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문명은 터키에 빚을 지고 있다!
이집트의 오벨리스크부터 그리스 로마 유적지,
이슬람의 웅장한 모스크, 그리스정교의 총본산까지
세상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터키를 알아야 한다
100만 점 이상의 방대한 유물을 소장한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6백년간 세상을 호령한 오스만제국의 심장 톱카프 궁전 박물관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사프란볼루 옥외 건축 박물관
에게 해 연안, 신의 흔적이 남아 있는 에페소스 박물관
책 한 권으로 터키에서 손꼽히는 세계문화유산을 돌아본다!
에게 해, 마르마라 해, 흑해, 지중해 사이에 기묘한 모양으로 떠 있는 나라, 발 딛고 있는 그곳이 메소포타미아, 히타이트, 아시리아, 그리스, 로마, 오리엔트, 이슬람 역사로 켜켜이 쌓여 있는 땅, 터키. 《터키 박물관 산책》은 터키에 있는 박물관만을 인문학적 관점으로 조명한 첫 책이다.
그동안 이슬람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 수십 년간 애써왔던 이희수 교수가 이번에는 왜 ‘터키’ 그것도 ‘터키 박물관’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까. 사실 이슬람 전문가로 국내외에 알려진 그는 이스탄불 대학교의 첫 한국인 유학생이자 첫 한국인 박사학위 수여자, 첫 동양인 교수로서 터키와는 깊고도 진한 인연을 가지고 있다. 유학 후 35년간 120번 이상 터키를 왕래한 그는 터키를 제2의 모국이라고 말한다. 이 때문에 저자는 누구보다 터키에 무궁무진한 유적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잘 알기 때문에 더 많이 보이고, 그래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이 책을 집필한 단순하면서도 순수한 이유다.
박물관은 문명, 역사, 문화, 예술, 그리고 당시 희로애락을 겪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장소로, 어떠한 편견 없이도 그 나라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든다. ‘우리가 몰랐던 이슬람’에 대해 알려오면서도 한편으론 ‘근사한 이슬람’, ‘가고 싶은 나라 터키’라는 또 다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오랜 바람은 ‘박물관’이라는 문화유산을 통해 비로소 실현한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대 문명부터 터키공화국의 시작까지 시대와 지역을 넘나들며 터키 박물관에 얽힌 역사를 풀어낸다.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을 아우르고 지중해, 홍해, 카스피 해, 걸프 해, 인도양을 내해처럼 호령하며 세상의 바다를 품었던 나라, 2000년 민족 이동의 역사를 통해 만주 벌판에서부터 유럽 심장부까지 통치했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터키라는 곳은 모든 문명의 기반이 되는 교차로이자 용광로이며, 인류 문명의 보고서와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터키에 그리스보다 그리스 유물이 더 많은 건 왜일까
교차하는 문명, 공존하는 종교, 뒤섞이는 역사의 현장
터키 박물관을 찾아서
지금의 터키 영토는 옛 그리스 식민지 중 하나인 이오니아, 오늘날 소아시아라고 불리는 곳으로, 메소포타미아 문명 이후 바빌로니아, 히타이트, 트로이, 프리기아, 아시리아, 그리스, 페르시아로 이어지는 문명 흐름의 주된 줄기였다. 또한 우리가 그리스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오디세이아》를 쓴 호메로스,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 철학자 탈레스,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태어났고, 아리스토텔레스가 공부했던 철학의 본고장 밀레투스, 트로이 유물이 발굴된 곳도 모두 터키 땅이다. 또한 독립적인 산악 지대인 그리스의 폴리스에 비해 오리엔트는 차차 제국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문명과 기술의 축적이 유리했다. 그렇기에 그리스 못지않게 터키에서도 엄청난 수의 그리스 유물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36쪽)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문명이 터키를 거쳐 갔고, 수많은 민족이 이곳에서 살고, 싸우고, 죽어 갔다. 세계 문명의 총합이자, 역사의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터키 박물관을 거닐다보면 서양의 관점으로만 배워왔던 역사를 다각도로 이해할 수 있다. 더욱이 터키 박물관은 그 시대,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족적이 남아 있는 곳에 전시된 유물, 유적이라는 점에서 세계 어느 박물관보다 큰 의미와 생명력을 갖는다.
