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북아프리카·중동의 민주혁명 - 다시 ‘스피노자’ 정치사상의 부활을 예고한다!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냉전 체제의 해체 이후 서구 지성계를 유령처럼 떠돌던 말은 단연 사뮤엘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이었다. 외견상 문명충돌론은 서구와 비서구권의 충돌을 그들이 각각 지향해온 문화 및 종교의 차이에 두고 있지만, 내적으로는 민주주의적 가치가 서구유럽문화와 긴밀히 맞닿아 있다는 민주주의에 대한 문화주의적 설명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이러한 문화주의적 설명에 입각한다면, 민주주의는 오직 기독교 문명에 기반한 서구사회에서만 가능하며, 오랫동안 종교적 인습이 지배하고 개인의 권리, 곧 인권을 무시한 이슬람세계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와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튀니지의 재스민 혁명을 필두로 이집트의 민주주의 보편혁명을 거쳐 이슬람권 전체로 확산일로에 있는 민주주의 대중봉기는 서구 우월주의적 인식에 기반한 문명충돌론과 같은 민주주의에 대한 문화주의적 설명을 역사적 쓰레기통에 폐기처분하고 있다. 미국, 영국 등 서구신제국주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려놓은 봉건왕정에 기반한 중동, 북아프리카의 앙시앙레짐이 붕괴일보 직전에 놓여있는 것이다. 지금부터 350년 전, 이처럼 종교와 문화를 초월하여 그가 인간인 이상 민주주의라는 절대정체를 지향할 수밖에 없다는, 한마디로 민주주의의 전 지구적 보편혁명을 예견하고 이를 정치이론적으로 제창한 사상가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스피노자다. 종교와 인종을 초월한 전지구적 민주주의 혁명을 예견한 정치사상가, 스피노자! 스피노자가 보편적 정치체제로서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 방식은 일차적으로 정치와 종교의 급진적 분리에 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종교는 외부로 드러나는 행동이 아니라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에 있기 때문에 그것은 법과 권위의 영역 밖에 있다. 정직하고 성실한 마음은 법적 강제나 국가의 권위에 의해 산출되지 않는다. 이 세상 누구도 법과 강제에 의해 행복에 이를 수 없다. 종교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수단은 경건하고 우애에 기반한 타이름, 좋은 교육, 그리고 무엇보다 독립적 개인의 자유로운 판단이다. 그러므로 종교 문제에서도 자유로운 사고라는 최고의 권리는 개인의 권한이다. 이 권리를 포기하거나 양도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에 종교에 관한 한, 각각의 개인은 스스로 해석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며, 따라서 자유로이 판단할 수 있는 최고 권리와 권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기독교건 이슬람이건 정치와 종교가 멀어지면 멀수록 그만큼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는 완전한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수립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종교를 초월한 혹은 종교에 영향 받지 않는 세속적 정치체제는 무엇에 기반하여 수립되어야 하는가? 바로 이 지점에서 스피노자의 보편적 민주주의론이 지닌 정치적 통찰력이 최고조로 빛을 발한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모든 인간에 공통된 자신의 행복과 안전을 추구하고자 하는 욕구에 있다. 자연상태에서 벗어나 사회계약을 통해 정치체제가 설립되는 근본적 이유, 그리고 이에 사회성원이 합의를 통한 정치적 협약에 도달하는 핵심원인은 바로 자신의 행복과 안전이라는 자연권이 정치공동체, 곧 국가를 통해 보장될 뿐만 아니라 가일층 고양될 수 있다는 보편적 믿음에 기반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스피노자는 “그 누구도 최고 권력에게 자신의 모든 권리를 양도할 수도 양도할 필요도 없”으며, “자유로운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대로 말할 수 있다”고 주창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정교한 정치적 논리를 통해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스피노자 정치사상의 핵심,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수립을 통한 ‘자유의 영속화’! 종교와 인종 및 문화적 특수성을 초월한 인간의 욕구라는 공통의 토대에 기반한 보편적 형태의 민주주의이론가로서 스피노자 정치사상의 핵심은 따라서 “국가의 진정한 목적은 자유”라는 명증하고도 간결하기 그지없는 문구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바로 인간의 자유를 가장 잘 신장시키는 정치체제이기에 전 세계 민중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공동의 목표로 희구할 수밖에 없는 것은 그의 이론적 전제에서 나오는 자명한 결론이다. 한마디로, 스피노자 정치사상의 핵심키워드는 민주주의 정치체제의 수립을 통한 ‘자유의 영속화’다. “자유로운 국가에서는 모든 사람이 원하는 대로 생각할 수 있으며 생각한 대로 말할 수 있다(……)국가의 궁극적 목표는 공포에 의해 지배하거나 인간을 억누르고 복종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는 정반대로 모든 사람을 공포에서 벗어나 가능한 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있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자신이 존재하고 활동할 수 있는 자연권을 강화해 주는 것이 국가설립의 목표라 하겠다. 그러므로 국가의 목적은 인간을 이성적 존재에서 야수나 꼭두각시로 개조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안전하게 발전시키고 그들의 이성을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하려는 데 있다. 그것은 또한 증오와 분노 혹은 기만에 의해 촉발된 투쟁과 상호비방을 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요컨대, 국가의 진정한 목적은 자유다.” 그러므로 스피노자의 저작은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차 있기에 인간해방과 민주주의의 가시밭길에 놓인 ‘자유의 송가頌歌’로 불릴 만하며, 최근 튀니지, 이집트를 위시한 북아프리카 민주혁명의 확산은 물론 오늘 날의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많은 시사점을 줄 것으로 여겨진다.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 <정치학논고>를 읽기 쉽게 다시 완역! 국내에 스피노자의 저서, 스피노자 사상에 대한 소개는 많이 되어 있다. 스피노자의 저서와 관련해서 <에티카>, <신학정치론>이 번역되어 있고, <정치학논고>는 <국가론> 혹은 <정치론> 등으로 번역되어 있다. 그러나 기존 번역서는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거나 오역이 많고, 저서의 일부만 발췌하여 번역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역자인 최형익 교수(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는 스피노자의 사상을 제대로 소개하기 위해서는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다시 번역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스피노자의 명석판명한 논리체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문장과 문장 간의 문맥이 끊기지 않게 번역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발간하는 스피노자의 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번역에 심혈을 기울인 결과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