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2004년 작. 불특정 시간, 익명의 공간을 배경으로 권력의 우매함과 민주주의제도의 허점을 신랄하게 짚어낸 소설이다. 9년의 시간차를 두고 씌어진 전작 <눈먼 자들의 도시> 이후 4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백지투표의 공포가 들이닥친 익명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만약 이 세상 모두가 눈이 멀어 단 한 사람만 볼 수 있다면'이라는 가정하에, 다수에 의해 지배되고 이끌어지는 위험사회에 대해 경고했던 <눈먼 자들의 도시>. 전작에서 눈멀고 난 후의 약탈과 방화, 강간 등을 경험한 이들은 이제는 두 눈 부릅뜨고 우왕좌왕하는 권력자들을 주시한다. 사마라구는 이 소설을 '하나의 발길질로, 분노와 저항의 표현으로' 썼다고 말한다. 민중에 의해 포위된 권력, 서구에 의해 좌우되는 경제적 세계통합을 거세게 비판하는 것. 세계화 시대의 인간존재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이 작품은, 주제 사라마구의 '인간의 조건 3부작'의 시초, <눈먼 자들의 도시> 완결판으로서 알레고리와 패러독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눈뜬 채로 눈이 하얗게 멀어버리는 '실명 전염병'이 도시에 퍼질 당시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권력자들은 사건에 대한 무언(無言)의 함구령을 내리고 기억 저편으로 지워버린다. 어느덧 4년 후 선거일, 수도의 정치를 평가하는 지방선거에서 유권자 중 83퍼센트가 백지투표를 던지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또다시 '백색공포'로 두려움에 떨던 우파, 좌파, 그리고 중도 정당의 정치인들은 당황해 하며 우왕좌왕하면서도 이 상황이 결코 시민에 의한 정부불신임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도시에 비밀경찰을 투입하고, 거짓말 탐지기로 시민들을 테스트하는 등 정부는 주도자를 물색해 보지만 사태는 점점 더 오리무중으로 빠진다.
[인터렉티브 필름] 앵무새 죽이기
새로운 인터렉티브 필름 DEMO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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