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충돌과 한말 외교사, 1866-1882

'외교diplomacy'란 역사적으로 유럽 열강들이 유럽 밖으로 확장해나가는 과정을 지칭한 것이기 때문에, '외교사'란 유럽문명권과 그 밖의 문명권들 간의 충돌을 서술한 체계라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기본인식과 문제의식을 갖고있는 이 책의 저자는 한반도에서 일어난 이러한 충돌의 초기 현상을 분석하고, 그런 현상들이 남긴 국제 정치의 영향을 깊이 연구하였다. 제1장에서는 16개의 명제들을 전제로 각 문명권 행위자들의 외교 관계와 외교 문서 속에 숨어 있는 세계관의 특징과 본질을 탐구하고 있으며, 제2장에서는 가톨릭교를 전파해야 한다는 명분 아래 1866년부터 행해진 프랑스의 한반도 침략과 해적 행위에서 시작된 미국의 한반도 침략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3장과 제4장에서는 조선-일본의 불행한 근대 역사의 시작과 그 외교의 진행 과정, 즉 교린과 국제법 질서에 입각한 두 나라 세계관 충돌의 한일 관계사에 대하여 탐색하고 있으며, 제5장에서는 승려 이동인을 비롯한 개혁파의 사적인 외교 형태와 수신사 김홍집을 통한 조선의 새로운 외교 정책 등에 대하여 살피고 있다. 제6장에서는 조선과 일본의 교린 질서가 파괴되면서 자기 모순에 빠지게 된 조선과 중국 등의 관계를 통해, 변형된 사대 질서의 배경과 그 실례로서의 조약과 사례 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