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6 - 남의 아파트에서 보낸 한 철
012 - 고양이들의 아파트
236 -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
노스탤지어로 남은 둔촌주공아파트 단지와 그곳을 지키던 동네 고양이들을 표기식 사진가의 사진과 정재은 감독의 글로 묶어낸 사진집이다. 매일 거기 서 있는 나무, 아무도 그의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 풀꽃, 시시각각 달라지는 윤슬, 구름, 숲과 맑은 사람들의 얼굴을 조금은 쓸쓸한 서정으로 포착하는 표기식 사진가가 철거 직전의 텅 빈 둔촌주공아파트와 또 하나의 이웃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던 아파트 단지의 고양이들을 담았다. 에는 '휴먼스케일'이 아니라 '캣스케일'로 찍은 고양이들과 둔촌주공아파트 단지의 모습이 시간 역순으로 배치되어 있다. 사진집에서의 시간은 아파트가 지어진 이래 쭉 한 자리를 지킨 아름드리 나무들을 뽑고 베는 철거 작업이 본격 진행되던 여름으로부터 벚꽃이 흐드러진 둔촌주공아파트 단지의 마지막 봄을 향해, 반대로 감기는 시계 태엽처럼 공사 가림막 뒤로 조용히 흘러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