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양미술 순례>, <소년의 눈물>, <디아스포라 기행>으로 잘 알려진 지은이가 90년대 중반부터 발표한 시론·시평들을 책으로 엮었다. "난민"도 "국민"도 될 수 없는 추방자(디아스포라)의 감수성을 지닌 재일조선인인 지은이의 주변을 둘러싼 일본과 한국 사회의 정치와 역사에 대한 사유를 담았다. 이전에 출간된 저서들이 예술비평, 기행문, 성장기 등의 에세이 성격이 강했다면 <난민과 국민 사이>는 보다 사회과학적인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재일조선인의 정체성을 구성하는데 결정적 원인이 된 식민주의와 민족주의, 국민국가 담론 등 근대 체제에 대한 성찰은 물론, 일본 내의 재일조선인 차별, 일본의 우경화 등의 사안에 대해 날카롭고 거침없는 시선을 보여준다. 총 3부 구성으로, 1부는 본격적인 시론과 시평에 앞서 지은이의 정치적 관점과 윤리적 감수성을 개괄할 수 있는 짤막한 에세이들을 실었다. 2부에서는 식민지배 시기부터 재일조선인의 과거를 구성하는 주요 사건들을 돌이켜보며 이들을 타자로 취급하고 차별하는 일본과 한국의 문제를 강도높게 비판한다. 국민의 영역 안에 들어와야만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부터가 오류라는 것. 책 전반에서 드러나는 근대 국가 체제에 대한 문제의식은 또다른 디아스포라들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진다. 3부에선 윤이상, 에드워드 사이드 등 국가주의의 폭력에 저항한 이들의 삶과 죽음을 다루고 애도한다. 국가에 의해 배제당하고 추방당하고 희생되는 이들의 모습을 통해 과거사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 우리 안에 숨어있는 근대의 문제를 극복한다는 것에 대한 고민을 독자들에게 던져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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