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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이중나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명과학의 고전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아름답고 철학적인 대답
세기를 뛰어넘는 생명과학의 숨 가쁜 진화,
그 끝에 밝혀지는 역동적인 생명의 본모습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시스템이다.” 20세기 동안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정답으로 여겨졌던 말이다. 그러나 저자는 20세기 생명과학의 발전을 톺아보며 이 말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생명이란 자기를 ‘복제’하는 것도, ‘하나의 시스템’도 아니라고.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생명과학의 영원한 화두이자 삶의 의미를 묻는 묵직한 질문에 과학, 철학, 문학의 관점을 결합하여 새로운 답을 내놓는다.
록펠러대학, 하버드대학에서 생명과학 연구에 매진해온 저자는 생명과학의 숨 가쁜 역사를 종횡무진하며 과학사의 그늘에서 묵묵히 연구에 매진한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를 들추어내는 한편, 생물을 무엇이 무생물과 구별하게 만드는지를 생명관의 변천과 함께 고찰해나간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과학자의 길로 들어선 한 소년이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자 100여 년 생명과학의 역사를 관통하며 새로운 생명철학에 이르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문학적으로 수려한”(최재천) 과학책이다. 생명을 하나의 객체가 아닌 ‘파괴와 생성을 반복하는 역동적 흐름’으로 파악하는 저자의 ‘동적평형’ 생명관은 인간의 유전자를 기계의 부품처럼 조작하고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려는 시대에 생명의 본질과 고유성을 시사한다.
《생물과 무생물 사이》는 생명의 본질을 탐구하는 과학자만이 보여줄 수 있는 엄밀함과 치밀함, ‘생명’의 고유한 아름다움과 가능성까지 포착하는 철학적 생명관, 생명의 본질이라는 진실을 향해 숨 가쁘게 나아가는 미스터리적 구성으로 ‘《이중나선》을 뛰어넘는 새로운 생명과학의 고전’으로 평가받으며 과학 교양서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 책에서 제시한 과학과 철학을 접목한 ‘동적평형’의 생명관은 동료 과학자들을 비롯해 음악가 류이치 사카모토, 소설가 요시모토 바나나, 배우 아오이 유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생명과학의 시대를 연 ‘생명의 설계도’ DNA의 발견,
위대한 발견의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숨은 영웅들’
유전자의 본체인 DNA가 ‘자기 복제가 가능한 이중나선 구조’라는 획기적 발견은 20세기를 생명과학의 시대로 만들었다. 왓슨과 크릭은 이러한 사실을 최초로 발표함으로써 1962년 노벨의학생리학상을 수상했고, 지금까지도 생명과학의 시대를 연 영웅으로서 칭송받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의 업적을 기리기보다는, 그들의 ‘발표’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발견’의 역사를 추적한다.
애초에 ‘유전자의 본체는 DNA’라는 사실을 밝힌 것은 오즈월드 에이버리였다. 그는 예순을 넘긴 나이까지 직접 시험관을 흔들고 유리 피펫을 조작하며 몸소 실험하는 열정적인 과학자였다. 그의 성실함과 겸손함을 존경한 록펠러대학 사람들은 ‘에이버리에게 노벨상이 주어지지 않은 것은 과학 역사상 가장 부당한 사건이며, 왓슨과 크릭은 에이버리의 무등을 탄 버릇없는 손자에 불과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편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과학자가 있었으니, 바로 X선 연구자 로절린드 프랭클린이다. 그녀는 어떤 논리적 비약도 허용치 않고 직감을 배제한 채 관찰 결과에만 의지해 DNA의 모습을 성실하게 그려나갔다. 그 묵묵한 실험으로 DNA의 실체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으나, 왓슨과 크릭은 부정한 방법으로 프랭클린의 DNA를 관찰 자료를 입수했고 여기에 자신의 연구를 접목해 ‘세기의 발견’으로 발표해버린다. 그녀는 자신의 발견을 도둑맞고 과학자로서의 영광을 잃어버렸으며, 안타깝게도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이처럼 저자는 ‘칭송받지 못한’ 숨은 영웅들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최초로 논문을 발표해 ‘발견자의 영광’을 누린 이들만이 생명과학의 발전시킨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 나아가 에이버리와 프랭클린이 보여준 명예와 보상에 연연하지 않는 성실함과 겸손함, 자신의 편견에 매몰되지 않는 과학적 엄격함이야말로 생명과학의 시대를 열었음을 시사한다. 그는 과학이 자연에 관한 객관적 진실을 밝히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묵묵히 진리를 탐구하는 인간적 노력의 산물임을 이야기한다. 그는 ‘생명이란 무엇인가’의 답을 추적하며 ‘과학의 성과’는 물론 그 이면에 담긴 순수한 탐구심, 숭고한 노력, 좌절과 극복 등 ‘연구의 질감’을 세밀하게 관찰해야만 알 수 있는 인간적 아름다움을 포착해낸다.
