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고래

J. G. M. 한스 테비슨
34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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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헛된 삽질 화석과 전쟁 고래의 귀 2. 어류냐, 포유류냐, 아니면 공룡? 코드 곶의 왕도마뱀 바실로사우루스과의 고래들 바실로사우루스과와 진화 3. 다리 달린 고래 검은 구릉 흰 구릉 걷는 고래 4. 헤엄 배우기 범고래와의 만남 개헤엄에서 어뢰까지 암불로케투스과의 고래들 암불로케투스와 진화 5. 산들이 자라던 때 히말라야 고지 구릉에서 일어난 납치 사건 인도의 고래들 6. 인도로 가는 길 델리에서 발이 묶이다 사막 안의 고래 70킬로그램의 머리뼈 7. 바닷가 나들이 바깥 둑 화석이 된 해안 8. 수달 고래 손 없는 고래 레밍토노케투스과의 고래들 뼈로 한 짐승을 짓는다는 것 9. 대양은 사막이다 수사 고생물학 마시기와 오줌 누기 화석이 된 마시기 습성 암불로케투스와의 산책 10. 조각 골격 맞추기 눈길만으로 사람을 죽일 수 있다면 뼈가 얼마나 있으면 골격이 될까? 고래의 자매를 찾아서 11. 강고래 고래의 청각 파키케투스과의 고래들 2001년 9월 11일 12. 고래, 세계를 제패하다 분자 사인 검은 고래 프로토케투스과의 고래들 프로토케투스과의 역사 13. 배아에서 진화까지 다리 달린 돌고래 다이지 해양공원 팔다리 벗어던지기 다이지의 고래잡이 14. 고래 이전 미망인의 화석들 고래의 조상들 인도히우스 화석 위탁업체 15. 앞으로 나아갈 길 중대한 의문 이빨의 발생 이빨로서의 고래수염 옮기고 나서 후주 찾아보기

