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독특한 감수성과 언어로 독자적인 소설세계를 일구며 한국문학의 지평을 넓혀온 작가 배수아의 소설집. 지난 소설집으로부터 4년, 그간의 작가의 행보와 함께 그 성취가 집결된 단단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풍성한 작품들이 이번 소설집 <올빼미의 없음>에 담겨 있다.
오래전의 여자친구로부터 그를 만나고 싶다는 편지를 받은 주인공 '양'이 그녀가 방문하기까지의 시간 동안 한 남녀의 모습을 엿보며 과거에 그가 만났던 이들의 기억을 떠올리는 작품 '양의 첫눈', 꿈과 환상의 시공간이 현실에 중첩되고 기억이 주체를 옮겨다니는 기이한 전이가 일어나는 '어느 하루가 다르다면, 그것은 왜일까'….
장편 <북쪽 거실>과 같은 선상에 놓일 작품 '밤이 염세적이다', 주인공 '나'가 비평가인 '너'와 꿈과 글쓰기에 관해 나누는 대화와 서신, '나'가 연애감정을 느꼈던 '첫번째 작가'와 '두번째 작가'의 기억, 첫번째 작가와의 교유 등이 교차하며 진행되는 소설 '올빼미', '올빼미'의 속편격으로 발표 당시부터 많은 주목을 받았던 '올빼미의 없음' 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