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계급론

소스타인 베블런 · 경제서/사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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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파인 다이닝, 호캉스…. ‘명품을 소비하는 청년 세대’와 관련된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주머니 사정 빤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무리해서 지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SNS를 통해 자기를 전시하는 게 당연한 문화 속에서 나름 합리적인 소비라는 입장이 엇갈린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갈수록 주춤해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는 지금, 오마카세 같은 ‘과시적 소비’가 부상하고 있다. 어째서 사람들은 자신의 재정적 여력을 꼼꼼히 따지면서도 비싼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기꺼이 돈을 쓸까? 그저 유명인을 따라 하는 게 일상이 된 사회의 일시적 현상인 걸까?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쓴 《유한계급론》은 1899년 출간 이래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하는 우화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많은 이가 부자들의 과시적 소비 행태를 거리낌 없이 묘사한 베블런의 글에 매료되었고, 이 책을 부유한 계급의 약탈적인 행태와 대기업의 횡포, 부와 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에 돋보기를 댄 ‘소비의 사회학’으로 읽었다. 하지만 베블런이 주목한 것은 인간이 어떤 경로로 특정한 제도를 형성하고 또 제도의 진화 속에서 자신들의 본성을 발현하거나 억제해왔느냐 하는 점이었다. 《유한계급론》의 부제가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인 이유다. 그런 점에서 《유한계급론》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미국 사회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베블런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왜 유한계급처럼 약탈적이고 기생적인 계급이 출현하고, 많은 사람이 계급 격차에도 불구하고 유한계급의 소비 행태인 과시적 소비를 모방하는지 역사적이고 진화론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휴머니스트에서 새로 출간한 《유한계급론》은 대안적 경제를 꾸준히 고민해온 경제학자 박종현 교수가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 번역하고 《유한계급론》에 대한 최신의 연구를 풍부한 역주와 해설에 반영해 재탄생한 것이다. 독자들은 오늘날의 소비 행태와 인간 본성을 재기 넘치게 파헤친 이 책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통찰력을 발휘하는 고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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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역자

목차

들어가며 1장 서론 2장 금전적 경쟁 3장 과시적 여가 4장 과시적 소비 5장 생활의 금전적 표준 6장 취향의 금전적 규범 7장 금전 문화를 표현하는 복장 8장 산업적 활동의 면제와 보수주의 9장 고대적 특성의 보존 10장 근대에 살아남은 용맹의 유산 11장 행운을 믿는 마음 12장 종교 의례의 준수 13장 시샘을 유발하지 않는 관심의 부활 14장 고등교육과 금전 문화의 표현 옮긴이 해제 옮긴이의 글 도움받은 문헌 소스타인 베블런 연보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어째서 사람들은 부를 과시하도록 진화했는가 과시적 소비와 여가를 일삼는 유한계급의 본질을 역사적·진화론적으로 파헤친 문제적 텍스트의 귀환 오마카세, 파인 다이닝, 호캉스…. ‘명품을 소비하는 청년 세대’와 관련된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주머니 사정 빤한 사람들이 왜 그렇게 무리해서 지출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과, SNS를 통해 자기를 전시하는 게 당연한 문화 속에서 나름 합리적인 소비라는 입장이 엇갈린다. 