퍼센트에서 0퍼센트로 하락했다. 그리고 거주 가구의 평균 소득은 207만 원에서 653만 원으로 상승했다. # 반빈곤활동가가 만난 거리의 사람들2 : 홈리스, 장애인…타자화된 빈곤의 얼굴들 이 책은 홈리스나 장애인 같은 또 다른 도시생활자의 눈으로 광장이나 역사驛舍 같은 서울의 공적 공간들을 다시 보는 책이기도 하다. 서울역 지근거리의 사무실에서 홈리스들과 일상을 공유해온 저자는 지하철 운행이 끝난 새벽 1시가 돼서야 잠을 청할 수 있고, 4시면 역 청소가 시작돼 일어나야 하는 잠자리와 하수도에서 올라오는 모기를 견뎌야 하는 여름과 겨울, 벽을 보고 앉아도 뜨끈하게 쏟아지는 시선을 견뎌야 하는 일상, 그리고 거리에 누우면 사람들의 발소리가 천둥소리처럼 들리는 등의 노숙인의 삶을 자세히 들려주는데, 이는 기차를 이용하며 스쳐지나가는 승객이 아닌, 역을 집 삼은 노숙인의 입장에서 서울역이라는 공간을 다시 경험하게 한다. 또 한때는 방직공장을 운영하던 평범한 시민이었으나 지금은 서울역 인근 텐트에 사는 정기영 아저씨의 이야기는 노숙인을 타자화된 빈자의 얼굴이 아닌 한때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의 모습으로 다시 보게 한다. 하지만 서울역은 이들을 끊임없이 몰아내고 있다. 2004년 문을 연 민자역사에 대형마트와 백화점이 들어서고 역사 내 역무시설의 비중이 16퍼센트로 급감하면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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