“왜 ‘부품’이 망가져도 생명은 ‘고장나지’ 않는가?”
기계론적 생명관의 한계에서 드러나는 생명의 본질
DNA 이중나선 구조의 발견으로 만들어진 생명의 정의, ”생명이란 자기 복제를 하는 시스템이다“는 생명과학 연구를 지배하는 명제가 된다. 생명체는 DNA 정보에 따라 만들어진 다양한 부품으로 구성된 기계처럼 여겨지고, 이 기계론적 생명관에 사로잡힌 20세기 생명과학은 DNA의 일부를 극소의 ‘외과 수술’로 자르고 붙이는 실험들로 생명의 원리를 밝히고자 한다.
번데기가 나비로 부화하는 신비에 감동하고 도마뱀 알을 채집하며 제2의 파브르를 꿈꾸던 저자도 생명과학의 최전선에서 ‘생명 기계’의 ‘부품’을 조작한다. 그는 췌장의 한 ‘부품’인 GP2 유전자의 기능을 알기 위해 DNA를 조작하여 GP2라는 부품이 결여된 ‘녹아웃 마우스’를 탄생시키는 데 매진한다. 텔레비전에서 소리를 내는 부품을 제거하면 소리가 나지 않듯, GP2 유전자를 제거하면 그에 상응하는 ‘고장’이 발생할 것이고, 이로써 GP2의 기능을 알 수 있다고 짐작한 것이다. 마침내 GP2 유전자가 결여된 녹아웃 마우스를 만들어냈을 때, 그는 생명의 신비를 한꺼풀 벗겨냈다는 설렘에 가득 찬다.
그러나 GP2 유전자가 없는 녹아웃 마우스는 건강하게 태어나 여느 쥐처럼 2년 남짓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GP2 유전자가 없음에도 녹아웃 마우스는 평생 아무런 문제를 겪지 않았다. 왜 ‘부품’을 제거했는데도 왜 생명은 ‘고장나지’ 않는가? 저자는 이 쓰디쓴 실패에 좌절하면서 직감한다. 바로 여기에 ‘생명의 본질’이 있음을. 즉 생명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는 ‘부품’들로 이루어진 기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무엇인 것이다.
“우리는 한 개의 유전자를 잃은 마우스에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낙담할 것이 아니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라워해야 한다. 동적평형이 갖는 유연한 적응력과 자연스러운 복원력에 감탄해야 한다.”
_본문에서
“생명은 매 순간 자신을 파괴하면서 재생하는 하나의 흐름이다”
치밀하고 경이로운 생명, 그 아름답고 위태로운 ‘동적평형’의 세계
저자는 기계론적 생명관을 입증한 왓슨과 크릭에게서 벗어나, DNA 이중나선의 발견보다 10년 앞선 시기의 과학자 루돌프 쇤하이머를 조명한다. 쇤하이머는 생명은 ‘조립식 장난감처럼 부품으로 이루어진 분자 기계’가 아닌 매 순간 자신의 일부분을 버리고 또 재생하는 ‘다이내믹한 흐름’이라는 이론을 펼친다. 우리 몸에서 세포가 사멸하는 동시에 생성되고 있듯, 생명은 항상 새롭게 균형을 맞추고 있는 하나의 ‘흐름’인 것이다.
그러니 GP2 유전자가 없더라도, 어떤 부품이 누락되어도 생명이라는 흐름은 그 결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유연하게 변화하고 전체의 조화를 유지해 ‘고장나지’ 않는다. 부품과 기능이 일대일로 대응하는 기계라는 고정적 실체와 달리, 생명은 다이너미즘을 갖는 하나의 흐름으로서 존재한다. 우리가 장난감과 기계를, 나아가 로봇과 인공지능을 생물로 감각하지 않는 것은 바로 생명이 지닌 다이너미즘을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