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언어는 화자의 의도를 정확히 전달하는가? 언어로 전달되지 않는 이야기는 어떻게 들을 수 있을까? 언어는 의사소통을 원활하게 해준다. 그러나 한편으로 언어는 어떤 착각을 일으킨다. 의사소통에서 화자, 곧 송신자가 전달한 메시지와 수신자가 받은 메시지가 동일하다는 착각이다. 같은 단어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가 서로 다르게 해석되어 오해가 생긴 경험을 떠올려 보라. 의사소통의 주된 수단인 언어의 불완전성을 마주할 때 우리는 쉽게 당혹감을 느낀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당황하게 만드는 사실은, 이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언어만큼 보편적이고 구체적인 의사소통 체계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사소통의 불완전성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문제일까? 『어긋난 틈으로 미끄러지기 : 오디오 레터 교환 워크숍을 통한 비언어 소통 실험』 은 언어 없이 사운드만으로 의사소통하는 ‘오디오 레터 교환 워크숍’의 실험 과정을 다룬다.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감정과 생각을 사운드로 표현하고 이를 매개로 의사소통하는 워크숍을 통해 언어의 한계를 탐구하며 비언어적 소통을 통한 이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책의 1부에서는 역사적 및 동시대적 맥락에서 관습적인 언어 사용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비언어적 소통을 시도한 다양한 작업들을 검토한다. 2부에서는 오디오 레터 교환 워크숍의 기획과 진행 과정을 전반적으로 소개하고, 3부에서는 워크숍에서 관찰된 내용을 바탕으로 열린 언어의 한계와 주변부를 여러 방식으로 탐험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책은 언어적 의사소통의 미끄러짐과 어긋남, 그 틈에서 발생하는 오독의 아름다움과 새로운 방식의 의사소통의 가능성을 살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