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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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너 상, 하비 상, 이그나츠 상, 앙굴렘 핵심작품상 수상! 미국 그래픽노블계의 전설적 작품! “기발한 작품이다. 기억에 남을 만한 이 작품에서 찰스 번즈는 에로틱함과 공포를 합쳐서 독자가 거듭 찾고 싶어 할 만한 블랙홀을 만들어냈다.” _「보스턴 글로브」 미국 문화에서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던 특정한 순간을 만화로 담아내다! 지금까지 나온 그래픽 노블 중에서 가장 충격적인 작품! _ 「타임」 미국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 일컬어지는 아이스너 상을 비롯하여 하비 상, 이그나츠 상을 휩쓸고 프랑스 앙굴렘 만화 페스티벌에서 핵심작품상을 수상하며 그래픽노블계의 전설적인 작품의 반열에 오른 『블랙홀』이 아르테에서 출간되었다. 미국을 대표하는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찰스 번즈의 대표작인 『블랙홀』은 강렬하고 충격적인 스토리와 깊고 농후한 흑백의 콘트라스트가 인상적인 작품으로 정신과 육체, 욕망과 타락, 대립과 분열, 구원과 파멸 등 인간 사회의 내면을 구성하는 내재적 요소들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으며, 영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에서 인간 알렉산더가 유인원 모리스에게 건네며 교감을 나누는 책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블랙홀』은 1970년대 중반의 시애틀 인근 지역을 배경으로 성인의 문턱을 향해 걸어가는 고등학교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작중에 등장하는 청소년들의 모습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본능적이다. 자신의 마음에 맞는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그들과 어울려 파티를 벌이거나 마약을 흡입하며, 그 또래답게 섹스에 대한 환상과 욕망을 품고 파트너를 갈구한다. 그러던 중 그들 사이에 섹스를 통해 전염되는 돌연변이 전염병에 대한 소문이 은밀히 퍼진다. ‘벌레병’이라고 불리는 이 병의 증상은 사람마다 달라서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지거나 전신의 피부가 허물어지며 벗겨지기도 하고, 목 아래에 작은 입이 생기거나 엉덩이에 꼬리가 자라나기도 한다. 그리고 인근 공원에는 더 이상 보통 사람들과 섞여 살 수 없게 된 ‘벌레병’ 환자들의 부락이 생겨난다. 1970년대는 미국 사회에 여러 가지 격변이 있던 시기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큰 실패를 맛본 미국인들은 그동안 자부해 왔던 자국의 힘에 대해 실망하고 좌절했다.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고 세계 문제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기 시작한 미국 정부는 베트남 전쟁과 복지정책으로 인해 야기된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펼치며 경제 회복에 올인했고, 국민들은 복지나 평등 같은 사회 문제보다 자기실현과 발전 같은 개인의 문제에 몰두했다. 그 결과 조깅, 건강식품, 요가, 동양의학 같은 건강요법이 인기를 끌고 디스코, 펑크 록 등이 크게 유행했으며, 마약이나 섹스를 통한 쾌락에 빠져드는 사람들도 많았다. 동 시기에 시애틀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찰스 번즈는 그 혼란스러웠던 시기를 배경으로 『블랙홀』을 창작해 냈고, 당시에 괴상한 돌연변이처럼 여겨졌던 새로운 문화나 사회상을 작품 전반에 진하게 녹여 넣었다. 이 작품의 특이한 점은 미래의 꿈이나 목표, 용기 같은 흔한 교훈적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하고 청소년 또래의 내면에 존재하는 음울한 고민과 비뚤어진 망상, 잔혹한 가학성, 도덕적.성적 타락에 대한 유혹과 그에 상반되는 죄책감을 집중적으로 파헤치며 스토리를 전개해 가는 데에 있다. 찰스 번즈는 사춘기와 2차 성징에 따르는 성적인 각성, 성인으로 변해 가는 과정을 ‘벌레병’에 걸린 돌연변이라는 기발한 메타포로 표현했다. 또한 누구나 갖고 있으면서도 드러내지 못했던, 그래서 작은 두루마리에 그려서 마음 속 검은 구멍 깊숙이 숨겨야 했던 그 시기의 비밀들을 진한 콘트라스트의 흑백 톤과 암울한 스토리, 초현실주의적인 표현력으로 그려내어 평단과 독자들의 극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