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2014년 9월 22일, 사망 100주기를 맞은 알랭푸르니에
청춘의 모험과 사랑을 가장 아름답게 그려 낸 <위대한 몬느>,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
방황하고 아파하는 이 세상 모든 청년들을 위로하는 자유와 해방의 세계
사면이 벽으로 막힌 교실, 매일매일 다를 바 없는 똑같은 일상, 지루한 나날들. 소심하고 병약한 소년 쇠렐 앞에 어느 날 문득 몬느가 나타난다. 키가 크고 용감한 몬느는 과감히 일상을 벗어 던지고 학교 밖으로 벗어난다. 뜻밖의 모험. 쇠렐 앞에 다가온 세상은 환상적이고 열정으로 가득하다.
단 한 편의 장편소설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으나 그 소설로 전 세계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작가 알랭푸르니에. 유년 시절을 향한 동경, 잃어버린 삶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과 신비로움으로 가득 찬 모험, 어른이 되어도 언제나 그러한 모험을 갈망하는 청춘을 이야기하는 <위대한 몬느>가 새로운 번역으로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되었다. 세계 대전이라는 암울한 현실 속에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꿈과 환상을 매혹적으로 그려 낸 이 작품은 전 세계 청춘들을 위로하는 해방과 자유의 세상이다.
■ 병약하고 소심한 소년 쇠렐, ‘위대한’ 몬느를 만나다
부모님이 직접 가르치는 기숙학교에서 살고 있는 쇠렐은 병약하고 조용한 소년이다. 어느 날 이 학교로 몬느라는 학생이 전학을 온다. 키가 크고 다부지며 강한 몬느는 곧바로 학생들의 선망이자 경계의 대상이 된다. 쇠렐의 할머니, 할아버지가 오기로 한 날, 마중 나갈 학생으로 자신이 뽑히지 않자 몬느는 몰래 기숙사를 빠져 나가 마차를 빌려 마을을 떠난다. 하지만 도중에 길을 잃고 헤매다가 어떤 영지의 성에 이른다. 그곳에서는 성주의 아들 프란츠 드 갈레의 결혼식이 준비되고 있는데, 결혼식은 어딘가 비현실적이고 동화적이다. 신랑이 약혼녀를 데리고 돌아오길 기다리는 동안 몬느는 신랑의 여동생 이본 드 갈레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결혼식 직전 신부가 도망을 가고 신랑 프란츠 또한 홀로 돌아와 성을 뒤로한 채 길을 떠난다. 결혼식이 취소되고, 기숙학교로 돌아온 몬느는 성에서의 모험과 이본과의 만남을 쇠렐에게 이야기해 준다. 두 사람은 다시 한 번 성으로 가려고 하지만 길을 찾을 수가 없다. 몬느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미지의 성, 아름다운 여인 이본, 끝내지 못한 모험에 대한 열망에 사로잡힌 채 파리로 떠나고, 그런 몬느와 함께하고 싶지만 용기가 없는 쇠렐은 일상에 남겨져 몬느를 기다린다.
쇠렐과 몬느, 그리고 프란츠까지 서로 다른 성향의 세 소년이 뜨거운 청소년기에 마주한 모험과 사랑을 다룬 이 소설은 모험소설, 신비소설인 동시에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매혹하는 성장소설이자 청춘소설이다.
■ 쇠렐, 몬느, 프란츠의 모험. 영원한 청춘의 꿈과 사랑
<위대한 몬느>에 등장하는 세 소년, 쇠렐, 몬느, 프란츠에겐 각자의 모험이 있다. 가장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모험의 중심에 서 있는 몬느는 독립심이 강하고 용감하며 타협할 줄 모르는, 이상적이고 낭만적인 인물이다. 항상 주변 아이들의 동경의 대상이자 질투, 경계를 불러일으킨다. 아름다운 여인을 매혹하고 매혹당하며, 그의 주위엔 항상 사랑하고 사랑받는 여자-소녀가 있다. 한편 프란츠는 보헤미안이자 ‘진정한 놀이꾼’이다. 일상에서 벗어나 있으며 비현실적이고 환상처럼 존재한다. 현실이나 미래에 얽매이지 않으며 자신의 꿈과 욕망에 충실하다. 마지막으로 쇠렐은 가장 현실적인 자아, 일상에 머물면서 모험을 동경하고 사회에 속해 있으며 가정적인 자아다. 관찰자이자 중개인으로서 프란츠와 몬느, 이본과 발랑딘 사이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돕고 기다리고 도와준다.
10대인 이 세 소년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욕구에 충실하면서도 서로 경계를 허물고 소통을 시도한다. 이들은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 주는 친구이자 서로에게 없는 부분을 동경하고 갈망하는 경쟁자이기도 하며, 지루하고 갑갑한 일상, 매일매일 똑같은 나날들, 불투명한 미래로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이 세상 모든 청춘들의 초상이다.
■ 알랭푸르니에의 유일한 작품이자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단행본 소설, 새롭고 정확한 번역으로 출간
알랭푸르니에(본명 ‘앙리알방 푸르니에’)는 1886년 프랑스 라샤펠당지용에서 태어나 1912년 세계 대전 중 전사했다. 사후 일흔일곱 해가 지나 전우 스물한 명과 함께 시신이 발굴되어 생레미라칼론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1924년 레지용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27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뜬 알랭푸르니에가 발표한 단 하나의 장편소설이 바로 <위대한 몬느>다. 1912년 전쟁터로 떠나기 직전 발표한 이 작품은 문학 잡지에 게재되다가 1913년 10월, 에밀 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같은 해 12월, 공쿠르 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두고 열한 번에 걸쳐 치열하게 심사를 거치지만 안타깝게 수상을 놓쳤다. 하지만 1963년 포슈 판부터 집계된 이 작품의 판매량은 프랑스 내에서만 무려 400만 권이 넘으며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팔린 소설 단행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위대한 몬느>가 국내에 출간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59년 ‘잃어버린 사랑’으로 처음 소개되었고 이후 ‘대장 몬느’ 혹은 ‘방황하는 청춘’ 등으로 1970년대, 1990년대 출간되었다. 하지만 ‘대장 몬느’ 등 기존의 제목들은 작품의 주제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평이다. ‘대장 몬느’는 자칫 골목대장 혹은 군대 계급으로 오인되어 작품의 첫인상을 훼손할 위험이 있다. ‘사랑’이나 ‘청춘’이 이 작품의 주요 소재이긴 하나, 알랭푸르니에가 ‘Le Grand Meaulnes’라고 몬느의 이름을 굳이 제목으로 붙였을 때의 그 의도를 제대로 담지 못한다.
이 작품을 번역한 박영근 교수에 따르면, 이 소설을 연구한 국내 학자들은 대체로 원어대로 ‘르 그랑 몬느’라고 이 작품을 부른다. 박영근 교수는 여러 제목을 놓고 봤을 때 ‘골목대장 몬느’나 ‘대장 몬느’라는 제목은 몬느의 위상을 한쪽으로만 국한하며 몬느의 모험이 펼치는 방황-사랑-청춘-몽상과 그가 작품 속에서 항상 ‘키 큰(Grand)’ 학생이라고 불리는 점, 그의 존재가 또래 사이에서 동경의 대상이라는 점 모두를 아울러 제목을 ‘위대한(Grand) 몬느’라고 옮겼다고 밝힌다. 이 작품이 알랭푸르니에의 자전적 소설이라고 알려진 만큼, 큰 키와 강한 의지에 대한 작가의 “각별한 감탄과 존경의 감정” 또한 담고 있는 번역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