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세상을 어지럽히고 백성을 미혹하여 선동한다는 이유로 조선시대에 금서로 지목되어온 . 정감록은 민중들의 고달픈 삶이 언젠가는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바람이 구전(口傳)으로 이어져 오다가 역성혁명론(易姓革命論)으로까지 전이된 것이다. 이러한 <정감록>은 음양오행설, 풍수지리설, 도교사상, 점복론 등을 바탕으로 엮어졌는데 금서인 까닭에 이를 소지하거나 거론할 수는 없었다. 은밀하게 전사(傳寫)되어 글자의 의미가 달리 기술되었는가 하면, 파자(破字) 및 축자(逐字)화로 인해, 난해성을 가중시켜 오고 있다. 작자명 역시 명의를 빌린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도선선사, 무학대사, 남사고, 정북창, 토정 이지함, 서산대사, 두사총 이서계, 삼봉 정도전 등은 세칭 도인(道人) 내지 이인(異人)으로 봄직한 인물들이다. 서명도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전사자(傳寫者)에 따라 결(訣), 비결(秘訣), 요결(要訣), 고결(古訣), 음양결(陰陽訣), 록(錄), 논(論), 논사(論史), 책(策), 기(記), 노정기(路程記), 수법(數法) 및 수(數), 시(詩)라 칭해 온 것이 책자화되면서 <정감록>이라는 서명이 부여된 것이 아닌가 한다. 따라서 <정감록>이 어느 특정 시기에 나왔다는 것은 지극히 표피적인 논거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필사(筆寫)로 유포되어 온 <정감록>이 진본(眞本)이나 원본(原本) 없이 다양한 이본(異本)으로 엮어져 내려오고 있다는 점에서도 구전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역자는 수많은 이본 가운데 왕실도서(王室圖書)를 이어받아 소장하고 있는 규장각본을 위주로 엮어 냈다. 원문(原文)의 번역에 앞서 서두에 비기론, 정감록 사상의 형성 배경, 수록 내용으로 본 참위설, 풍수지리설, 음양오행설, 우리나라 근세 종교와의 관련성,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난 <정감록> 관련 사건, 작자로 거명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해 간략히 언급했다. 본론에 앞서 본서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하는 생각 때문이다. 부록으로 전사되어 온 이본들을 수록하였는데 이 가운데 몇몇 부분이 손상되어 있으나 그대로 수록하였으니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정감록을 주목해 봐야할 부분은 이 책이 우리나라의 민족종교들과 신흥종교가 직간접적으로 연관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이다. <정감록>에 담긴 진의(眞意)는 민중의 애환이 녹아든 정신사적, 신앙적, 사회사상적 측면에서 고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역자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