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용 독백

김효나 · 소설
17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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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2인용 독백 | 차례 _이사 _질문과 대답 _주운 기억 _식탁에서 _외출 _아버지가방에들어갔다 _으아 연습 1 _으아 연습 2 _티브이에 대하여 _Cher vous _텍스트아웃드로잉 _모르는 대화 _남자여자 _문득 종아리를 스치는 고양이처럼 문득 작가의 말 해설?언어 자체를 향하여_김대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독립 문학 공간 문학실험실이 심혈을 기울여 배출한 첫 신인 김효나 작가의 연작소설집 서울대 미대를 졸업하고 미술 문화운동가로 활동 중인 신인 작가의 독특한 이력도 화제 우리는 우선 작은 기쁨부터 나누고 싶다. 『쓺-문학의 이름으로』를 통해 등단한 첫 신인 작가의 첫 소설집을 세상에 소개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의 확신은 옳았다. 김효나는 자신의 작품을 그만의 독특한 실험적 소설(들)의 면모를 갖춘 유기적 조직체로 엮어내었다. 『2인용 독백』의 조각 부분들에 형식적 통일성을 부여하고 있는 것은 대화체 서술 방식이다. 한편으론 분열된 독백체이기도 한 이 대화체는 얼핏 우리가 희곡을 읽는 듯한, 더 나아가 실제 연극?그것도 무슨 부조리극?을 보는 듯한 효과를 자아낸다. 그러나 이 효과의 핵심은 그 반전에 있다. 그로 인해 머릿속에 펼쳐진 가상의 무대에서 우리가 궁극적으로 ‘보는’ 것은 시각적으로 결정된 어떤 이야기의 연쇄적 행동들이 아니라, 완성되지 않는 희미한 이야기를 끝없이 더듬고 탐색하는 “말들의 풍경”인 까닭이다. 말 그 자체가 행동의 주체가 되는 그 풍경은, 역설적이게도 그리고 놀랍게도, 오로지 언어로만 체험할 수 있는 특이한 상상적 구조물을 조각해간다는 의미에서, ‘문학’의 가장 본질적인 자기 발현에 가까워 보인다. 그렇다면, 자폐적 독백을 타자와의 대화로 힘겹게 전이시키려 시도하는 그 자리야말로 문학적 언어의 발화 지점이 아닐까. 육체적 감각이 문화를 지배하는 이 시대에, 문학적 언어의 고유한 영역과 그 은밀한 힘을 드러내 보여준 이 작가의 능력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었다. _이인성(소설가, 문학실험실 대표) 복합감각의 실존, 혹은 수동적 관음(觀音)의 능동적 차연 “어떻게 되돌아오지 않을 수 있을까?” 신예 김효나의 서술자는 그렇게 읊조린다. 전통적 이야기가 주로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과정에서 자기동일성의 상실과 회복의 드라마를 연출하려 했다면, 이제 새로운 이야기는 그 방향을 파상적으로 전복할 때 가까스로 탄생할 수 있는 어떤 감각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어쨌든 김효나는 되돌아가지 않기 위해, 잃어버리고 잊기 위해, 전방위적 감각을 탈주적으로 펼쳐 보인다. 소설은 3년 동안 살았던 집에서 이사하기 위해 짐을 꾸리는 인물의 독백으로 시작한다. (…) 독백은 이제 잊기 위해, 잃기 위해 한없이 낮은 어조로 가녀리게 이어질 듯 끊어지고 끊어질 듯 이어진다. 그러면서 깊은 수동성의 세계를 탐닉한다. “사물들과 영원한 술래잡기 놀이”를 하면서 “내가 사물을 발견한다기보다는 사물이 나를 부르는 거야”라고 말할 때, 그것은 촉발된다. 이 수동적 탈주체화를 위해 주인공은 소리알갱이와 감정알갱이 사이의 교감을 시도하고, “길에서 무언가 줍는다는 것은 시각보다는 청각과 관계된 일이야.” 라는 대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수동적 관음(觀音)의 감각 놀이를 수행한다. 사물의 풍경을 어조로 인지하고, 그 어조나 음성은 때때로 촉각으로 가늠되기도 한다. 이 복합감각의 놀이가 매우 신선한 감각의 실존을 알게 한다. 그러면서 “이미지와 중첩된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지워가는 텍스트” 놀이를 복합적으로 추구한다. “고정된 기억, 지워지지 않는 이미지를 글쓰기를 통해 극복해 보려는 걸까요?”라는 독백은 중의적이다. 고정된 기억은 애도의 발원점처럼 보이지만, 그래서 극복 대상처럼 보이지만, 결코 현전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무의식의 심연에 웅크리고 있는 그 지점의 이미지를 지워가기 위해서 이미지의 감정알갱이와 소리알갱이를 미분하면서 지우려 하지만, 그것은 역설적으로 이미지를 적분하는 결과는 낳기도 한다.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이미지를 재현하고, 다시 지우고 하는 과정에서 고정된 기억은 계속 미끄러진다. 