《터키 박물관 산책》에서는 이러한 유구한 역사를 가진 유적과 유물에 대한 지식은 물론 당시 사람들의 삶을 짐작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비천한 이교도 출신의 노예에서 최고위 관료직인 재상에 임명된 이브라힘 파샤의 최후(126쪽), 20년 동안 매일같이 오를리 공항을 찾았던 오스만제국 마지막 황태자의 뒷모습(138쪽), 갇힌 공간에서 오로지 술탄 한 남자의 총애에 인생을 걸었던 하렘 여성들의 삶(75쪽), 주식투자의 기원이 된 터키의 국화 튤립에 관한 이야기(81쪽) 등 영광과 환희, 애환과 음모로 점철된 역사의 장면들을 짐작해볼 수 있다. 나아가 알렉산드로스는 왜 왕이 아닌 대왕으로 불리는지(26쪽), 어떻게 군소국 페니키아의 문자가 알파벳의 기원이 되었는지(202쪽) 등 지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지적호기심 또한 충분히 채워준다.
“신이 세상을 만들었다면 터키를 특별히 사랑한 것이 틀림없다”
역사의 중심에서 치열하게 살다 사라진 이들이 만들어낸 삶의 궤적
11개 도시, 17곳 터키 박물관을 거닐다
동서양의 접점으로 수천 년간 왕조가 명멸했던 터키 곳곳에는 인류가 이룩한 역사의 흔적이 산재해 있다. 괴레메 야외 박물관, 카파도키아, 사프란볼루, 이스탄불 역사유적지, 히타이트 현장 박물관, 히에라폴리스 유적지, 파묵칼레, 베르가마와 같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도 빠짐없이 돌아보는 《터키 박물관 산책》에서는 모두 17곳의 박물관을 찾아간다. 여기에는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1453 파노라마 박물관, 아나톨리아 문명 박물관, 에페소스 박물관, 히에라폴리스 박물관, 안탈리아 고고학 박물관 등 우리가 익히 아는 박물관처럼 건물 내에 유물을 전시한 곳부터 성 소피아 박물관, 톱카프 궁전 박물관, 돌마바흐체 궁전 박물관, 에페소스 유적지 등 건물과 장소 자체가 터키의 자랑이자 박물관으로 쓰이는 곳, 사프란볼루 옥외 건축 박물관, 괴레메 야외 박물관, 하란 옥외 박물관 등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자 문화유산인 곳까지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박물관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사실 터키 박물관을 둘러보다 보면 이러한 구분조차 무의미해지는데, 이는 옛 재상의 저택이나 목욕탕 건물이 유적인 동시에 지금 박물관을 전시하는 곳으로 쓰이기도 하고, 도시 전체가 유적지면서 그 옆에는 출토된 유물을 전시한 박물관도 나란히 있기 때문이다. 또한 2-3000년 전에 만들어진 유물들이 많고, 역사적으로 ‘최대’, ‘최고’ 라는 수식어가 붙는 터키 유적지가 대부분이기에 《터키 박물관 산책》을 읽고 나면 유물을 보는 눈높이가 한층 높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_ 100만 점 이상의 방대한 유물을 소장한 터키 대표 박물관. 세계 최초의 성문 국제조약인 카데시 조약 점토판을 통해 이집트 문명의 람세스2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히타이트 간의 최초의 세계대전에 관한 이야기를 이해하고, 알렉산드로스 석관을 통해 헬레니즘의 시작을 되짚어본다.
성 소피아 박물관_ 6세기 비잔틴제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완공한 비잔틴 역사의 금자탑이자 종교 건축의 최고봉으로, 그리스정교의 총본산인 성당이다. 916년은 교회로, 481년은 모스크로 사용되었다가 이제는 박물관으로 개방된 이곳에서 1202년 성 소피아 성당의 수난과 1453년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등 역사의 변곡점을 돌아본다.
톱카프 궁전 박물관_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의 세 대륙을 정복하며 600년간 세상을 호령한 오스만제국의 사령부로, 터키인들 자부심의 원천을 발견할 수 있는 곳. 오스만제국의 통치 체제와 내밀한 하렘을 엿보는 기회는 물론 음식, 신앙, 궁중의례, 오락, 무기, 재정 규모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생생한 교육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여성들의 욕망과 애환이 서린 하렘 뒷이야기부터 오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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