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세기 가장 특별한 SF 작가 필립 K. 딕 단편작가로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한 시기의 걸작 단편 17 현대 SF를 대표하는 미국의 천재 작가 필립 K. 딕. 현대문학 폴라북스에서는 작가의 대표 장편소설 열두 편을 모은 ‘필립 K. 딕 걸작선’과 더불어 시대를 초월한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단편집을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현실과 꿈,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과감히 무너뜨리는 완숙기의 단편집 『도매가로 기억을 팝니다』, 영화와 드라마 등 유독 영상화와 인연이 많았던 작가의 원작 단편을 모은 『마이너리티 리포트』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로 소개하는 단편집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에서는 그의 초창기 단편들을 엮었다. 1950년대는 미국의 잡지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한 시기이자 SF 또한 1930~1940년대의 황금기를 거쳐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의 필립 K. 딕은 누구보다 열심히 잡지에 단편들을 발표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의 초기 단편은 내면의 갈등이 초월자를 통한 구원 또는 절망을 향해 침잠하는 후기 작품과는 달리 주변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절망을 사회에 투영하는데, 이는 1960년대에 등장한 사회파 SF의 효시이기도 하다. 필립 K. 딕은 작가로 활동한 30년 동안 약 150편의 단편을 발표했는데, 그중 1952년부터 1954년에만 90여 편(약 60퍼센트)을 써냈을 정도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진흙발의 오르페우스』는 영화나 드라마 등으로 제작된 작품에 비해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재미와 완성도가 뛰어나 필립 K. 딕의 매력을 선명하게 느낄 수 있는 단편을 엄선했다. 이 책에 실린 열일곱 편의 단편에서는 평행우주, 대체역사, 타임 패러독스 등 작가가 평생 단골로 등장시킨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는 모습뿐 아니라, 우주 활극(스페이스 오페라), 우주의 근원적 공포(코스믹 호러), 카프카를 떠올리게 하는 부조리극 등 작가의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가볍고 거칠지만 결코 조악하지 않은, 대중적인 글 속에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는 필립 K. 딕의 단편이 지금까지도 장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이유를 잘 설명해준다. 영국의 채널4는 필립 K. 딕의 단편을 드라마로 제작한 [Electric Dreams] 시리즈를 2017년 가을부터 방영을 시작했고, 이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미국에서도 서비스할 예정이다. 『진흙발의 오르페우스』에는 시리즈의 첫 번째 에피소드의 원작 「머리띠 제작자」가 실려 있으며, 단편집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드라마의 다른 원작 소설들을 확인할 수 있다. KEYWORDS 한눈에 읽는『진흙발의 오르페우스』 #제노포비아 #분노와혐오 #초능력자 이방인에 대한 혐오를 뜻하는 제노포비아(Xenophobia)는 필립 K. 딕의 단편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이다. 「무한자」와 「머리띠 제작자」,「재능의 행성」에서는 초능력을 얻은 일부 인류가 기존의 인류와 갈등을 겪는다. 특히 「재능의 행성」에서는 초능력의 유무에 의한 차별과, 우주로 이주를 결정한 사람들과 지구인과의 갈등까지도 다루고 있다. 「기념품」에서는 문화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에 사로잡힌 우주연합을 등장시킨다. 원주민을 미개인으로 취급했던 정복자와, 파시즘의 광기를 받아들인 과거의 군국주의자들을 떠올리게 한다. 「참전 용사」에서는 다른 행성의 외계인류에 대한 혐오와 일부 과격한 지구인들의 선동으로 인해 파국 직전까지 악화되는 차별 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화성인은 구름을 타고」에서는 생존하기 위해 지구로 건너온 외계인 난민을 폭력적으로 대하는 지구인의 두려움과 공포를 여과 없이 보여준다. #타임패러독스 #평행우주 #현실의초월 시간여행을 다루는 작품들을 접할 때 반드시 필립 K. 딕을 떠올리게 되는 이유는 그가 과거에 개입해 미래를 바꾸는 소재를 수없이 많이 다루었기 때문이다. 「참견꾼」에서는 부정적인 미래를 두고 볼 수 없는 과거의 사람들이 직접 미래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오싹하게 다루고 있다. 전쟁로봇의 개발로 황폐화된 미래에서 그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과거를 향한다는 내용의 「존의 세계」는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연상시킨다.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 외에도 ‘오직 한 사람을 위한 하나의 세계’를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낸 「그녀가 원한 세상」과 작가 자신을 깜짝 등장시키며 현실과 소설을 섞은 기발한 단편 「진흙발의 오르페우스」도 주목할 만한 ‘평행우주’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