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고호의 선원들

매기 넬슨 · 에세이/인문학
2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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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회고록, 비평을 넘나들며 장르를 구부러뜨려 온 매기 넬슨의 대표작. 파트너 해리 도지와 사랑에 빠진 시점부터 해리 어머니의 사망과 넬슨 자신의 출산에 이르는 몇 년간을 소재로 퀴어함, 사랑, 트랜지션, 모성에 대한 문화적 가정들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구하는 과정을 글쓰기로 재생한다. 이 책은 쾌락과 돌봄, 퀴어와 가족, 래디컬과 순응의 관계를 흩뜨리며 끊임없이 나와 우리를 다시 빚는 ‘되어 감’의 과정을 담고 있다. 문화적 이분법과 명명의 한계를 조심스럽게 피해 가며 파트너와 아이를 비롯한 타자들과의 마주침을, 그들이 가져다준 갖가지 쾌락을, 서로를 보듬는 보통의 헌신을 열렬하고도 진실하게 재현한다.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자서전과 달리 삶의 내밀한 사건들을 (인용을 경유해) 이론적, 비평적 성찰과 긴밀하게 엮은 이 책은 출간 후 문화계 전반으로부터 찬사를 받았으며, 작품과 삶, 공과 사의 구분을 무너뜨린 오랜 페미니즘 전통을 잇는 한편 ‘자기 이론’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생명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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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제공 책 소개

쾌락과 돌봄, 퀴어와 가족, 래디컬과 순응의 관계를 흩뜨리며 나와 우리를 다시 또 빚는 무한한 되어 감의 노래 사랑, 트랜지션, 파트너십과 재생산을 주제로 생의 한 시기와 관계들, 문화적 전제들에 질문을 던지는 자기 이론적 탐구 말이 제약이자 가능성임을 인정하고 조심스럽게 나아가며 갖가지 쾌락을, 보통의 헌신을, 평범한 행복을 언어화하려는 시도 ♠ 2015년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상 수상작 ♠ 『아르고호의 선원들』 초반부에 매기 넬슨은 자기 집 머그잔에 인쇄된 사진 일화를 전해 준다. 사진에는 연말연시를 맞아 말쑥하게 차려입은 넬슨의 식구가 찍혀 있다. 넬슨의 파트너인 해리 도지, 도지와 전 파트너 사이에서 난 넬슨의 의붓아들, 얼마 뒤 이기(Iggy)가 될 태아를 품은 넬슨 자신이 사진 속 등장 인물이다. 인터넷 주문을 통해 머그잔에 사진을 새긴 사람은 넬슨의 어머니다. 넬슨은 사진 묘사를 이렇게 마무리한다. “우린 행복해 보인다”(23). 집에 놀러 온 친구가 머그잔을 보고는 말한다. “와. 내 평생 이렇게 이성애 규범적인 건 처음 봐.” 이 말에 넬슨의 머릿속에는 일련의 질문이 연잇는다. 이 사진이 우리의 관계에 관한 진실을 말해 주는가? 가족처럼 보이는 관계를 꾸리면 어김없이 가족이라는 범주에 포획될 수밖에 없을까? 파트너인 해리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면(“호르몬 맞는 부치로 정체화하는 데 만족하는 해리”) 같은 사진도 다른 의미를 띠게 될까? 한 사람을 근본적으로 탈바꿈하는 임신과 출산이라는 경험이 어째서 곧장 순응과 연결되는 걸까? 어떤 기준으로 정상성과 전복, 순응과 급진을 나눌 수 있으며 누가 나누는가? 『아르고호의 선원들』은 시, 회고록, 비평을 넘나들며 장르를 구부러뜨려 온 매기 넬슨의 대표작이다. 이 책에서 그는 파트너 해리 도지와 사랑에 빠진 시점부터 해리 어머니의 사망과 넬슨 자신의 출산에 이르는 몇 년간을 소재로 삼아 퀴어함, 사랑, 모성에 대한 문화적 가정들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답을 구하는 과정을 글쓰기로 재생한다. 그러면서 파트너십과 트랜지션, 돌봄을 주제로 끊임없는 되어 감(becoming)의 고통과 쾌락을 기록하고 언어가 갖는 한계뿐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을 탐색하려 시도한다. 일반적인 회고록이나 자서전과 달리 삶의 내밀한 사건들을 (인용을 경유해) 이론적, 비평적 성찰과 긴밀하게 엮은 이 책은 작품과 삶, 공과 사의 구분을 무너뜨린 오랜 페미니즘 전통을 잇는 한편 이 양식을 새로이 일컫는 ‘자기 이론’(autotheory) 개념이 생명력을 확보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출간 직후 이 책은 “오늘날 미국에서 활동하는 가장 짜릿한 작가이자 동 세대의 가장 예리하고도 유연한 사상가”(올리비아 랭), “『아르고호의 선원들』을 읽고 나는 더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졌다”(율라 비스), “독창적이고 두려움을 모르며 마음으로 가득한 눈부신 책”(킴 고든)이라는 평가를 비롯해 문화계 전반으로부터 격찬을 받으며 넬슨을 동시대의 가장 중요한 작가 반열에 올려놓았으며 2015년 전미 도서 비평가 협회상을 안겨 주었다. 번역가 이예원이 독보적인 언어 활용으로 조탁한 한국어판은 우리 삶을 어떻게 보듬고 표현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 줄 것이며, 언어가 불완전하면서도 그만하면 충분할 수 있음을 감각적이면서도 감동적으로 드러내 줄 것이다. 