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의 과학적 트릭을 이용한 두뇌 게임,
그리고 그 이면에 흐르는 따뜻한 인간 드라마
미스터리의 제왕 히가시노 게이고의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제5탄.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는 제3탄 『용의자 X의 헌신』이 134회 나오키상을 수상하고, 이후 시리즈가 영화와 텔레비전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일본 내 판매 부수 5백만 부를 넘긴 공전의 베스트셀러다.
천재 물리학자인 데이도 대학의 유가와 교수, 일명 탐정 갈릴레오와 그의 대학 동기인 경시청 형사 구사나기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며 과학과 초자연적 현상을 이용한 범죄를 함께 추적하는 과정이 스릴 있게 펼쳐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 처음 나온 캐릭터인 여형사 우쓰미 가오루가 등장해 활발한 활약을 펼침으로써 또 다른 긴장감과 재미를 불어 넣는다.
지금까지의 갈릴레오 시리즈가 범죄의 트릭이나 범행 동기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번 『갈릴레오의 고뇌』는 그보다 해결에 이르는 프로세스나 주인공들의 내밀한 심리 묘사를 다루는데 좀 더 중점을 두었다.
또한 제목이 암시하듯 이번 작품에서는 지금까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법이 없이 언제나 논리적이고 냉철하며 무기질적인 세계관을 드러냈던 주인공 유가와 교수가 고뇌하고 갈등하는 모습과 함께 인간적인 따스한 면모를 내보이고, 거의 밝혀지지 않았던 그의 과거가 조금씩 드러나는 등 전편에 비해 한층 더 드라마틱한 전개를 보이고 있어 매우 흥미진진한 한편으로 시리즈 다음 편까지를 기대하게 만든다. “사람의 마음도 과학 아니겠습니까.”라는 유가와 교수의 말은 그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명대사.
『갈릴레오의 고뇌』는 ‘인간 갈릴레오’의 모습을 기대하는 독자들을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전형적인 히가시노 게이고 류의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