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배신

바버라 에런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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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사회 비평가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자본주의와 철저한 공생 관계를 맺고 있는 긍정 이데올로기의 문제점을 전방위적으로 파헤쳤다. 출간 직후 단박에 미국 아마존 사회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독자들 사이에 격렬한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긍정주의는 미국의 신사상 운동에서 태동하여 신복음주의 교회 및 기업계와 결합하면서 발전했다. 구조 조정이 일상화된 신자유주의 시대와 맞물려 기업이 선호하는 강력한 신념 체계로 자리를 잡은 긍정주의는 영어권에 이어 중국, 한국, 인도와 같은 성장 국가들로 확산되었다. 긍정은 위기의 징후에 눈감게 만들어 금융 위기를 비롯한 사회적 재앙에 대비하는 힘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실패의 책임을 개인의 긍정성 부족으로 돌림으로써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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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추천사 한명숙 추천사 황인숙 머리말 1장 암의 왕국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핑크 리본과 곰 인형 암은 축복? 긍정적 태도와 면역 체계 2장 주술적 사고의 시대: 끌어당김의 법칙 불평 금지 시크릿의 '양자물리학' 3장 낙관주의의 어두운 뿌리 신사상의 등장 나폴레온 힐과 노먼 빈센트 필 4장 기업에 파고든 동기 유발 산업 세일즈맨의 세계 신비주의자로 가득 찬 기업 구조 조정의 상처 가리기 5장 하느님은 당신이 부자가 되길 원하신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신학 신사상의 흔적 기업을 닮아 가는 초대형 교회 6장 긍정심리학: 행복의 과학 마틴 셀리그먼을 만나다 행복과 건강 템플턴 커넥션 자기계발로의 변신 7장 긍정적 사고는 어떻게 경제를 무너뜨렸나 무시된 경고들 긍정은 위기를 먹고 다시 자란다 맺음말 주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신자유주의의 경제를, 『정의란 무엇인가』가 정의를 이야기했다면, 이제 『긍정의 배신』으로 신자유주의의 사회·문화 이데올로기를 짚어 볼 차례다! - 1994년 미국 최대의 통신회사 AT&T는 2년 동안 1만 5000명을 정리 해고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당일, 직원들을 '성공 1994'라는 동기 유발 행사에 보냈다. 행사의 주연급 연사인 동기 유발 강사 지그 지글러(Zig Ziglar)가 전한 메시지는 이랬다. "(해고를 당하면) 그건 당신의 잘못입니다. 체제를 탓하지 마십시오. 상사를 비난하지 마십시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열심히 기도하세요." - 미국 제43대 대통령인 조지 W. 부시(George W. Bush)는 고교 시절 치어리더였다. 미국의 발명품임에 분명한 치어리더는 긍정산업의 핵심인 코칭과 동기유발의 선조 격이라 할 수 있다. 대통령이 거의 언제나 낙관론을 요구하고, 비관론과 절망과 의심을 싫어했기 때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부시 앞에서는 우려를 겉으로 드러내지 못했다. 2001년 9.11 테러 이전, 여름부터 곳곳에서 테러를 의심할 만한 징후들이 감지되었음에도 연방수사국, 이민귀화국, 부시, 라이스 등 어느 누구도 그런 불편한 단서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암은 축복이고 실업은 선물? 지은이가 '긍정'에 대해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의심을 품기 시작한 것은 유방암 진단을 받고부터이다. 암을 선고받고 비관의 나락으로 떨어져 마땅할 듯한 투병자들 사이에 의외로 낙관과 긍정의 에너지가 가득한 묘한 분위기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암이야말로 인생이 얼마나 좋은 것인지를 알게 해 준 선물이라는 투병자들의 수기, 불행하다고 느끼면 죄의식이라도 가져야 할 만큼 '병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라'는 일상적 충고들, 한술 더 떠 단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태도를 갖는 것만으로도 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입증되지 않은 과학까지 결합해 핑크 리본과 곰 인형으로 상징되는 유방암 문화를 형성한다. 자본주의와 '긍정'의 은밀한 공생 긍정 이데올로기는 또한 시장경제의 잔인함을 변호한다. 