경제성장의 속도가 갈수록 주춤해지고 사회 전반적으로 불평등과 양극화가 심해지는 지금, 오마카세 같은 ‘과시적 소비’가 부상하고 있다. 어째서 사람들은 자신의 재정적 여력을 꼼꼼히 따지면서도 비싼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기꺼이 돈을 쓸까? 그저 유명인을 따라 하는 게 일상이 된 사회의 일시적 현상인 걸까?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이 쓴 《유한계급론》은 1899년 출간 이래 자본주의 사회를 풍자하는 우화로 널리 받아들여졌다. 많은 이가 부자들의 과시적 소비 행태를 거리낌 없이 묘사한 베블런의 글에 매료되었고, 이 책을 부유한 계급의 약탈적인 행태와 대기업의 횡포, 부와 소득의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에 돋보기를 댄 ‘소비의 사회학’으로 읽었다. 하지만 베블런이 주목한 것은 인간이 어떤 경로로 특정한 제도를 형성하고 또 제도의 진화 속에서 자신들의 본성을 발현하거나 억제해왔느냐 하는 점이었다. 《유한계급론》의 부제가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인 이유다. 그런 점에서 《유한계급론》은 19세기 말~20세기 초의 미국 사회를 묘사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베블런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왜 유한계급처럼 약탈적이고 기생적인 계급이 출현하고, 많은 사람이 계급 격차에도 불구하고 유한계급의 소비 행태인 과시적 소비를 모방하는지 역사적이고 진화론적으로 면밀하게 분석했기 때문이다. 휴머니스트에서 새로 출간한 《유한계급론》은 대안적 경제를 꾸준히 고민해온 경제학자 박종현 교수가 원문의 의미를 최대한 살려 번역하고 《유한계급론》에 대한 최신의 연구를 풍부한 역주와 해설에 반영해 재탄생한 것이다. 독자들은 오늘날의 소비 행태와 인간 본성을 재기 넘치게 파헤친 이 책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더 통찰력을 발휘하는 고전의 힘을 느낄 수 있다. 1. 지금까지 우리는 베블런을 어떻게 이해해왔는가 ― ‘시대의 이방인’이라는 오해를 뛰어넘자 드러난 베블런의 진면목 1857년 노르웨이 이민자들의 자녀로 태어난 소스타인 베블런은 오랫동안 ‘시대의 이방인’이자 ‘올림푸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초연함’을 고수하는 오만한 천재로 알려져왔다. 《파워 엘리트》를 쓴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는 베블런을 전형적인 외부자(outsider)로, 저명한 경제학자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기득권에 맞서는 투박한 개척자로 해석했다. 베블런의 첫 책이자 그에게 가장 큰 명성을 안겨준 《유한계급론》은 바로 그런 관점에서 오랫동안 읽혀왔다. 미국 사회를 날카롭게 묘사한 비평서이자 우화로, 또 한계효용학파가 주도하는 주류경제학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사회학적·인류학적 접근을 모색한 책으로 받아들여졌던 것이다. 하지만 베블런을 이단적인 학자에 머무르게 했던 세간의 인식과 달리, 베블런의 실제 삶은 훨씬 더 학계의 중심에 놓여있었다. 칼턴칼리지와 존스홉킨스대학, 예일대학, 코넬대학 등 여러 학교에서 공부하면서 최고의 학자들에게 가르침을 받은 베블런은 철학과 역사학, 사회학, 경제학을 두루 익혔고, 미국 최고의 연구 중심 대학인 시카고대학에서 가르치면서 유명 저널에 이론적 작업과 실증적 연구를 여러 편 올렸다. 1906년 봄 베블런이 스탠포드대학 경제사회과학부 교수 후보에 올랐을 때 한계효용학파 경제학자인 앨린 앨봇 영이 총장에게 한 “미국의 경제학자들 중 학문의 폭과 분석의 섬세함에서 베블런보다 뛰어난 사람은 없다.”라는 보고가 베블런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그래서 《유한계급론》을 미국 사회에 대한 우화나 ‘소비의 사회학’을 다룬 저작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지나치게 일면적이다. 