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뢰즈, 괴물의 사유

이찬웅
40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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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머리말 제1부 사유 1장 신체의 사유 2장 변신의 괴물학: 1830년 파리 자연사박물관에서 3장 기호, 힘들의 포착: 경험주의와 표현주의의 교차로에서 4장 변조, 지층, 환경 제2부 실천 5장 이접적 종합: '신의 죽음' 이후 무엇이 오는가 6장 정동, 생성의 분자 7장 영화에서 정동의 문제 8장 선택의 현대적 형식 제3부 창조 9장 창조의 세 전선: 철학, 과학, 예술 10장 감성과 예술론 11장 회화론: 감각의 분열적 상승 12장 기와 리의 여행 보론: 리듬과 노모스 각 장의 출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생명, 그것은 괴물이다.”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 들뢰즈가 평생에 걸쳐 답하고자 한 물음들 — 괴물의 사유 이 책은 국내 최고의 들뢰즈 연구자 중 한 명인 이찬웅 교수(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가 지난 10여 년의 연구를 일단락 짓고 펴내는 첫 번째 저작이다. 이 책은 들뢰즈의 개념들이 그리는 선, 괴물의 사유를 모아 오딜롱 르동의 목탄화처럼 그의 초상을 드러낸다. 들뢰즈에 관한 책은 적지 않지만 많은 경우 그의 특정한 면모나 저작만을 강조하거나 환원적인 태도를 취하는데, 이 책은 들뢰즈의 사유가 가진 다양한 방향성과 풍부한 차원을 가감 없이 소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또한 이 책은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주제 아래 들뢰즈의 평생에 걸친 사유의 궤적을 그려 보이는 한편, 들뢰즈가 현대 철학의 거장이자 철학사 연구자라는 점에 집중해 그가 철학사로부터 길어 올린 요소들을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배치하는지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들뢰즈가 철학사에 기입한 괴물 같은 개념들 들뢰즈가 지난 세기에 가장 많은 수의 개념을 탁월하게 구사한 철학자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리고 그가 오랜 세월 먼지를 뒤집어쓴 철학자들에게 새롭게 생기를 불어넣고 그들을 현대인들 사이에서 뛰놀게 만들었다는 점에도 이견을 말하기 어렵다. 루크레티우스, 스토아학파, 둔스 스코투스,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흄, 니체, 베르그손에 이르기까지 들뢰즈의 철학사 연구는 상대적으로 그전까지 잘 조명받지 못했던 철학자들의 르네상스를 가져왔다. 이 책은 들뢰즈 사유의 궤적을 따라가면서 그와 철학자들 사이에서 태어난 주요 개념들을 소개한다. 개념의 원천이 무엇이고, 그것이 들뢰즈에 의해 어떻게 변형되고 다른 개념들과 연관되는지 또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지 살펴본다. 나아가 사유란 무엇인가, 실천이란 무엇인가, 창조란 무엇인가라는 세 가지 물음 아래 들뢰즈의 사유를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존재의 일의성 ― 우리 안에 있는 단 하나의 추상적 괴물 들뢰즈는 자신의 사유를 “존재의 일의성”이라는 말로 규정한다. 이것은 서양철학사에서 간신히 전해져온 소수 전통이었다. 들뢰즈가 그린 계보학에 따르면 둔스 스코투스, 스피노자, 니체가 앞서 있고 자신은 그 뒤를 잇고 있다. 들뢰즈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가장 멀리까지 밀고 간다. 모든 존재자는 서로 다르지만 ‘존재한다’라는 술어의 의미는 그들 모두에게 같다. 이것은 이를테면 신(神)과 진드기의 존재 의미를 같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게 만드는, 존재의 평등성을 긍정하는 가장 간명하고 과격한 정식이다. 들뢰즈에 의해 세워진 이러한 ‘일의적 존재’의 개념은 신성모독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모든 초월적 존재자에 대한 전투로 번져나간다. 이 깃발 아래에서 존재자들은 각자의 존재 안에서, 존재를 통해 ‘신을 통하지 않고’ 서로 직접 공통성과 동등성을 교환하는 존재로 새롭게 규정된다. 