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건축과 미술의 황단과 융합을 시도한 최초의 책 한국 최고의 건축사학자 임석재 교수가 건축과 미술을 한자리에 모아 둘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작품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890~1940》,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945~2000》을 발간하였다. 두 권의 책은 건축과 미술 사이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관찰하여 건축과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두 장르 사이의 연관성과 차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 시각 예술 전반으로 인식의 폭을 넓히는 문화예술적 체험을 제공할 것이다. 학문의 제도와 사회문화적인 흐름이 바뀌면서 우리 사회에는 장르와 장르의 융합이 요구되고 있다. 예술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미술과 건축, 미술과 음악, 미술과 문학 등 미술과 타 장르와의 관계를 다룬 텍스트들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 건축은 미술과의 관계에서 1순위다. 왜냐면 역사적으로 건축은 미술과 연관성이 가장 높은 분야였기 때문이다. 서양과 우리나라를 통틀어 건축과 미술을 함께 보려는 시도는 거의 없었다. 서양미술사 통사는 대부분 건축, 회화, 조각을 세트로 한 권 안에서 아우르지만 이것은 세 권의 책을 하나로 묶은 수준이고 장르 사이의 교차적 해석은 없었다. 건축과 미술 사이의 교차적 해석은 주로 미시적 차원의 세부 주제에서는 최근에 많이 행해졌지만 역시 통사적 차원에서는 전무하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건축과 미술의 황단과 융합을 시도한 최초의 책이다.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890~1940》은 모더니즘이라 불리는 20세기 전반부의 50년을 대상으로 한다. 1890년부터 시작된 모더니즘 운동은 2차 대전의 발발과 함께 중단된 측면이 많기 때문에 1940년을 끝나는 시점으로 잡았다. 전체 구성은 사전식 편제와 통사 편제를 혼용했다. 연도 순서에 따른 양식 사조의 흐름을 1차적 기준으로 삼았다. 이해의 편의를 위해 각 양식 사조마다 대표성을 갖는 예를 선발하였는데, 이는 양식 사조 중심으로 볼 경우 건축가 미술 사이에 공통의 논의의 장을 쉽게 말들 수 있기 때문이며 다시 대표 선수 중심으로 볼 경우 핵심 내용을 파악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양식 사조로 분류하기가 어려운 경우에는 예술적 주제와 개념어가 유사하거나 최종 결과물의 모습이 유사한 것끼리 짝을 지어 비교했다.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945~2000》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예술 전반을 살펴보았다. 각 장의 내용은 개념 주제어와 사조를 맞춰 선정했다. 그 중 일부는 건축이 중심이 된 사조인 반면 또 다른 일부는 미술이 주도적이며 두 장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들도 있다. 선정 기준은 건축과 미술 두 장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얼마나 잘 드러내는가에 두었으며 이를 통해 교차 비교의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사조-개념-작가-작품의 모습’ 등 여러 면에서 유사성을 강하게 보이는 예를 쌍으로 대응시키려 했다. 그러나 대표 주제에서 너무 벗어나거나 중요도가 떨어지는 작가와 작품은 배제했다. 동일한 이름의 사조가 없는 경우 기본 개념의 유사성이 가장 높은 사조끼리 쌍을 이루었다. 각 쌍 내에서는 사조가 갖는 시대적 의미, 사조가 추구했던 예술적 고민, 문명에 대해 가졌던 사조의 입장, 대표적 경향, 대표예술가 등을 종합적으로 소개했다. 미스 반데 로에, 르코르뷔지에, 라이트가 피카소, 말레비치, 몬드리안과 만나다 ― 이 책의 특징 1 건축과 미술을 상호 교차시키면 어떻게 될까? 건축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계속 건축에만 머물 경우 가우디 이상으로 확장하기 힘들다. 이때 미술적 현상을 도입하면 관심 대상을 확장시킬 수 있다. 건축에서 기능주의나 합리주의를 알게 되면, 말레비치나 몬드리안의 추상회화를 전혀 새로운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라이트의 유기건축을 알고 나면, 미국 모더니즘 미술인 아메리칸 리얼리즘이 가졌던 고민의 폭과 깊이를 훨씬 더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미술의 신객관성 그룹을 알고 나면, 1920년대 독일 건축의 표면 현상 이면에 숨어 있는 고민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미술에서 입체파를 알고 나면, 데 스테일, 르코르뷔지에, 로스 등이 추구했던 상대성 공간의 문명사적 의미를 확실히 알 수 있다. 가우디와 같은 시대의 현대 미술 작품들에서 나타나는 생각을 이해하는 순간, 가우디 건축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가 한층 확장될 수 있다. 앤디 워홀을 미술의 관점에서만 바라볼 때와 달리 ‘벤투리-그레이브스-쿨하스’로 이어지는 현대건축에서의 소비상업양식과 그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비판적 시각을 알고 나면, 더욱 성숙한 관점에서 워홀의 팝아트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 건축과 미술이 만나면 무엇이 새롭게 보이는가? 이 책의 특징 2 임석재는 건축과 미술의 비교를 통해 이전에 못 보던 것들을 보기 위해 이 책을 썼다. 그 목적은 세 가지이다. 첫째, 건축과 미술 각각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건축을 알고 나면 미술이, 반대로 미술을 알고 나면 건축이 분명 새롭게 보일 수 있다. 건축 자체만 알 경우 건축에 대해서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 보일 수 있다는 얘기이다. 건축을 잘 알기 위해서는 건축 자체에 대해 심도 있게 들어가는 방법이 있는 반면 타 장르와의 비교-융합 연구를 통해 지평을 넓히고 해석 각도를 다양화시킬 수 있는데 미술은 이를 위해 매우 유용한 장르이다. 미술을 잘 알기 위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20세기 예술 흐름 전반에 대해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할 수 있다. 두 장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살펴봄으로써 20세기 시각 조형예술 전반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접근은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는 유용한 방법론 가운데 하나이다. 거시적 시각을 가짐으로써 각 장르를 새롭게 볼 수 있게 된다. 또한 건축과 미술에 대한 폐쇄적 정의와 좁은 경계를 허물고 장르 구별을 뛰어넘은 조형현상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 마지막으로 두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20세기 서양 문명 전체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확장하고자 한다. 철학이나 사회학 등 전통적인 인문사회 사상은 물론이고 정치와 경제, 자연과학과 공학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하는 연구과 고민의 대부분은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기계문명의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그리고 그런 기계문명 속에서 인간의 정신활동과 존재적 의미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건축과 미술은 매개의 생생함과 결과물의 구체성 등으로 인해 이런 정의를 내려서 표현하는 데 가장 유용한 장르일 수 있다.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890~1940》, 《건축과 미술이 만나다 1945~2000》 두 권의 책은 20세기 100년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보는 시도를 하고 있다. 장르 교차 시도에 더해 또 하나의 새로운 점이다. 1990년대까지는 주로 모더니즘과 현대를 별도로 연구하는 경향이 주를 이루었으나, 최근 들어 20세기 100년을 하나로 보려는 시도가 새롭게 시작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미술사 연구에서 먼저 나타나고 있으며 건축에서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건축과 미술을 분과 횡단과 융합적으로 비교하면서 동시에 20세기 100년을 하나의 시각과 끈으로 다룬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