낙천성이 성공의 열쇠이고 긍정적 사고 훈련을 통해 누구나 갖출 수 있는 덕목이라면, 실패한 사람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개인의 책임을 가혹하게 강요하는 것이 긍정의 이면이다. 백수 신세인 청년들이나 구조 조정으로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이 제도의 불합리성과 사회 보장의 미비함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신, 자신의 긍정성 부족을 탓하고 동기 유발에 더욱 매진하게 만든다면, 이러한 긍정주의는 경쟁과 구조 조정이 일상화되고 시장에 모든 판단을 맡기는 신자유주의 시대가 원하는 최적의 이데올로기가 아닐 수 없다. 긍정주의를 가장 환영한 곳은 무엇보다 기업계였다. 1980년대 이후 기업들이 다운사이징 국면에 돌입하자, 긍정주의와 짝을 이룬 동기 유발 산업은 한편에서는 직원을 통제하는 고삐로, 다른 한편에서는 해고 노동자의 불만을 다독이고 남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 수단으로 더욱 영향력이 강화되었다. 1981년부터 2003년까지 다운사이징 여파로 미국에서 약 3000만 명의 전업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는 사이 동기 유발 산업은 급격히 번창했다. 번영을 찬양하는 복음주의 초대형 교회들 긍정주의의 활약은 비단 기업계에만 그치지 않는다. 초대형 교회들이 바턴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2001년부터 2006년 사이에만도 주간 예배 참석자 수가 2000명 이상인 초대형 교회의 수는 배로 증가해 1210개에 달했다. 신복음주의가 전하는 설교는 '하느님은 사람들이 번창하길 바라신다'는 것이고 이를 시현하는 방법은 기도와 같은 고전적 수단이 아니라 긍정적 사고이다. 위기를 초래하고 위기 속에 자라나는 '긍정주의' 이렇게 자본주의와 은밀한 커넥션을 통해 사회에 긍정의 힘을 만연시킨 '긍정주의'는, 결국 제 발등을 찍고야 만다. 2006년에 미국에서는 위험한 서브프라임 및 알트-에이(Alt-A) 모기지가 전체 모기지의 40퍼센트로 늘어났으며 2007년 한 해에만 개인 파산 건수가 40퍼센트 급증했다. 이 모든 경고들은 별것 아닌 일로 치부되었다. 리먼브라더스의 고정자산 부문 글로벌 책임자였던 마이크 겔밴드(Mike Gelband)는 2006년 말, 부동산 거품을 감지하고 CEO 리처드 풀드(Richard Fuld)에게 "우리의 비즈니스 모델을 다시 생각해 봐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풀드는 곧바로 그 비관론자를 해고했고, 그로부터 2년 뒤 리먼은 파산했다. 스스로 자초한 이 위기를 겪으면서 긍정주의는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질 것인가? 오히려 그 반대로 위기를 먹고 이 신념 체계가 더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모기지 산업이 침체에 빠진 2007년에 모기지 업체들의 동기 유발 강사 요청은 20퍼센트 증가했다. 2008년 말, 금융 붕괴가 경제 전반의 침체를 촉발하고 실업을 양산하면서 해설가들이 자본주의의 지속 자체에 의문을 제기할 무렵, 번영신학을 내세운 교회들은 더 팽창했다. 최고의 논픽션 작가가 내놓은 명쾌하고 유쾌하고 도발적인 생각! 저자 바버라 에런라이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밝은 면만 보고, 너 자신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긍정주의의 메시지가 불편한 사회 현실을 외면하고 저마다 자신의 쳇바퀴에만 열중하게 만드는 신자유주의의 매트릭스로 작용하고 있음을 신랄하게 파헤친다. 유방암 경험에서 시작해 시중에 넘쳐나는 자기계발서의 메시지, 초대형 교회의 모순적인 설교, 동기 유발 강사들과 기업들의 커넥션, 그리고 세계를 재난에 빠뜨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까지 차근차근 더듬어 가며 '긍정주의'의 실체를 우리에게 전하는 저자의 시각은 날카로우면서도 시종 유쾌하고 재치 있다. 에런라이크는 이 책에서 미소와 웃음, 포옹, 행복, 그리고 즐거움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는 '긍정적 사고'라는 대중적 환상에서 깨어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좋은 일자리와 의료 서비스처럼 사회적 안전망이 더 탄탄하고 파티와 축제, 길거리에서 춤을 출 기회가 더 많은 곳이 내가 그리는 유토피아다. 기본적인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다면(이는 내 유토피아의 전제다), 삶은 영원한 축하 무대가 될 것이고 모든 사람이 무대 위에서 재능을 발휘할 것이다. 하지만 단지 희망하는 것만으로 그런 축복받은 상태에 이를 수는 없다. 우리는 스스로 초래했거나 자연 세계에 놓여 있는 무시무시한 장애물과 싸우기 위해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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