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정부희 · 에세이
32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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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분류학자 정부희 박사는 자타가 공인한 ‘곤충통역사’다. 곤충의 식생활을 주제로 펴낸 첫 책 《곤충의 밥상》에 대해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배우는 줄 모르며 배우는 곤충책”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는데, 쉽고 다채롭게 곤충 이야기를 풀어내는 지은이의 솜씨는 이 책에서도 발휘된다. 자기 몸을 똥칠해 ‘나는 똥이라 맛이 없어’라고 천적들에게 어필하는 백합긴가슴잎벌레 애벌레, 도심 공원에 떼로 출몰해 징그럽다며 미움을 받지만, 나뭇가지로 위장하는 것 말고는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없는 대벌레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징그러워 몸서리쳤던 곤충들이 친근하고도 애잔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지은이가 생물학과 대학원 면접실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때 ‘셰익스피어의 맛깔스러운 은유’에 푹 빠진 영문학도였던 지은이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경력이 단절되었다. 하지만 두 어린 아들의 취미를 함께하다 뒤늦게 곤충에 빠지게 되었고, 온갖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생물학과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다. 이 책에는 마흔 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지은이가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험난했던 학업 과정, 세계에 몇 안 되는 버섯살이 곤충 연구자로 우뚝 서기까지 치열했던 연구의 나날들, 곤충(딱정벌레)을 찾아 먼지 쌓인 실험실과 표본실부터 뱀이 출몰하는 어둑한 숲속 오솔길, 출입이 통제된 휴전선 부근 백사장과 외딴섬 등 전국 오지를 종횡무진 오갔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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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들어가는 글 1장 알면 돌아갈 수 없다 남편을 잘 뒀군요 | 문과 출신이 살아남는 법 | 집과 실험실의 거리 | 복수초의 유혹 | 날개 달린 뚜벅이 | 편식쟁이의 결말 | 황금보다 귀한 것 | 표본 확보 원정기 | 모래밭 소우주 | 똥이 되고 싶은 애벌레 2장 파브르의 기쁨과 슬픔 소리 나는 버섯 | 90퍼센트의 꽝을 대하는 자세 | 죽은 나무의 의미 | 이름을 짓는 기분 | 뱀을 피할 방법은 없다 | 운 또는 노하우 | 흑진주거저리 연구 일지 | 내가 공부한 대가 | 질문인 듯 질문 아닌 | 좋아하는 일에도 DNA가 있다면 | 곶자왈의 밤 | 과학책이 이래도 되는 걸까 | 죽은 너구리를 나뭇가지로 덮어두었다 | 정원일기 3장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 호불호가 없다는 것 | 다시 만난 세계 | 울고 싶지 않은 밤 | 대벌레는 죄가 없다 | 애벌레의 시간 | ‘곤충 멍’ 때리는 법 | 노란 피의 비밀 | 외래종 혐오에 대하여 | 거저리 쿠키의 맛 | 해롭지도 유익하지도 않은 | 꽃하늘소의 절망 | 1센티미터들의 우주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앉으면 보인다! 작은 그 녀석들의 어마어마한 세계 ‘한국의 파브르’ 정부희의 좌충우돌 벌레애정기 그 많던 ‘어린이 곤충박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어쩌다 보니 곤충과 멀어져버린 사람들을 위한 재입문책! 어릴 때는 대부분이 ‘박사’였다가 커갈수록 ‘멍청이’가 되는 몇몇 분야가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야가 바로 곤충이다. 