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서점이 사람의 심리에서 차지하는 면적은 실제 면적보다 훨씬 큽니다. 책 한 권 한 권에 자신의 세계가 있고, 서점은 이 모든 세계의 입구인 것입니다. 서점은 우리에게 다른 세상의 입구를 열어주고, 세상이 가진 신비함을 구체적으로 내보여주며, 지식욕의 만족이라는 즐거움을 맛보게 해줍니다. 인생의 어떤 시기에 이런 경험을 한 사람은 서점, 특히 자신의 곁에 있던 작은 서점에 노스탤지어를 느낍니다.” 오래도록 책과 사람의 곁을 지켜온 도쿄의 책방 사람들을 만나다 전 세계에서 오프라인 서점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 서점의 총 규모로도 일본 국내에서는 절대적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도시 도쿄. 그러나 한편으로 서점이 사라지는 속도도 일본 제일인 도시이다. 동네의 작은 서점들이 언제부터 잘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잘 지내나요? 도쿄 책방』은 독특한 콘셉트를 내세워 시간의 선택을 거친 모리오카 서점, 서점 B&B, 시부야 퍼블리싱 앤 북셀러스를 포함해 오랫동안 사람들 곁을 지켜온 도쿄의 동네 책방 10곳에 대한 취재기와 북 디렉터, 그리고 1인 출판사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결코 어둡지만은 않은 앞으로의 서점, 그리고 책과 사람의 미래를 그려본다. 골목의 작은 서점들, 잘 지내고 있나요? _책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도쿄의 책방 10곳을 6년 동안 답사.인터뷰한 기록 도쿄에는 여전히 꽤 많은 서점이 있다. 유라쿠초의 무지북스와 다이칸야마의 쓰타야 서점은 이미 도쿄를 대표하는 서점이 되었다. 대기업은 전문 북 디렉터에게 청해 책을 선정하고 진열한다. 하지만 소규모 독립서점 입장에서는 비현실적인 이야기 같을 뿐이다. 어떤 작은 동네 서점은 서서히 고객을 잃어가고, 또 어떤 곳은 업종을 바꾸고도 성공하지 못한다. 통계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서점이 하루에 한 곳의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대형 서점이 확장되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영역을 넘어 서점업계로 진출하는 가운데, 작은 서점의 목소리는 더 약해져간다. 그러나 골목골목을 잘 들여다보면 여러 방법을 강구해가며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작은 서점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들이 보내는 신호를 감지한 저자 요시이 시노부는 비록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책에 관해서는 누구보다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도쿄의 책방 10곳을 찾아 6년 동안 답사?관찰하고 인터뷰해 그 기록을 『잘 지내나요? 도쿄 책방』에 담아냈다. 그녀의 발로 뛰는 취재 덕분에 서점 운영자들의 솔직하고도 열정적인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진다. 대를 이어 공항에서 항공 전문 도서를 주력으로 판매하는 서점, 매일 강연을 진행하며 독자를 불러들이는 서점, 독자를 찾아다니는 북트럭 형태의 이동서점, 대안적인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며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서점 등 도쿄의 특색 있는 작은 서점을 찾았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업종으로 등장한 전문 북 디렉터와 1인 출판사도 만났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저자가 취재한 책방 리스트 중에 지극히 평범한 서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외관으로는 딱히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어렵지만 그 서점들의 ‘평범함’을 통해 일본인들이 평상시 접하는 서점의 모습을 전하려고 했다. 도쿄에 산다고 해서 매번 헌책방으로 유명한 진보초나 쓰타야 서점이 있는 롯폰기를 돌아다니며 책을 사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아이들이 스스럼없이 문을 열고 드나들고, 퇴근길 잡지를 뒤적이다가 책 한 권 사들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지하철역 앞의 익숙한 작은 서점이야말로 미래의 독자들을 키워주는 소중한 장소일 것이다. 