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수지

존 맥그리거 · 소설
3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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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옮긴이의 말(김현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 2017 코스타 상 수상작 ★★★ ★★★ 2017 맨부커 상, 골드스미스 상 롱리스트 ★★★ ★★★ 전 세계 17개국 출간 ★★★ 문학의 가장 특별한 성취이자 소설의 이상형 전 세계 젊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주는 작가 존 맥그리거 8년 만의 신작 2017년 영국 문학 최고의 권위로 손꼽히는 코스타 상을 수상한 존 맥그리거의 장편소설 『저수지 13』이 미디어창비에서 출간됐다. 『기적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면』 『너무나 많은 시작』 『개들조차도』를 통해 누구도 주목하지 않은 삶에 대한 관찰과 경이로운 시선을 보여주며 한국 독자들을 매료시킨 존 맥그리거의 이번 소설은 국내에 마지막으로 출간된 『개들조차도』 이후 8년 만의 신작이다. 『저수지 13』은 “지금까지 나온 그의 작품 중 최고다”라는 평과 함께 그해 『가디언』 『텔레그래프』 『파이낸셜타임스』에서 “2017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설은 사라진 여자아이를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한겨울 안개가 낮게 깔린 언덕 위를 가로지르는 수색대, 저수지를 훑는 탐조등과 밤새 떠 있는 헬리콥터 등 스산한 풍경이 펼쳐진다. 독자들은 시신이 얼른 발견되고 사건 뒤에 숨겨져 있던 비밀이 드러나길 바란다. 독자들은 사건 해결의 단서를 찾고자 마을 사람들을 모두 용의선상에 올려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수지 13』은 그러한 기대를 보란 듯이 배반한다. 존 맥그리거는 일반적인 소설의 문법을 따르지 않고 사라진 여자아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범인은 누구인지 등 실종사건에 집중하지 않는다. 다만 일정 거리를 둔 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세계와 자연의 세계를 동시에 비출 뿐이다. 이야기는 마을 공동체와 개인의 내밀한 사연 아래 겹겹이 쌓인 삶의 층위, 각각의 목소리를 13년 동안 펼쳐내는 데 집중한다. ‘작가들이 사랑하는 작가’ 존 맥그리거는 이번 작품에서 간결하고 절제된 문체로 짜임새 있는 완벽한 서사를 완성했다. 집필에만 8년이 소요된 『저수지 13』은 해마다 반복되는 자연 세계의 모습,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농가의 일상, 은빛으로 흐르는 강물과 그 위를 천천히 가로지르는 찌르레기의 날갯짓을 묘사하는 등 존 맥그리거 특유의 ‘시적인 문장’을 응축한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무엇보다도, 삶은 눈이 먼 채 계속 이어진다 상실 이후 13년, 비극도 기적도 묵묵히 받아들이는 자기 앞의 생 어느 겨울 영국의 작은 마을에서 열세 살 여자아이가 실종된다. 경찰이 도로를 차단하고 몰려든 기자들로 조용했던 마을은 시끄러워진다. 마을 사람들도 합류해 황무지 곳곳을 수색한다. 실종된 여자아이의 이름은 리베카, 베키, 혹은 벡스였다. 모든 것이 멈춰 마땅할 것 같은 이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후, 무심히 13년이라는 시간이 흐른다. 계속되는 수색 작업은 긴장감을 부여하는 동시에 죄책감에 짓눌린 마을 사람들의 내면을 이따금 비추며 실종사건이 각자의 삶에 끼친 영향을 가늠하게 한다. 밤이면 사람들은 여자아이가 있을 만한 곳에 관한 꿈을 꾸었다. 아이가 황무지를 따라 걸어가는 꿈에서, 아이의 옷은 젖어 있고 피부는 거의 파란색이었다. 맨 처음 아이를 발견하고 담요로 감싸서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는 꿈도 있었다. (22면) 여전히 모두들 그 아이에 대한 꿈을 꿨다. 그 아이가 버스를 타고 기차역에 가서는, 선로 위를 미친 듯이 달리는 기차에 올라타는 꿈들이 있었다. 그 아이가 도로로 달려 내려와 어떤 남자가 모는 차를 타고 채석장으로 가는 꿈들이 있었다. 아이가 달리는, 계속 달리기만 하는 꿈들이 있었다. 아이는 도로를 향해, 버스 정류장을 향해, 안전한 숨을 곳이 있는 도시를 향해 달렸다. 실종 당일에 그 아이를 찾는 꿈들이 있었다. 어스름 무렵에 황무지에서 아이를 우연히 발견하고 부모에게 데려다주었다. 