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

자크와 그의 주인은 목적지도 이유도 모르는 여행을 하는 중이다. 주인은 여행의 무료함과 피로를 덜기 위해 자크에게 이야기를 요청하고, 자크는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다. 싸구려 포도주에 취해 아버지에게 맞고 홧김에 입대한 것부터 시작해 전투에서 입은 무릎 부상, 초가에서 치료를 받다가 데글랑 성주의 성에 가게 되는 이야기 등 자크는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 가려고 하지만 예상치 못한 사건과 모험으로 그의 이야기는 자꾸만 중단된다. 도중에 들른 그랑세르 여인숙에서 여인숙 여주인으로부터 포므레 부인의 처절한 복수극을 듣거나 목 병에 걸려 말을 할 수 없게 된 자크 대신 주인이 자신의 사랑 이야기를 하기도 하며 과거의 사랑과 현재의 모험들이 여행 속에서 정신없이 섞이고 끊임없이 이어진다. '말하는 자유'를 통해 지배계급인 주인 곁에서 자유를 실행하는 자크가 행동하는 지식인의 표상이라면 주인은 그와 같은 행동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그 시도가 헛되다는 걸 알고 무력감과 나태에 빠진 회의적인 지식인을 대변한다. 주인과 하인, 혹은 주인과 노예라는 화두는 훗날 헤겔을 거쳐 라캉에 이르기까지 현대 철학의 핵심적인 화두로 자리 잡으며, 디드로는 자신이 처한 세계에 질문을 던지고 그 모순되는 불확실한 움직임을 문학이라는 공간에 끌어들인다. <운명론자 자크와 그의 주인>은 자크라는 한 비범한 민초를 통해 그의 유물론적인 결정론, 그리고 휴머니즘적인 열정과 에너지를 끊임없이 분출하고 사회와 예술에 대해 지칠 줄 모르는 성찰을 수행하는 디드로 문학의 열쇠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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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윤
4.0
우리가 운명을 이끌고 가는 것일까요, 아니면 운명이 우리를 이끌고 가는 것일까요?
프레게
4.5
과장좀 보태서 시네마의 발명가라 할만하다
네미
4.0
“진실에는 재미있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며, 재능 있는 작가만이 그걸 포착할 수 있다.” 57페이지에 적어둔 정확한 자기소개. 사랑하는 쿤데라의 조상을 만났다.
말차만두
3.5
쉴새 없이 난동하는 사유와 서사. 그리고 난 개수작처럼 넘어가, 마지막에 감동해버린다… 크리스마스 선물
한수림
3.5
이 새끼 또 갑자기 뭔소리를 하는거지? 하다보니 어느새 계속 읽게되는... 어쩌면...나는 이 책을 읽게 될 것이라고 저기 높은 곳에 씌어 있었을지도....
Tere
읽는 중
(2023.02.18.토~)
BVLGARI
4.0
밀란 쿤데라 덕택에, 진입장벽 높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에 매료 방관하듯 멀찌감치에서 읽기만 하려 드는 내게 중간중간 말을 걸어 답해야 할꺼 같은 위트를 제공하는 디드로님
영화일기장
4.0
독자는 볼 수 있는 것만 보고, 그것은 작가의 통제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는 오만하고 유쾌한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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