서점이라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무한한 세계 _평면 상태의 책이 입체적으로 바뀌는 서점의 마법 십여 평 남짓의 작은 공간이지만, 저마다 하나의 세계를 담은 책을 수백 권에서 수천 권을 보유하고 있는 서점은 어쩌면 세상의 그 어떤 공간보다도 거대할지도 모른다. 9년간 《생활의 수첩》의 편집장으로 일하며 라이프스타일 업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는 마쓰우라 야타로는, 본인이 운영하는 서점 ‘카우북스’가 지역사회의 키 스테이션(key station)이나 집합소가 되기를 바란다. “서점에 비치된 책은 상품으로서 그저 하나의 계기일 뿐, 더 중요한 것은 그 뒤에 자리한 서점과 사람의 관계입니다. 그 관계는 간단히 말하면 무언가를 나누는 과정입니다.” ‘카우북스’가 꼭 책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질문거리가 있으면 그 누구라도 쉽게 찾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는 그는, 밤길을 걷는 사람이 안전한 느낌이 들도록 서점 문을 닫은 뒤에도 불을 환히 밝혀둔다. 이케부쿠로 근처에 위치한 ‘북스 앤 갤러리 포포타메’는 서점과 화랑이 함께 있는 공간이다. 그림책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이 서점은 화랑에서 책과 관련된 전시를 열기도 하고, 삽화가나 작가들의 작품을 판매하기도 한다. 이곳을 운영하는 오바야시 에리코는 두 아이의 엄마로 육아를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그림책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그것을 소재로 자신만의 공간을 차려 육아로 인해 단절된 것 같았던 바깥세상과 소통하고자 했다. 긴자의 모리오카 서점은 매주 단 한 권의 책만 소개한다. 이곳의 운영자 모리오카 요시유키가 서점의 핵심으로 여기는 것은 바로 책을 바탕으로 한 창작자와 독자들 간의 ‘교류’이다. 한번은 저서가 없는 어떤 도예 장식 예술가의 전시를 열었는데, 대신 그 예술가가 창작의 근원으로 삼은 미야자와 겐지의 책을 함께 소개했다. 그 당시 서점을 찾은 손님 중에는 미야자와 겐지를 좋아해서 그 예술가의 작품에 관심을 갖는 경우도 있었고, 그 반대로 전시 작품을 보고 미야자와 겐지에게 흥미를 갖기 시작한 손님도 있었다. 서로 다른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영향을 주고받음으로써 “평면 상태의 책이 입체적인 존재로 바뀌는” 그 순간을 그는 즐긴다. 신주쿠에 자리한 서점 ‘모사쿠샤’는 그 어떤 성격의 간행물도 판매를 거부하지 않는다는 신조 덕분에 매월 한 차례 사상경찰이 단골손님처럼 좌익 기관지를 사가곤 한다. ‘무 검열’을 기준으로 삼고 다양한 독립출판물을 위탁해서 판매해주는 이곳에서 이제껏 유일하게 거절했던 물건은 부패할 위험이 있던 포르말린에 담긴 표본뿐이었다. 『잘 지내나요? 도쿄 책방』에 수록된 각각의 서점 이야기를 읽다 보면, 책의 다양성이 서점에 온갖 가능성을 가져다준다고 믿게 된다. 작은 서점, 계속하겠습니다 _서가 편집, 전시 및 행사 진행, 책 관련 잡화 판매 등 작은 서점의 생존을 건 끈기와 노력 요시이 시노부는 작은 서점에서만 느껴지는 독특한 ‘끈기’가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하드웨어(면적, 배치, 재고량)로는 대형 체인 서점과 인터넷 서점을 당해낼 수 없다는 점을 똑똑히 알고 있지만, 각자 신념을 품은 채 서점을 지켜나가고 있다. ‘쓰타야 서점’, ‘시부야 퍼블리싱 앤 북셀러스’ 등의 서점에서 일하던 미타 슈헤이는 본인이 팔고 싶은 책을 더 잘 팔기 위해 이동서점인 ‘북 트럭’을 시작했다. 서점이 사람과 책이 우연히 만나는 장소라고 한다면 서점 공간의 모습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통해 사람들이 자기만의 한 권의 책을 만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각 서점의 매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인 ‘서가 편집’도 작은 서점에서 특히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다. 이 책에 소개된 ‘바흐’는 이런 서가 편집을 전문으로 하는 북 디렉팅 사무실이다. 바흐의 대표 하바 요시타카는 “서가에 책을 어떻게 놓을지, 어떤 책과 함께 놓을지 등의 방식으로 그 매력을 충분히 끌어내야 하고 동시에 서가 전체를 활용해 하나의 세계관을 창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형 출판사에서 영업자로 근무하다가 1인 출판사 나쓰하샤를 차린 시마다 준이치로는 평소에 좋아하던 고베의 한 책방의 부도 소식을 계기로, 일본 전역을 돌며 ‘우리의 도시에는 책방이 필요하다’라는 토론회를 열일곱 차례 열었고, 그 토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