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브레히트가 역사 기술을 "여행가방에서 삐져나온 옷소매를 자르는 일"에 비유한 것처럼 역사는 역사가의 시각에서 편집된 것에 불과할 수 있다. 문학사도 마찬가지다. 4명의 필자는 책을 집필하며 단순히 기존의 연구를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기 위해 고민을 거듭했다. 그 성찰은 개념에서부터 시작한다. 가령 중세 장은 ‘역사적 중세 개념’과 ‘문학사적 중세 개념’의 구분으로 서술을 시작한다. 작품과 작가의 선별과 배치도 마찬가지다. 오랜 기간에 걸친 논의를 통해 합일점을 찾아 자신들의 공통된 관점과 콘셉트로 작품과 작가를 선별하고 배치하고 서술했다. 필자들이 주안점을 둔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고대 게르만 시대부터 20세기 독일의 재통일에 이르기까지 독일문학사의 사조별로 시대적, 역사적 배경을 소개함으로써 그 전체적인 굴곡의 역사가 문학에 어떻게 반영되었는지를 그렸다. 둘째, 사조별로 대표 작가와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작품의 줄거리 또는 인용문을 덧붙여 작가와 작품에 대한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려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의 어떤 구절 하나로 독자가 자기 내면의 아직 모르던 장면으로 침잠하게 되길, 까닭 없이 자신을 사로잡는 특정한 문장을 발견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셋째, 중간중간 작가와 작품에 얽힌 에피소드, 관련 이미지 등 풍성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곁들여 독자들의 보는 즐거움을 더했다. 밀도 높은 문학사 서술에서 쉬어 가는 페이지가 되어 준다. 넷째, 국내에 출간된 독일문학사에서 부족한 ‘현대’ 부분을 집중 보완했다. 전후·분단 시기부터 2000년대까지의 문학사를 새로이 정립하는 내용이 책의 1/5을 차지할 정도로 그간 미진했던 ‘현대’ 작가와 작품 설명에 중점을 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