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희의 책

김멜라 · 소설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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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비생식 연구 네트워크 11 가을?짝짓기와 구애 27 겨울?고치 안에서 63 이른?봄 허물벗기 71 늦봄?허물 씹어 먹기 86 초여름?영역 넓히기 108 한여름?빛 아래에서 118 늦여름?그늘을 찾아 130 가을?초입 당분을 모아 150 그들의 한살이 166 작품해설 190 작가의 말 214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과 함께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쉰두 번째 책 출간!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 이후 첫 소설! 순수하면서도 도발적인 상상력이 가득한 김멜라 신작 2021년부터 <젊은작가상>을 3회 연속 수상하고, 마침내 2024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거머쥔 작가 김멜라는 2014년 『자음과모음』으로 등단한, 10년차 소설가이다. 이미 굳어진 사회의 가치 판단과 해석에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시선을 돌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품들을 다수 발표한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그간 발표한 소설들과는 달리 챕터마다 다른 화자를 도입하며 형식적 실험을 시도하고 있다. 얼핏 ‘비인간-화자’가 레즈비언을 관찰한다는 점에서 전작 「저녁 놀」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이번 신작은 “자연 다큐멘터리의 웅장함을 능가한 소설의 규모로 오히려 김멜라 유니버스의 확장을 가늠케”(민가경)하고 있다. ‘비생식 동거 집단’인 두 레즈비언(일명 두발이엄지, 호랑&버들)을 관찰하며 인간이 지속적으로 누락해온 자연의 거대한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세 마리의 곤충(톡토기, 거미, 모기)은 자신들의 삶은 어찌하여 이토록 많은 죽음을 내포하며, 자신들을 위협하는 그들의 감정은 무엇이고, 어떤 이유로 두려움과 행복이라는 모순된 영역을 정신없이 오가는가에 대해 연구하기로 마음먹는다. 관찰 기록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톡토기와 목격한 장면들을 시나리오의 형식으로 재현하는 거미, 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종합하는 해석자 역할을 맡은 모기는 두발이엄지의 삶이 슬픔의 계절과 기쁨의 계절이 서로 다른 시점으로 찾아오지만, 그 안에서 서로를 각성시키고 관계를 단단히 만들어나가는, 어떤 시절의 주기로 반복되는 시간의 연속체라고 결론 내린다. 흡사 자신들의 삶과 다를 것 없는 그들의 삶을 관찰한 이후 곤충들은 두발이엄지를 향한 오해와 갈등을 풀고 그들의 존재와 삶의 행태를 받아들이고 궁극적으로 세계를 신뢰하는 ‘환희’로 나아간다. “그래, 이제 나도 괜찮아. 죽음이든 삶이든. 그러니 나에게 무너져 내려” ‘번개의 경고’를 통해 앞으로 닥쳐올 재난을 예감하는 재주를 가진 버들이 어느 날 큰 재난의 전조를 느끼고, 호랑은 버들에게 서둘러 그곳을 떠나자고 제안한다. ‘생식’을 전제로 하는 세상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비생식집단’ 호랑은 환멸뿐인 그곳을 벗어나 버들과의 행복한 탈주를 꿈꾸지만, 버들은 세상이 “냉소와 야멸찬 웃음으로” 자신의 “진심을 내동댕이”(111p)치더라도 계속 그곳에 남겠다고 선언한다. 호랑은 그런 버들에게 상처받지만 그것이 자신을 향한 더 큰 사랑임을, 나아가 이 세계 자체를 향하는 사랑임을 깨닫고 그 사랑에 자신도 기꺼이 동참하기로 마음먹는다. 세상의 몰인정함뿐 아니라 자기 자신과 맞서 싸우며 세상 안에서 공존하기로 결정한 두 사람은 다른 개체를 향한 이해와 공감, 배려를 통해 하나의 흐름으로 함께 흐르기를 꿈꾼다. 그것은 인간이 마땅히 추구해야 할, “추상과 관념의, 자연과 유리된 인간만의 무엇이 아니라 바로 이 자연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존재자들의 얽힘이 발생시키는 거대한 힘”(207p)인 ‘윤리’의 다른 실천이기도 하다. 이들은 다른 개체를 향한 이타적인 사랑, 모두에게로 전염되는 거대하고 강력한 힘을 지닌 인간의 윤리를 기꺼이 행사하기로 마음먹는다. 욕심 그득한 소설이 도착했다. 밀도 높은 장면 묘사와 정념의 소묘, 꽉꽉 압축된 서사. 청각을 틔워내는 의성어의 향연. 주제는 또 어떠한가. 인간과 비인간의 전복, 복합 재해와 디스토피아, 생식과 비생식, 그 아래 놓은 퀴어, 광기, 기억의 탈은폐, 시간의 상대성, 존재의 유한성. 그리고 이 모든 대안으로서의 사랑……. 그러나 허투루 쓰인 문장은 없다. 이 많은 제재들의 우열을 가려 줄 세우거나 취사 선택하지 않은 단호함에서 김멜라의 자신만만함을 읽는다.“ -민가경 이들을 만나기 이전과 이후의 시간은 같을 수 없다 우리는 이제 자연으로 돌아간다 이 여름, 긴긴 잠을 끝내고 두 날개를 펼치며 뜨거운 햇빛을 만끽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나는 그들의 기록 앞에서 알 수 없는 떨림을 느낀다. 놀람과 경이, 신기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이 모든 느낌을 압도하는 자연의 거대한 흐름! 이 연구물의 제목에 적힌 ‘환희’는 바로 이 모두를 아우르는 말이다. (......) 기록물의 형태로나마 그들의 삶을 간접 경험하고 마주한 이 계절은 실로 환희의 여름이다. 나의 두 날개가 겨울을 지나 이 여름에 드디어 태어났듯, 이 연구를 읽는 모든 독자는 예외 없이 탈피할 것이다. 이 연구와 검토서를 읽는 동안 당신의 손끝에서 만져지던 것은 다름 아닌 당신의 허물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호랑과 버들을 만나기 이전, 그리고 이후의 시간은 결코 같을 수 없다. 우리는 버들의 주문에 따라, 자연으로 돌아간다. ―전승민, 「작품해설」 중에서 월간 『현대문학』이 펴내는 <핀 소설>, 그 쉰두 번째 책!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월간 『현대문학』 지면에 선보이고 이것을 다시 단행본 출간으로 이어가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 선보이는 단행본들은 개별 작품임과 동시에 ‘한 시리즈’로 큐레이션된 것이다. 현대문학은 이 시리즈의 진지함이 ‘핀’이라는 단어의 섬세한 경쾌함과 아이러니하게 결합되기를 바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은 월간 『현대문학』이 분기별 출간하는 것으로,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 작가들의 신작을 정해진 날짜에 만나볼 수 있게 기획되어 있다. 현대문학 × 아티스트 오세열 <현대문학 핀 시리즈>는 아티스트의 영혼이 깃든 표지 작업과 함께 하나의 특별한 예술작품으로 재구성된 독창적인 소설선, 즉 예술 선집이 되었다. 각 소설이 그 작품마다의 독특한 향기와 그윽한 예술적 매혹을 갖게 된 것은 바로 소설과 예술, 이 두 세계의 만남이 이루어낸 영혼의 조화로움 때문일 것이다. 오세열 194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라벌예술대학과 중앙대학교에서 수학했다. 부산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학고재 상하이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및 그룹전을 가졌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프레데릭 R. 와이즈만 예술재단(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국내외 주요 미술 기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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