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성공한 인생도 자신 앞에 놓인 숙제는 힘들고 삶은 버겁다”
나는 어떻게 살고 있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디에 있는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경제학
사랑의 관계에서 어떻게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 밤의 역사는 권력을 어떻게 바꾸었나? 무엇이 섬세한 이순신을 담대하게 만들었나? 중국에게 서울은 어떤 의미인가? 진보는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가, 무엇이 남자를 움직이게 하는가…
세상을 읽는 트레이더 김동조가 경제학의 관점에서 리얼하게 분석한 사랑과 권력, 사회와 관계 그리고 인생. 무한경쟁사회 한가운데에서 살고 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가 진정 알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시장과 권력에 지배당하지 않고 불평등한 사회에서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인생과 사회를 넓고 깊게 직시한 서른여섯 가지 생각과 행동의 전략.
시장의 선택에 지배당할 것인가, 스스로 시장을 지배할 것인가
절벽사회에서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생각의 경제학
최저임금이 5,580원인 시대. 서울에서 제대로 된 밥 한 끼 사먹기도 애매한 금액이다. 지난 2월 청년실업률은 11.1퍼센트로 최근 15년 중 최고로 치솟았다. 학자금 대출을 받아 간신히 학교를 졸업해도 취직이 되지 않는다. 전경련 발표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1103곳의 지난해 1~9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9퍼센트 감소했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기아자동차 등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은 30퍼센트 넘게 감소했다. 대기업은 돈을 풀지 않고 눈치를 보고 있고, 은행에서 돈을 빌려 전세 등 주택자금으로 사용한 개인은 가계대출 갚기에 급급하다. 소비는 위축되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불안은 우리 사회를 덮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우울의 그림자가 드리운 2015년 한국 경제의 초상이다.
이렇듯 갑과 을이 분명한 사회에 맨 몸으로 뛰어든 우리 인생은 빡빡하고 살벌하기까지 하다. 인간 사회가 어느 정도 불공평하고 불평등한 것은 인간 본성에서 기인하기에 이견이 없다. 모두가 평등한 사회란 이상향일 뿐이다. 하지만 이 불평등한 현실에서 건강하게 잘 살아가야 할 방법을 찾는 것 또한 우리의 운명이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의 저자 김동조는 시장 본연의 기능에서 불평등한 사회의 해답을 모색한다. “시장은 경쟁을 유지시켜 차별을 없앤다. 이념, 인종, 성별, 출신지역을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는 사람은 차별하지 않는 사람에게 진다.(…)하지만 차별 없는 세상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 차별 없는 세상은 경쟁에 무력한 이들을 도태”(4쪽)시키기 때문에 시장 사회에서 이긴 자들은 경쟁에서 진 자들을 배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별 없는 세상은 ‘무간지옥’이 되고, ‘무간지옥’에 사는 사람들은 게임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판을 흔들어버”(4쪽)리게 된다. 이것은 시장의 실패이고, 시장의 실패는 사회의 실패로 이어진다. 악순환이다.
이 책은 이런 차별이 무의미해지는, 시장이 지배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삶을 제대로 살 수 있는지 냉정하고 직설적이며, 다소 논쟁적으로 이야기한다. 어차피 우리가 사는 곳이 정글이고, 경쟁을 피할 수 없다면 이 속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남아야 하고, 우리는 어떤 곳을 향해 가야 할 것인가.
