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괴된 사나이>로 제1회 휴고상을 수상한 작가 알프레드 베스터의 대표작 가 출간됐다. 25세기를 배경으로 고전 <몽테크리스토 백작>을 흥미롭고 박진감있게 변주한다.
이야기의 배경은 '존트'(일종의 텔레포테이션)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이 사라진 미래사회. 우주에서 조난당한 채 5개월여 동안 고립되어 있던 걸리버 포일은 자신의 목숨을 구하지 않고 외면해버린 '보가'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복수하기로 결심한다.
보잘것 없고 초라한 한 남자에게 '복수'라는 동기가 주어지면서, 강하고 영리한 인물로 다시 태어나게 된 것. 결국 이 소설은 한 평범한 인물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이끌어내는 과정을 그려나간다. 때로 복수심은 사람을 살게 하는 가장 강한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 포일은 <파괴된 사나이>와 마찬가지로 선인이 아니다. 자기중심적이며 악랄하게 자기 목적을 취하려는 남자. 오직 한 방향만을 바라보는 고집과 강한 추진력, 단단한 껍질 속의 약한 내면으로 인해 기묘하게 매혹적인 캐릭터는 '벤 라이히'와 닮아 있다.
흔히 불꽃놀이(pyrotechnis)라 표현되는 베스터의 현란한 문체와 언어유희가 여전히 매력적이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빌려온 복수극의 얼개는 강한 흡인력을 발휘한다. 강렬하고 인상적인 인물들, 화려한 이야기 전개와 반전, 열기를 다 태우고 난 뒤 얻는 깨달음과 교훈... 미래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배신과 복수, 애증과 구원의 드라마로 나무랄 데 없는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