출판사 제공 책 소개

5000만 년 전, 에오세 초기. 꽃과 잎을 뜯어먹던 쥐사슴 같은 우제목 한 마리가 위험을 피해 물속에 숨었다. 그리고 고래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잃어버린 고리’는커녕 ‘풍부한 중간화석’으로 빛나는. 고래가 정말 고뤠? ―창조론자의 총신에서 진화생물학의 총아로! 그러니까, 고래는 왜, 어떻게 해서, 바다로 되돌아갔을까? 초등학생도 안다. 고래는 어류가 아니라 포유류다. 기원전 4세기의 아리스토텔레스도 알았고, 위대한 계통분류학자 린네는 1776년에 낸 <자연의 체계>에서 “이런 이유에서 나는 고래를 물고기에서 제외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1851년에 허먼 멜빌이 쓴 <모비 딕>에 나오는 피쿼드호 선원들처럼 고래를 속속들이 꿰는 이들마저 린네를 외면하며 고래를 물고기로 쳤고, 1859년에 <종의 기원>을 낸 다윈은 포유류가 물로 돌아가기에 적합한 몸을 만들 수 있는 진화적 각본의 하나로 기술한 북아메리카 흑곰 탓에 한껏 비웃음을 사다가 그 대목을 점점 줄여 끝내는 삭제하고 말았다. 고래가 포유류인 이상, 분명 육상 포유류에서 유래하는 조상이 있었을 테다. 그러나 발견된 화석 고래는 모두 해양 포유류였다. 1832년에 발견된 화석 고래에는 바실로사우루스(‘왕도마뱀’)라는, 고대의 수생 포유류를 육상 도마뱀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이름이 붙었다. 다윈이 고초를 겪은 뒤로도 150년 가까이, 이 바실로사우루스과가 골격이 알려진 가장 오래된 고래였다. ‘중간화석’이 없다! 고래는, 창조론자들이 진화를 부정하고 조롱하는, 지금은 무너진 지 오래지만 몇몇은 여전히 눈 꼭 감고 악을 써대는 ‘잃어버린 고리’의 단골 메뉴였다. 걷고 헤엄치는 고래, 암불로케투스 나탄스와 고래의 조상들 1991년, 상황이 일변했다. 지은이 ‘한스’ 테비슨이 파키스탄에서 암불로케투스 나탄스(‘걷기도 하고 헤엄치기도 하는 고래’)의 머리뼈와 골격을 발견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고래는, 인도히우스, 파키케투스, 암불로케투스, 레밍토노케투스, 프로토케투스, 바실로사우루스라는 풍부한 중간화석, 다수의 뚜렷한 기능적 고리, 그 모두를 몰아가는 분자 기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갖춘 진화생물학 교과서의 총아가 되어 있다. 3억 7500만 년 전의 고생대 데본기, 물에 살던 물고기가 팔을 달고 뭍으로 올라왔다. 닐 슈빈이 2004년에 북극 엘스미어 섬에서 ‘팔굽혀펴기를 할 수 있는 물고기’ 틱타알릭을 발굴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다. 그리고 5000만 년 전의 에오세 초기, 꽃과 이파리를 뜯어먹던 쥐사슴 같은 우제목 한 마리가 위험을 피해 물속에 숨었다. 그로부터 고래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고래의 진화라는 이 경이로운 드라마의 무대는 파키스탄과 인도, 1억 4000만 년 전의 백악기에 아프리카에서 떨어져나온 인도판이 5000만 년 전에 이르러 아시아판을 들이받으며 히말라야 산맥을 만들던 무렵, 아시아판과 인도판, 그 사이의 섬들, 특히 인도판의 가장자리를 따라 내해(內海) 테티스 해로 뻗은 얕은 대륙붕과 그 주위였다. 테비슨은 지난 20년간 이곳을 열 번 넘게 탐사해가며 암불로케투스 나탄스를 비롯한 여러 중간화석들을 발굴하고, 마침내 땅 위에 살았던 고래의 조상이 우제목 인도히우스였음을 밝혀내어 고래의 진화사를 새로 쓴 주역이다. 그는 산소와 탄소의 동위원소를 분석해 어느 화석 고래가 뭘 먹고 뭘 마셨는지를 알아내고, 현생 포유류의 헤엄을 관찰해 고래의 헤엄방식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추적하고, 일본에서 잡힌 뒷다리가 둘 달린 돌연변이 돌고래 ‘하루카’를 관찰하고 고래의 배아를 연구하여 고래가 뒷다리를 잃게 된 과정까지를 세세하게 밝혀냈다. 덧붙여, 그 결과를 종합하면, 고래목과 가장 가까운 현생동물은 하마, ‘가장 유력한 조상’은 흔히 언급되는 메소니키드(메소닉스과)가 아니라 인도히우스이다. 배트맨의 ‘배트모빌’이 비틀스의 ‘노란 잠수함’이 되기까지 모든 것을 깡그리 바꾼 고래의 진화! 고래의 진화는, 최고의 공학자들로 팀을 짜서 이를테면 배트맨의 자동차 ‘배트모빌’을 해체한 다음, 그 부품들로 비틀스의 ‘노란 잠수함’을 만드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단, 공학자들은 퇴근할 때마다 여전히 작동하는 모종의 탈것을 제시해야 한다.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그 일을 해낸 것이 고래다. 고래는 육상생활에 고도로 적응한 몸을 800만 년 만에 대양에 완벽하게 조율된 몸으로 바꾸었다. 이동기관을 비롯해 감각기관과 번식기관에 이르기까지 땅 위에서 잘 작동했던 거의 모든 기관계를 깡그리 바꿔낸 것이다. 5000만 년 전쯤의 인도히우스(‘인도의 돼지’)에서 파키케투스(‘파키스탄의 고래’), 암불로케투스(‘걷는/ 걷고 헤엄치는 고래’), 레밍토노케투스(인도 학자 사니와 미시라가, 초기 고래들은 “명백히 에오세 동안 인도양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잘못 주장한 스미스소니언의 고생물학자 레밍턴 켈로그의 이름을 딴 ‘레밍턴 고래’), 프로토케투스(‘최초의 고래’), 바실로사우루스까지, 800만 년 동안의 이 모든 ‘화석 고래’의 진화사가 이 책의 씨줄을 이룬다. 참고로, 2500만 년 전부터 수염고래와 이빨고래, 두 아목으로 나뉘는 현생 고래가 나타나고, 지금은 76종에 이른다. 800만 년에 걸친 이 드라마의 몇 장면. 에오세 초기에 살던 우제목이자 고래의 육상 조상인 인도히우스의 네발은 현생 고래에 이르러서는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다. 파키케투스를 비롯해 바실로사우루스까지 중간형태들을 죽 훑어보면(<참고도>), 시간이 지날수록 앞다리는 지느러미를 닮아가고 뒷다리는 퇴화하며 몸도 기다랗게 유선형으로 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귓속 구조 또한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도 그럴 것이 공기 중의 소리는 물속의 소리와 달라서 육상의 귀는 물속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육상에서 소리를 전달했던 고막과 귓속뼈들은 점점 그 기능이 축소되었고, 대신에 아래턱과 이마에 지방체를 갖추어 고주파나 저주파를 송수신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도> 에오세의 ‘고래의 조상’들과 현생 고래의 몸매 ‘화석 고래계의 인디애나 존스’, 잃어버린 고래의 조상을 찾아서 1991년에 테비슨은 최초로 ‘발 달린 고래’ 암불로케투스를 발견했다. 그 전까지 발견된 고래 화석이라고는 현생 고래와 상당히 닮은 바실로사우루스의 골격과 그보다 훨씬 오래전에 살았던 파키케투스의 귀뼈가 전부였다. 따라서 암불로케투스는 고래의 기원을 화석기록 안에서 입증한 ‘첫’ 화석이라고 할 수 있다. 1999년에는 파키케투스의 전체 골격을 발견했는데, 놀랍게도 파키케투스의 발목뼈는 발굽이 짝수 개인 우제목의 발목뼈와 똑같이 생겨 있었다. 베일에 가려진 고래의 육상 조상이 그 ‘발굽’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1985년의 첫 탐사 때,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이후 미국과 소련-아프가니스탄 정부가 벌인 전쟁의 여파로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의 호텔에서 차량폭탄에 의해 새카맣게 불타버린 소형버스들을 목격한 이래, 파키스탄과 인도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정치지형과 에오세에 형성된 이래 겹겹이 꺾이고 휘고 뒤틀린 지층, 사막과 히말라야 산록이라는 자연지형을 넘나들며 테비슨은 소설보다 재미있고 역동적인 ‘탐구생활’을 보여준다. 이것이 이 책의 날줄이다. 그리고 우연과 필연, 행운과 불운이 교차하는, 가히 ‘화석 고래계의 인디애나 존스’라 할 이 학자의 활약은 2005년, 인도의 지질학자 랑가 라오의 미망인 프리트린데 오베르크펠 박사 집에서 마침내 정점에 이른다. 고생물학계에서 상처를 받고 카슈미르의 칼라콧 마을 근처 에오세 포유류 화석산지를 통째로 발굴해버리고는 피해의식과 은둔과 비밀주의에 잠겨 있던 미망인이 “자네는 믿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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