베블런은 당대의 미국, 즉 남북전쟁 이후의 미국에서 야만 문화로의 회귀를 읽었다. 사람들이 전쟁에 익숙해지면서 약탈적 사고 습관이 부활했고, 부족주의가 연대의식을 대체했으며, 모두에게 유용성을 제공하는 것보다 남들의 시샘을 불러일으키는 행태가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유한계급론》은 야만 문화의 성행과 대기업의 횡포, 부와 소득의 양극화라는 자본주의의 현실을 총체적으로 이해해보려는 경제학적 작업이었다. “발전 단계가 낮은 사회의 관습과 문화적 특색이 보여주는 증거에 따르면, 유한계급 제도는 원시적인 미개 단계에서 야만 단계로 점차 이행하는 과정에서, 좀 더 정확히는 평화로운 생활 습관에서 항상 호전적인 생활 습관으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출현했다. (…) 유한계급 제도는 가치 있는 활동과 가치 없는 활동을 구별하던 앞선 단계의 차별에 따른 결과물이다. 이러한 오래된 구별에 의하면 공훈(功勳, exploit)으로 분류될 수 있는 일은 가치 있는 활동이 되고, 공훈의 요소가 전혀 없는 일상적이고 필수적인 일은 가치 없는 활동이 된다.” - 1장 〈서론〉, 21~22쪽 “베블런이 경제학자로 성장한 시기는 근대 미국의 형성기였다. 북유럽에서 이민자들이 대규모로 유입되었고 중서부 목초지로의 이주가 본격화되었으며, 산업화·기계화·도시화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또한 자본주의적 기업의 법인적 형태가 본격화되고, 대량 소비를 자극하는 도구가 출현하는 등 미국의 제도적 인프라가 근본적인 변형을 겪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런데 베블런에 따르면, 미국에서 남북전쟁 이후의 시기는 야만 문화로의 회귀 현상이 발생한 시대다. 사람들이 전쟁에 익숙해지면서 약탈적 사고 습관이 다시 등장했고, 부족주의가 연대의식을 대체했으며, 모두에게 일상의 유용성을 제공하려는 충동을 대신해 시샘을 유발하는 구별의 감각이 힘을 얻었다는 것이다. 1870년대부터 준약탈적 사업 습관을 선호하는 정서, 신분에 대한 강조, 전반적인 보수주의의 물결이 퍼져 나갔고, 1880년대에는 이러한 물결이 더욱 뚜렷하게 감지되었다. 베블런은 이러한 변화를 세기말에 출간된 《유한계급론》 속에 반영했다.” - 〈옮긴이 해제〉, 457~458쪽 2. 베블런에게 《유한계급론》은 어떤 책이었는가 ―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라는 야심 찬 기획의 실현 《유한계급론》은 보통 제목으로만 알려져있다. 하지만 원래 이 책에는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An Economic Study in the Evolution of Institutions)’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베블런이 오랜 숙고 끝에 붙인 이 문구는 책의 주제를 명확하게 요약한다. ‘제도 진화의 경제적 연구’는 인간의 경제 제도가 어떻게 출현했고 어떤 과정을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진화했는지 파악하는 것에 《유한계급론》의 목적이 있음을 드러낸다. 여기서 베블런은 고도로 산업화된 사회에서 왜 유한계급이 출현하고 과시적 소비가 나타나는지를 진화론적으로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베블런에 따르면, 유한계급은 폭력과 기만으로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빼앗음으로써 지배적인 위치에 오른 야만인이 산업사회에서 진화한 결과다. 그리고 인간의 자기중심적이고 약탈적인 본성에 따라 경쟁심과 호전성, 자기과시 본능을 발휘하는 유한계급의 대척점에는 인간의 집단 고려적이고 평화적인 본성에 따라 부모 성향, 장인 본능, 호기심 본능을 발휘하는 산업 계급이 있다. 베블런의 논의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이들 계급을 도덕적으로 평가하거나 단죄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자기중심적·약탈적 본성과 집단 고려적·평화적 본성 모두 인간에게 내재해있고, 각각의 본성에 따른 여러 본능 중에서 장인 본능은 약탈적 본성과 평화적 본성 모두 나름의 방식대로 키워 내기 때문이다. 베블런은 평화로운 미개 시대를 상찬하고 폭력적인 야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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