이분법과 규범을 사양하고 구체적으로 삶에 다가가며 ‘진짜라는 느낌’을 추구하는 끊임없는 과정으로 재정의하기 해리에게 사랑을 고백한 직후 넬슨은 그에게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아르고호 원정대’를 두고 롤랑 바르트가 쓴 구절을 보낸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는 ‘선박의 이름은 그대로임에도 바다를 항해하며 배를 점차 새로이 만들어 가는 아르고호의 선원’과도 같다고 바르트가 설명한 대목이었다.” 넬슨은 이 구절을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선체의 각 부위가 교체되고 그러므로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선박이 아님에도 변함없이 아르고호라는 이름으로 부르듯이, 연인이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때 이 문장에 담긴 의미는 그 문장을 사용함으로써 매번 갱신되어야 한다”(11). 이 해석은 ‘사랑해’라는 단언뿐 아니라 언어 자체에도 적용되며 삶과 정체성, 관계도 마찬가지다. 너와 나, 우리는 언제나 똑같이 불리겠지만 그 내면은, 어쩌면 외형도 끊임없이 무언가가 되어 가는 중이다. 특히 해리와 넬슨은 얼마 후 서로 다른 방식으로 깊은 변동을 경험한다. 해리가 트랜지션을 위한 테스토스테론 투여와 수술을 결심하고 넬슨은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 과정이 이들과 둘의 관계를 어떻게 바꿔 놓았는지를 기록하지만 단순한 회고와는 거리가 멀다. 이 사건들에 결부된 사회적 정의와 문화적 상상이 얼마나 협소하고 경직돼 있는지를 의심하고 한층 포괄적인 정의에 도달하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목표다. 넬슨은 퀴어와 래디컬이라는 말을 재고의 대상으로 삼는다. 퀴어와 래디컬을 한쪽에 두고 혼인과 임신을 다른 쪽에 두는 문화적 이분법과 동성혼에 대한 찬반론에 개입하며 그는 자신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친 이브 코소프스키 세지윅을 따라 퀴어의 정의를 “각양각색의 저항과 균열과 불일치를 모두 아우르는 말”로 확장하려 한다(이 단어의 의미가 성 정체성 및 성적 지향과 근본적으로 결부되어 있음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아르고호처럼 주격으로 작용하는 단어, 탈피(脫皮)한 혹은 교체되는 선체 부위와 부품을 지명하려는 의사를 지니는 단어, 언명하는 한편 포착을 피하는 수단이 되는 단어이길”(47). 이 책은 묻는다. 서로 대립하는 듯 보이는 단어들 자체에 고착되어 개개 사례의 다양함과 다채로움을 놓치는 빈약한 사회적, 문화적 상상이 문제의 한 축은 아닐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정한 삶의 형태만이 퀴어하거나 래디컬하다는 것도 일종의 규범으로 작용하고 있는 건 아닐까? 중반부에 그는 모성과 예술, 돌봄과 성애의 구분을 무화하는 A. L. 스타이너의 전시 <강아지와 아기>를 비평하며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은 몸의 경험이 종류 불문하고 새롭고 낯설게 만들어질 수 있음을, 이 인생에서 우리가 하는 그 무엇도 뚜껑 덮어 은폐할 필요가 없으며 그 어떤 일련의 관행도 관계도 이른바 래디컬과 이른바 규범성을 독차지하지는 않음을 상기시킨다”(114). 이 책에서 주된 영감의 원천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정신 분석가 D. W. 위니콧이다. 넬슨은 그의 ‘진짜라는 느낌’(feeling real)이라는 개념을 자기 것으로 삼는다. 우리는 진짜와 가짜를 나누고 나만이 진짜 편에 서 있다는 유혹에 빠져들곤 한다. 하지만 위니콧은 “누구나 자신이 진짜라는 느낌을 갖고자 바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스스로 진짜라고 느끼도록 도울 수 있으며, 스스로 진짜라고 느낄 수도 있다”고 보았다(25). 각자가 저만의 방식으로 진짜일 수 있을 가능성을 부정하면 어떤 급진적인 말도 “규범/위반이라는 이분법과 누구에게나 하나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하는 강요”(117)에 미끄러질 위험이 생긴다. 반대로 넬슨은 세지윅의 지침을 받아들여 “사람들은 각기 다르다”(115)는 사실을 유념하고 무엇에 관해서든 “복수화하고 구체적으로 언급”하려 한다(98). 『아르고호의 선원들』은 얼핏 규범을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삶의 세부들이 깊게 들어가 보면 독특하게 진짜라는 느낌을 추구하는 과정일 수 있음을 자신의 사랑과 출산, 나이 듦을 사례로 예증하는 책이다. 우리의 근원적인 의존과 취약성을 인정하는 순간 가능성으로 다가오는 보듬음과 보듬어짐의 쾌락 그렇지만 끊임없이 진짜라는 느낌을 확보하는 과정은 나 홀로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타자들과의 마주침 속에서 나를 내주는 위태로운 결심이야말로 되어 감의 동력이다. 해리에게 사랑을 고백하고 넬슨은 “속을 까발리고 당황한”(11) 기분을 느낀다. 또 이기를 배고 낳기 위해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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