사유의 출발점으로서 신체의 발견 스피노자와 니체는 기존의 철학 전통에 대해 순수한 정신의 추구에 골몰하느라 신체를 불순한 파편으로 본 것이 아닌가 하는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니체는 이런 맥락에서 신체에서 출발하는 사유를 강조하였고 “사물 자체가 힘이며 힘의 표현”이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들뢰즈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이어받아 자신의 주요 문제들을 정식화한다. “우리는 … 하나의 신체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지, 어떤 힘들이 그것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이 힘들이 무엇을 예비하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신체에 대한 들뢰즈의 이 말은 서양 형이상학의 오랜 전통을 폭파시키는 일종의 전쟁 선포였다. 들뢰즈는 여기서부터 자신의 사유를 관철하기 위한 긴 여정에 오른다. 생성이 일어나는 식별 불가능성의 지대 들뢰즈에게 신체는 곧바로 그것이 가진 능력들 또는 힘들과 동일시된다. 그리고 신체의 역량 또는 힘은 언제나 외부의 다른 힘들과의 관계 맺음을 전제한다. 이 지점에서 들뢰즈는 스피노자의 “공통 관념”을 두 신체가 서로 뒤섞이는 “식별 불가능성의 지대”로 새롭게 개념화한다. 여기에서 두 신체는 자신의 형상을 점점 상실하며 생성이 일어난다. 즉 괴물이 실천적으로 제작된다. 생성은 새로운 속도, 새로운 정동을 만들어내고, 이는 다시 우리에게 새로운 감각과 새로운 사유 방식을 개방한다. 개체를 유(類)와 종(種)의 관점이 아니라 정동의 관점에서 보라. 그리고 형상의 관점이 아니라 속도의 관점에서 보라. 들뢰즈는 초월성의 철학에 맞서 이렇게 제안한다. 정동과 속도의 관점에서 볼 때 모든 신체는 무수히 많은 입자의 거대한 운동, 합성, 해체로서 나타난다. 또한 인간뿐만 아니라 동식물도, 더 나아가 음악 작품과 같은 비유기체도 모두 단 하나의 관점에서 정동들로 정의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윤리학(éthique)은 동물행동학(éthologie)”이 된다. 조프루아 생틸레르의 괴물학과 존재의 일의성 들뢰즈는 언제나 하나의 존재론에 상응하는 어떤 생물학이 있다고 생각했다. 스피노자의 철학에 상응하는 생물학, 하지만 역사적으로 비어 있는 이 자리에 들뢰즈는 19세기 자연사학자 에티엔 조프루아 생틸레르를 앉혀놓는다. 1830년 파리 자연사박물관에 있었던 퀴비에와 조프루아 사이의 격렬한 논쟁은 과학사에 유명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다양한 생명체를 유비 관계에 따라 상위의 종으로 묶어나갈 수 있다고 할 때 가장 최상위 종은 하나인가, 여럿인가? 이에 대해 조프루아는 최종적으로 단 하나의 종으로 수렴할 것이라고 주장하였고 이를 “구성의 단일성”이라고 일컬었다. 그리고 들뢰즈는 과타리와 함께 『천 개의 고원』에서부터 이 ‘구성의 단일성’ 원리를 전면에 내세운다. 이로부터 존재의 일의성은 모든 생물은 단 하나의 추상적인 동물로부터 변형을 통해 얻어진다는 생물학적 정식을 얻고, 이것은 실천적 생성을 위한 이론적 조건이 된다. 변신의 괴물을 긍정하기 조프루아의 괴물학은 다윈의 진화론 이전에 나온 것으로서 역(逆)진화나 ‘자연에 반하는 생성’이라는 관념을 품고 있었고, 이 점에서 들뢰즈에게 깊은 영감을 주었다. 존재론적 측면에서 모든 동물은 그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가장 심오한 곳에서 모두 같은 존재이다. ‘단 하나의 같은 동물’이 이런저런 변신을 거쳐 만들어진 결과가 이 지구상의 많은 동물과 생명체이다.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생명, 그것은 괴물이다. 그의 비전은 존재와 생명이 모두 차이로서 동일하다는 데 있었고, 이를 통해 존재의 일의성은 이제 대지에서 벌어지는 차이의 운동 또는 대지의 생명성 자체를 의미하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생명체가 성장하고 소멸한다는 사실로부터 현실태와 가능태를 구분하며 성체가 배아보다 더 큰 완전성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들뢰즈에게서 이 위계는 역전된다. 들뢰즈가 볼 때 알은 형상의 가능태가 아니라 분화의 잠재태이다. 배아의 분화가 전개될 때 그 방향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고, 다만 환경 속에서 우연에 내맡겨진다. 모든 신체는 하나의 알 또는 괴물이며 극한의 지점에서 무한히 변신 가능하다. 신체-기계들은 서로 연결하면서 생산하고, 구획을 가로지르면서 기입되고, 변신하는 주체를 잔여물로서 만들어내며 내포적 강도량을 소비한다. 신체는 잠재력의 관점에서 완전히 해방된다. 정동, 생성의 분자 들뢰즈 사유의 여정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때 그 역동적인 모험을 떠받치고 있는 중요 개념 중 하나는 정동(affect)이다. 정동이 내재주의 실천학에 새로운 시야를 열어주고, 예술의 형이상학을 전개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들뢰즈는 스피노자주의, 정신분석학 그리고 동물행동학의 요소를 차례로 중첩시키면서 정동을 독창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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