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삶의 음악

안드레이 마킨 · 소설
140p
구매 가능한 곳
별점 그래프
평균4.1(17명)
평가하기
4.1
평균 별점
(17명)
눈보라에 휩싸인 우랄 지방의 어느 기차역, 한없는 연착으로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기차를 기다리는 화자인 ‘나’는 자신을 둘러싼 무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안락한 생활에 대한 타고난 무관심과 체념, 부조리한 상황에 발휘하는 끈질긴 인내심’을 가진 ‘칙칙한 삶의 집적체’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뮌헨의 한 철학자가 발명한 용어인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떠올리는 나는 자신 ‘역시 분명 그들과 다를 바 없지만’ ‘처한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명명할 수 있기에’ 그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왔다고 믿는다. 그렇게 기차를 기다리던 ‘나’는 문득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한 어두운 공간에 다다르고 피아노 앞에 앉은 노인을 보게 된다. 익명의 동질성에서 한 개인이 고개를 드는 예기치 못한 순간이다. 모스크바행 기차가 도착한 후, 두 사람은 허름한 객실에서 다시 마주한다. 그곳에서 노인은 자신의 지나온 삶을 화자에게 들려준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는 이제 오래된 과거로 돌아가 ‘알렉세이 베르그’라는 한 젊은 피아니스트의 삶을 통과한다. 안드레이 마킨은 부서지고 깨진 삶의 파편들과 그에 맞물리는 위대한 한 인간의 운명을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완벽한 스타일로 연주하며 소비에트 연방 역사에 묻힌 한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형상을 부여한다. 부조리를 넘어서서 삶이 음악으로 화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가의 치밀하고도 시적인 문장들 또한 한 편의 음악으로 읽힐 만한다.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별점 그래프
평균4.1(17명)

[디아스포라영화제 개최]

단, 5일 간 인천에서 만나요!

디아스포라영화제 · AD

저자/역자

코멘트

1

목차

어느 삶의 음악 - 5p 낮고 고귀한 영혼에 부치는 시(詩), 옮긴이의 말 - 130p

출판사 제공 책 소개

톨스토이, 스탕달, 프루스트와 비견되는 작가 안드레이 마킨의 ‘낮고 고귀한 영혼에 바치는 시(詩)’ RTL-Lire 수상작 “잠에서 깨어난다. 무슨 음악이 들리는 꿈을 꾸었다.” 눈보라에 휩싸인 우랄 지방의 어느 기차역, 한없는 연착으로 언제 올지 알 수 없는 기차를 기다리는 화자인 ‘나’는 자신을 둘러싼 무리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 ‘안락한 생활에 대한 타고난 무관심과 체념, 부조리한 상황에 발휘하는 끈질긴 인내심’을 가진 ‘칙칙한 삶의 집적체’를 경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며 뮌헨의 한 철학자가 발명한 용어인 ‘호모 소비에티쿠스’를 떠올리는 ‘나’는 자신 ‘역시 분명 그들과 다를 바 없지만’ ‘처한 인간으로서의 조건을 명명할 수 있기에’ 그 무리로부터 떨어져 나왔다고 믿는다. 그렇게 기차를 기다리던 ‘나’는 문득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이끌려 한 어두운 공간에 다다르고 피아노 앞에 앉은 노인을 보게 된다. 익명의 동질성에서 한 개인이 고개를 드는 예기치 못한 순간이다. 모스크바행 기차가 도착한 후, 두 사람은 허름한 객실에서 다시 마주한다. 그곳에서 노인은 자신의 지나온 삶을 화자에게 들려준다. 모스크바로 향하는 기차는 이제 오래된 과거로 돌아가 ‘알렉세이 베르그’라는 한 젊은 피아니스트의 삶을 통과한다. “삶과 죽음, 아름다움과 추함의 이 무질서한 흐름엔 무언가 숨겨진 의미가 있을 거라는 느낌이 들었다. 빛을 발하는 어떤 비극적 화음에 그것들을 담아 리듬을 부여했을 하나의 열쇠가 있을 거라는.” 때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 밀고와 잔인한 숙청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지던, 공산 체제가 절정에 달한 시기이다. 1941년 5월 24일 자신의 연주회가 예정되어 있던 스물한 살의 재능 있는 피아니스트 알렉세이 베르그는 연주회가 열리기 이틀 전 부모가 체포되는 광경을 외부에서 목격한다. 그 길로 수용소를 피해 달아난 그는 제2차 세계 대전의 전장으로, 전쟁의 부조리한 상황 속으로 휩쓸려 들며, 죽은 군인에게서 훔친 가짜 신분으로 적과 싸우면서 지속적으로 죽음의 위험에 노출된다. 종내 장군의 운전기사가 되지만 그 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의 신분을 속이면서 익명의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다 이 익명을 벗어던지는 순간 이제까지의 도주는 끝이 나고, 그는 수년의 세월을 거슬러 원점으로 돌아가 수용소로 보내진다. “… 이 모두가 이미 음악이 되어 오로지 그 아름다움으로 존재했다.” 안드레이 마킨은 부서지고 깨진 삶의 파편들과 그에 맞물리는 위대한 한 인간의 역사를 이성과 감성이 균형을 이루는 완벽한 스타일로 연주하며 소비에트 연방 역사에 묻힌 한 사람에게 잊을 수 없는 형상을 부여한다. 부조리를 넘어서서 삶이 음악으로 화한 피아니스트의 이야기,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작가의 치밀하고도 시적인 문장들 또한 한 편의 음악으로 읽힐 만한다.

이 작품이 담긴 컬렉션

2
  • 데이터 출처
  • 서비스 이용약관
  • 개인정보 처리방침
  • 회사 안내
  • © 2024 by WATCHA, In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