김동조는 시장이 강요하는 선택에서 벗어나서 자기만의 선택을 해낸 인간만이 진정한 인생을 살 수 있다는 걸 안다. 트레이더로서 시장 안에서 선택을 강요당한 끝에 얻은 삶의 지혜다. 김동조가 시장의 지배에서 자유로워진 극소수 인간들에게 끊임없이 매혹되는 이유다. 이 책에는 시장에 지배당하는 인간과 시장을 지배하는 인간에 관한 성찰이 담겨 있다. 김동조는 시장에서 자유로워지는 유일한 방법은 시장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는 것뿐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 이렇게 덧붙인다. “그들도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신기주(<에스콰이어> 기자) 추천사 중에서
그들도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단지 담대함의 가면을 쓰고 두려움을 감출 뿐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환상 너머에는 사랑의 헤게모니를 얻기 위한 보이지 않는 암투가 도사리고 있다. 결혼이 비싸지자 동거가 만연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세태다. 천재의 성취 뒤에 가려진 비극적인 거래를 조명할 때는 ‘인생이란 원래 기브 앤 테이크’임을 다시금 생각한다. 남녀 간의 불평등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계급 간의 불평등임을 고민한다.
이런 약육강식의 사회를 돌파해야 하는 것도, 자신의 인생을 구원할 수 있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이다. 자기가 스스로 인생을 고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다소 암울하기까지 한 리얼한 현실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그 속에서 각자의 자유로운 생존 방식을 모색하는 저자의 목소리는 건조하지만 울림이 깊다.
동거하는 두 사람은 서로를 사랑하지만 둘 중 누군가는 결혼할 ‘만큼’ 사랑하지는 않는다. 그(녀)의 사랑이 나의 사랑과 다른 수위라는 건 때로는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도저히 결혼할 수 없는 사람과 동거라도 하고 싶은 인간적 욕망을 어쩌겠는가. 다만 결혼할 수 있는 사람과 동거할 수 있는 사람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면 조금 편해질지 모른다. 내가 그(녀)의 차선의 배우자이듯 그(녀)도 나의 차선의 배우자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76쪽
예술가의 삶에는 모순과 아이러니가 존재하고 그 모순과 아이러니 속에 감동이 있다.(…)로스코의 작업들은 지적인 선언에서 출발해 영적인 탐구로 이어졌고 마침내 위대한 미학적 성취로 수렴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분명한 자기 파멸적인 요소가 있었다. 로스코는 기꺼이 그 비극적인 거래를 받아드렸다. 사람들은 로스코의 그림을 보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흘렸다. -152쪽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대안 없는 긍정이나 위로가 넘쳐나고 있다. 너도 나도 “인생에 위로가 되어줄게”라고 말하지만 입맛만 씁쓸할 때가 많다. 《나는 나를 어떻게 할 것인가》는 전문가의 눈으로 우리 사회를 읽고 경제의 관점에서 우리 인생의 여러 모습을 들여다본다. 눈길을 피하고 싶은 아픈 구석까지 기어이 끄집어내어 바라보게 한다. 그리하여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답 없는 긍정 아니라 제대로 분석하고 알맞은 처방을 내린다.
생각의 힘은 유약한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몰입의 순간 인간이 느끼는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 들려주고, 죽기 전까지 끊임없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과제도 던진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나아가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간 대립, 남성과 여성이라는 성적 차별의 문제, 개성공단을 모델로 한 통일은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인지, 교육 개혁이 왜 필요한지, 우리 사회가 당면한 정치 사회적 현안들을 짚으며 공동체의 문제까지 진단한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깨닫기 위해서는 이렇게 줄을 잘라보는 용기를 내어보는 길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겪고 나면, 나는 생각처럼 근사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혹은 의외로 아주 근사한 사람일 수도 있다. 어쩌면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지독하게 운이 나쁜 사람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 믿음을 실행해보지 않으면 그 믿음이 옳은 것인지 잘못된 것인지 알 길이 없다는 것이다. -160쪽
한국의 보수는 시장의 힘 대신 법의 권능을 믿는다. 시장의 힘을 믿는 척하지만 시장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시장 대신 법원이, 대중 대신에 법률가가 정의와 도덕 심지어 효율성의 기준을 정한다. 대중이 위탁한 적 없는 권력이 첨예한 사안에 대해 궁극적 판단을 내린다. 사상의 자유 없이 창조성의 고양이 가능하다고 강변하고 시장보다 한두 명의 법률가가 더 좋은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믿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