잠자리, 매미, 방아깨비, 여치 …… 여름이 되기가 무섭게 채집통을 들고 쏘다니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곤충들을 만났던 우리는, 이제 일상 공간에 곤충의 그림자만 비쳐도 소스라치게 놀란다. 그토록 스스럼없던 사이였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되었을까? 대체 언제부터 ‘벌레’를 혐오하게 된 걸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우리 안의 곤충덕질 본능을 다시 한번 일깨워줄 곤충 재입문서다. 어른이 된 후 지독한 곤충앓이를 하다가 결국 학문의 길까지 걷고 있는 지은이의 안내이니 믿을 만하다. 이 책을 쓴 곤충분류학자 정부희 박사는 자타가 공인한 ‘곤충통역사’다. 곤충의 식생활을 주제로 펴낸 첫 책 《곤충의 밥상》에 대해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는 “배우는 줄 모르며 배우는 곤충책”이라고 찬사를 보낸 바 있는데, 쉽고 다채롭게 곤충 이야기를 풀어내는 지은이의 솜씨는 이 책에서도 발휘된다. 자기 몸을 똥칠해 ‘나는 똥이라 맛이 없어’라고 천적들에게 어필하는 백합긴가슴잎벌레 애벌레, 도심 공원에 떼로 출몰해 징그럽다며 미움을 받지만, 나뭇가지로 위장하는 것 말고는 자기 몸을 지킬 방법이 없는 대벌레 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징그러워 몸서리쳤던 곤충들이 친근하고도 애잔하게 느껴질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끝내 좋아하게 된 제3지대 곤충학자의 기쁨과 슬픔 이 책은 어느 무더운 여름날, 지은이가 생물학과 대학원 면접실에 들어서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한때 ‘셰익스피어의 맛깔스러운 은유’에 푹 빠진 영문학도였던 지은이는 출산과 육아를 거치며 경력이 단절되었다. 하지만 두 어린 아들의 취미를 함께하다 뒤늦게 곤충에 빠지게 되었고, 온갖 고민을 거듭한 끝에 생물학과 대학원 진학을 결심한다. 이 책에는 마흔 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지은이가 5년 만에 박사학위를 따기까지 험난했던 학업 과정, 세계에 몇 안 되는 버섯살이 곤충 연구자로 우뚝 서기까지 치열했던 연구의 나날들, 곤충(딱정벌레)을 찾아 먼지 쌓인 실험실과 표본실부터 뱀이 출몰하는 어둑한 숲속 오솔길, 출입이 통제된 휴전선 부근 백사장과 외딴섬 등 전국 오지를 종횡무진 오갔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장벽을 뛰어넘는 여성들의 이야기에 꼭 등장하는 ‘극복된 좌절’은 우리가 익히 아는 현실이기도 하고, 여전히 외면하는 현실이기도 하다. “아이들은 어쩌고 이렇게 돌아다니냐”는 말이 농담인 듯 책망인 듯 가슴을 후벼 팠던 일상, 학업에의 뒤늦은 도전을 ‘응원’ 받았지만 집안일과 양육의 무게는 줄어들지 않았던 워킹맘의 굴레 등은 단지 좌절과 성취가 교차하는 에피소드로만 정리하기에는 씁쓸한 뒷맛이 남는다. 새로운 곤충을 찾아 분류하고 이름을 붙여주며 데이터를 쌓아가는 자신의 작업이 “뒤에 올 연구자들을 위한 것”이라는 지은이의 다짐에는, 이러한 보이지 않는 벽을 낮춰주고 싶은 마음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멈추면, 앉으면, 귀를 기울이면 그들이 있다! 우리의 세계를 넓혀줄 1센티미터의 존재들 곤충은 진정한 지구의 주인이다. 전체 동물 150만 종에서 100만 종이나 차지한다. 이름이 없거나 발견되지 않은 곤충들도 많기 때문에 3000만 종이라고 추정하는 학자도 있다. 종수로 보나 개체수로 보나 압도적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곤충이 몸집도 소리도 작아서,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그 존재를 눈치 채기 어렵다. 생각해보면 곤충은 우리 일상에 가장 가까이, 가장 많이 머무르는 생명인데 우리는 그 사실조차 잊고 살 때가 많다. 지은이가 주로 연구하는 ‘거저리’도 마찬가지다. 날개가 있어도 걷는 걸 좋아하는 이 작은 곤충은, 어두컴컴한 밤에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닌다는 의미의 ‘다클링 비틀’로도 불린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밀웜’이 바로 ‘갈색거저리’의 애벌레다. 이 책은 작은 생명들의 숨겨진 세계를 보여준다. 지은이의 또 다른 연구 대상은 잎벌레와 버섯살이 곤충인데, 이들이 애벌레 시절과 어른벌레 시절에 어떤 식물을 좋아하는지 밝혀내는 것도 주된 연구 중 하나다. 