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인간 본성과 권력의 이면을 고발하는 통렬한 비유 탁월한 문학적 심미안으로 재해석한 『군주론』, 『군주론』을 연극적으로 형상화한 이탈리아 연극사상 획기적인 희극 작품 『만드라골라』, 『군주론』의 속편 격인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를 한 권에!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지도자의 도덕적 자질보다는 파격적인 통치의 기술과 권모술수를 더 강조하기 때문에 1531년 첫 출간된 이래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킨 책이다. 이같이 정치(사실)와 윤리(가치)를 구분했다는 점에서 『군주론』은 근대 정치학의 시작이라고 본다. 『군주론』은 군주를 위한 거울 책자라고 했는데, 이 책은 우리 독자에게도 하나의 거울이 된다. 『군주론』을 읽는 독자는 이러한 욕망의 거울에 자연스럽게 자기 자신을 비추어 보게 된다. 기존에 『군주론』을 읽어온 독자들 중에는 나폴레옹, 레닌, 무솔리니 같은 통치자만 있는 게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은데, 그들은 이 책에 대하여 매혹 혹은 반감을 느껴왔다. 이 책을 읽고 거기에 반응하는 방식에 따라 독자의 자아의식과 아이덴티티가 은연중 드러나게 된다. 바로 이것이 『군주론』을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읽을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군주론』을 거듭 읽으면, 우리는 마키아벨리에 대해서 더 많이 알게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군주론』은 정치학 책으로 읽을 수도 있지만 하나의 문학 작품으로 더 호소력이 있다는 것이다. 『군주론』은 서양의 문학적 전통이 많이 스며들어가 있어서 문학 작품으로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고, 읽는 사람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문학적 텍스트로 볼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우리 자신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해주는 살아있는 고전 마키아벨리는 한 정체(政體)가 끝나고 다른 정체가 시작되려는 시대에 살았기에 일단 이탈리아 내에 통일된 군주국가가 창립되면 그 통치자들을 설득하여 공화정부에 권력을 이양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최초의 근대 군주국을 이탈리아 중심부에 수립, 유지하려고 했다. 바로 이런 필요에 따라 마키아벨리는 1513년 봄 『로마사론』을 처음 쓰기 시작하다가 이 작업을 잠시 중단하고 그 해 후반에 『군주론』을 집필했다. 이 때문에 『군주론』만 따로 떼어서 읽으면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왜곡하기가 쉽다. 그는 군주국과 공화국의 두 정부 형태가 서로 다른 역할에서 장점이 있다고 보았다. 『군주론』 이외에도, 마키아벨리의 사상적 배경을 좀 더 명확히 알려면 『로마사론』, 『만드라골라』,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같은 마키아벨리의 다른 작품들을 함께 읽어서 그의 진의를 입체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 번역본에서는 기존의 번역본들이 마키아벨리의 도덕 혹은 부도덕에 관한 논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과는 달리 『군주론』을 하나의 문학적 텍스트로 파악하면서, 이 책의 주인공으로 체사레 보르자를 내세우고 그를 통해서 포르투나, 비르투, 네체시타의 3각 관계를 조명하는 데 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