꿈속에서 여자아이의 부모는 감사하다고 짧게 인사를 했고, 사람들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이 중얼거렸다. (361-62면) 『저수지 13』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자신의 삶에 닥친 크고 작은 기회와 불운을 묵묵히 따른다. 13년이란 시간 안에서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죽는다. 사랑이 시작되는가 하면 끝이 난다. 지긋지긋하다며 마을을 떠나고 새 삶을 꿈꾸며 이사를 온다. 일자리를 얻거나 오랜 직장을 그만둔다. 실종된 아이의 부모에게 기꺼이 숙소를 내준 헌터 씨네 가족, 일 년 내내 바쁜 양떼 목장에서 평생을 보내는 잭슨 씨네 형제들, 마을 사람들을 두루 살피는 제인 목사, 은행으로부터 정육점을 압류당한 부부 마틴과 루스, 마을 소식지를 발행하는 오스틴 쿠퍼와 일과 쌍둥이 양육을 병행하는 수 쿠퍼, 가정폭력으로부터 탈출해 아이들과 새 삶을 꾸려가고자 애쓰는 수재나, 재미있는 걸 찾기 위해 늘 몰려다니는 10대 아이들, 특수학교에 다니는 앤드루와 그 아이를 감당하기 위해 노력하는 엄마 아이린, 은퇴 후 건강이 나빠진 이웃 윌슨 씨를 대신해 개 넬슨과 매일 산책을 하는 캐시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한 장면씩 집중되었다 사라지는 마을 사람들의 삶이 매년 축적되면서 마치 그들의 압축된 인생을 함께 산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존 맥그리거는 그토록 많은 일을 겪는 마을 사람들의 선택이나 행동을 결코 인과관계로 설명하지 않고 명쾌한 답을 내리지도 않는다. 이렇게 창조된 세계는 그래서 오히려 더 우리의 현실과 닮아 있다. 13년이라는 시간은 인간으로서 잃지 말아야 할 가치와 인간이라서 품게 되는 욕망 사이에서 입장을 자주 번복하며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옹졸한,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 삶의 총체를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 그때까지는 그저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삶은 언제나 미완성이다. 어쩌면 답을 찾는 소설보다는 이렇게 하나의 세계를, 완성되지 않은 채 순간들이 쌓여가는 그 시간들을 온전히 보여주는 소설이 우리의 삶에 더 가까울지도 모른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수많은 상실과 실패에도 쉽게 절망하거나 긍정하지 않는 사람들 평범한 우리의 삶으로 증명하는 생의 의미 『저수지 13』에는 사랑과 이별, 성공과 실패가 뒤섞인 삶이 있다. 친절과 폭력, 열정과 피로, 인내와 실망이 뒤엉킨 관계가 있다.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은 단순하지만 작고 안전한 기쁨이기도 하다. 지겨운 일상, 소통의 실패, 삶을 뒤흔든 상실, 견디기 힘든 고통 속에서도 오늘과 별반 다르지 않은 내일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사실은 우리에게 크나큰 안도감을 준다. 이 책의 구성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총 13개의 장은 각각 1년씩을 이야기하고 각 장에선 13개의 문단이 반복된다. 실종사건이 발생한 후 13년 동안 이야기는 매해 불꽃놀이로 시작되고 4월엔 제비가 돌아오며 8월엔 크리켓 시합이 열리고 10월이면 서머타임이 끝나면서 겨울이 온다. 그리고 다시 불꽃놀이가 시작된다. 되풀이되는 일상은 실종된 여자아이를 찾는 일만큼이나 중요하다. 마을 사람들은 오늘도 내일도 그저 살아야 한다는 그리 특별하지 않은 삶의 진리를 조용히 받아들인다. 어쩌면 그들의 인생에서 여자아이를 찾는 수색이 계속될지도 모른다. 평범한 일상 또한 계속될 것이다. 그건 우리가 삶을 사랑하는 가장 익숙한 방식이자 위대한 일이 될 것이다. 사랑은 알고 있다. 삶이 긴 시간을 견디며 흔들리고 넘어지다 일어서 종내에는 눈앞에 주어진 길로 우리를 다시 데려다 놓을 것임을, 그리하여 우리는 층층이 쌓인 고통과 기쁨 위로 거듭 발걸음을 옮겨 앞으로 나아갈 거란 사실을 말이다. 인간적인 온기를 잃지 않고 다양한 맥락에서 읽히는 풍부한 서사로 새로이 독자 곁을 찾아온 존 맥그리거의 이번 작품은 오랫동안 우리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사랑으로, 삶으로, 기적으로. 한국의 독자들에게 안녕하세요, 존 맥그리거입니다. 저의 새 소설 『저수지 13』은 열세 살 여자아이의 실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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