지은이는 곤충들이 주로 먹는 식물이 정해져 있어서 남의 밥상을 탐내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추출하는가 하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애벌레들이 저마다 탈피와 번데기 과정을 거쳐 개성 있는 생김새로 성장하는 과정을 기록하며 흥미진진한 퍼즐 맞추기를 이어나간다.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한 곤충들을 다른 시선으로 보게 하는 것도 이 책의 미덕이다. 많은 사람들이 보는 것조차 혐오스러워하는 꼽등이가 실은 얼마나 겁이 많고 힘도 없고 지구에 유익한 곤충인지, 밤낮없이 울어대는 통에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매미에게 어떤 슬픈 사연이 숨어 있는지, 손으로 털어내고 살충제로 처리하기 바쁜 하루살이는 주어진 생을 얼마나 성실히 살아내고 있는지, 오랫동안 게으름의 상징으로 불려온 베짱이가 얼마나 애타는 심정으로 노래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그러니 책을 읽고 나면 익숙하게 걷던 공원에서 발밑을, 나무를, 풀 속을 돌아볼 수밖에 없다. 지은이는 ‘나무 멍’을 때리면서 ‘곤충 멍’도 때려보자며, 입문자들을 위한 곤충 관찰 노하우도 소개한다. 그는 왜 곤충의 밥상을 차릴까? 사라지고 있는 것은 꿀벌만이 아니다! 이 책의 제목에서 ‘곤충’이 아니라 ‘벌레’를 쓴 것은, 지은이가 연구하는 곤충들이 정말로 딱정벌레, 버섯벌레 등 ‘벌레’로 불리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은이는 실제로도 지인들 사이에서 ‘벌레박사’로 불린다고 한다. 그런데 사실 ‘벌레’는 ‘곤충’보다 더 크고 넓은 세계다. 곤충은 다리 여섯 개, 다듬이 두 개, 날개 네 장이 달린 동물에 한정되지만, 벌레는 곤충뿐 아니라 다리가 아주 많거나 다리가 없는 작은 생명들도 포함한다. 따라서 우리가 곤충을 ‘벌레’로 통칭해 부르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에는 ‘징그럽다’는 뜻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혐오스럽게 느꼈던 우리 곁의 많은 생명들을 더 이상 그렇지 않은 것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만나는 새로운 세상에 관한 이야기다.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으로 바라본 세상은 이전과 다르다. 익충과 해충의 구분이 얼마나 부실하고 즉흥적이며 인간 중심적인 논리 위에 서 있는 이야기인지 알게 되고, 무시무시한 침입자로만 느껴졌던 외래 곤충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건너와 매 순간 목숨을 내놓고 살아가는 안쓰러운 존재로 보인다. ‘징그러운’ 애벌레 또한 어른벌레가 되기 위해 ‘견디는’ 것으로 비치지만, 그건 인간의 관점일 뿐 애벌레 시기가 곤충의 ‘전성기’일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놀랍게 다가온다. 그런데 사람들이 자연을 만끽하겠다며 죽은 나무를 치우고 숲을 정리하는 행위가 이들을 소리 없는 죽음으로 몰아간다. 식물의 개화시기를 앞당기는 기후위기 또한 식물보다는 곤충을 굶어죽이고 있다. 벌이 사라진다는 뉴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지만, 이미 수많은 곤충들은 사라진다는 사실조차 알리지 못한 채 사라지는 중이다. 지은이에게 ‘벌레를 사랑하는 기분’은 무덤덤한 기분에 가깝다. 그는 벌레가 징그럽거나 무섭지도 않지만, 마냥 예쁘거나 감동적으로 느끼지도 않는다고 고백한다. 늘 곁에 있는 공기에 대해 호불호를 느끼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그가 ‘곤충의 밥상’을 차리게 된 것은 이런 ‘당연한 공존’의 결과다. 언뜻 보기엔 잡초가 무성해 버려진 땅처럼 보이는 그의 정원에는 식물의 생애주기에 맞춰 철마다 온갖 곤충들이 들끓고, 그들을 ‘밥상’으로 삼는 개구리와 새 등 또 다른 포식자들도 북적댄다. 사람이 편하게 거닐기 위해 다듬고 정리하는 정원이 아니라, 언제든 곤충이 찾아와 밥 먹고 쉬면서 짝을 찾을 수 있는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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