그 미끄러짐의 과정을 견딜 때, 무력해진 글쓰기는 새로운 에너지로 충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을 작가 김효나는 견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짐작한다. 복합감각의 신선함, 감각의 중층성, 역설적 묘사의 수행성 등 여러 면에서 새로운 서술의 지평을 예감케 하는 작품이다. _우찬제(문학평론가) | ‘문학과지성사’의 <이 계절의 소설>(2017년 봄) 선정 이유 중에서 낯선 감정과 체험을 아름다운 문체로 기록한 소설 김효나의 『2인용 독백』은 망각의 늪에 빠져 있던 과거의 기억이 낯선 사물처럼 현재의 삶에 당도했을 때 발생하는 낯선 감정과 체험을 아름다운 문체로 기록한 소설이다. 알랭 레네의 영화들을 연상시키는 김효나의 소설에서 이야기의 화자는 발신인 불명의 잘못 걸린 전화처럼 당도한 과거의 기억을 경험하면서 돌연 유령처럼 익명화되기에 이른다. 그런 의미에서 소설의 제목인 ‘2인용 독백’은 이 소설의 주제이자 형식을 가리키며, 소설의 주체를 스스로의 삶으로부터 이방인의 목소리처럼 추방시키는 과정을 가리키기도 한다. 때문에 ?2인용 독백?은 소설 쓰기의 불가능성을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방식으로 증언하는 소설이기도 하다. 롤랑 바르트가 말한 바 있듯이, 소설은 과거의 사건을 완료형의 시제로 박제시키는 테크닉으로 인해 비로소 태동할 수 있었던 글쓰기의 장르이다. 그러나 어떤 기억은 완료형의 시제로 완성될 수 없는 것, 더 나아가 글쓰기의 주체가 머물고 있는 ‘현재’라는 지평에 균열을 가하는 우연적 사건이기도 하다. 이러한 우연성 앞에서 주체는 익명의 기억으로 인해 극단적인 수동성의 상태로 텍스트 앞에 노출된다. 글쓰기로부터 소외된 글쓰기, 텍스트의 무기력함을 증언하는 글쓰기. 망각의 어둠 앞에 노출되어 있는 김효나의 자기 부정적 글쓰기를 속에서 우리는 섬광처럼 빛나는 어둠의 아름다움을 감각할 수 있을 것이다. _강동호(문학평론가) | ‘문학과지성사’의 <이 계절의 소설>(2017년 봄) 선정 이유 중에서 김효나의 소설은 언어가 형성의 잠재력을 갖는 살아 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보여준다. 김효나의 『2인용 독백』은 그 제목에서부터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모든 말함은 근본적으로 대화라는 관점에서 보면, 독백이란 불가능하다(마찬가지로, 모든 말함은 근본적으로 독백이라는 관점에 서면, 대화가 불가능하기도 하다). 하지만 어찌 됐건 독백은 1인용이며, 대화는 2인용이 아닌가? 2인용 독백이 어떻게 가능한가? 1인용 대화가 불가능하듯, 2인용 독백도 불가능하지 않은가? 물론 물리적 현실에서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정신적 현실에서는 가능하다. 여기에 방법적 허구가 갖는 특징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파묻혀 있는 현실성(가령 현상학자들이 말하는 ‘자연적 태도’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성)과의 방법적 분리를 가능하게 한다. (…) 여기서 2인용 독백의 불가능성과 1인용 독백의 가능성, 1인용 대화의 불가능성과 2인용 대화의 가능성은 서로의 내부로 침투하며, 스며들며, 섞이면서, 마치 대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마치 독백처럼 보이기도 하는, 대화적 독백 혹은 독백적 대화라는 기묘한 언어 현상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언어 현상 앞에서 우리는 묻게 된다. 누가,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있는가? 김효나의 소설에서 문제는 말의 ‘무엇’이 아니라 말의 ‘어떻게’다. 말하는 방법이 문제다. 말과 방법. 소설에서 중요한 것은 항상 방법이다. 말의 방법, 허구적 발화의 방법. 말은 어떻게 말에 이르는가? 어떻게 말이 말하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언어가 언어화할 수 있는가? 어떻게 말이 구체적인 서사가 되고, 어떻게 허구가 구체적인 가능성이 될 수 있는가? 김효나의 소설에서 관찰될 수 있는 현상은 이것이다. 말이 말한다. 언어가 언어화한다. 말이 방법이다. 허구 속에서 말이 스스로 드러내는 서사로 되어가는 활동이 소설적 작업이다. 가령 아버지가방에들어갔다」가 보여주는 서사는 그 제목의 문장과 문장을 구성하는 낱말들이 허구 속에서 살아 움직이면서 그 속에 접혀 있던 이야기가 스스로 펼친 것이다. 이 소설은 흔하게 접하는 저 단순한 문장 속에 얼마나 미묘한 감성적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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