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똥이 와도, 명절 연휴에도 우리는 달린다!”
일상의 지하철, 폭주하는 롤러코스터로 변신하다
88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2024 브런치북 대상작으로 선정된
현직 기관사 작가의 끝내주는 입담과 말맛
작가지망생들이 평론가와 권위 있는 매체의 ‘간택’을 기다리는 시대는 갔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시대―신인작가들의 등용문으로 자리잡은 카카오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에서 올해 현직 지하철 기관사의 에세이가 대상작으로 선정되었다. 무려 8800여 편의 응모작이 몰려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2024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에서 당당히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주인공은 현재 부산지하철 2호선의 기관사로 일하고 있는 이도훈 작가이다. 이도훈 기관사는 자신이 일하는 ‘지하세계’에서 발견한 ‘빛’에 대해 알려주겠다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평범한 소시민들과 비슷비슷한 에세이들에 지친 독자들에게 당당히 ‘지하세계로의 초대장’을 건넨다.
지금까지 개성 넘치는 에세이들을 출간해온 이야기장수 출판사의 대표 이연실 편집자는 올해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의 심사를 맡고 눈에서 핏줄이 터질 때까지 8800여 편의 응모작 전편을 직접 읽은 끝에, 이도훈 기관사의 지하철 에세이를 대상작으로 선정, 출간했다. “지하철을 롤러코스터로 변신시키는 압도적인 생활에세이”에 이도훈 기관사의 글을 발견하자마자 대환호했다고. 오랜 시간 묵묵히 자기 직업과 생활을 영위해오던 보통 사람이 펜을 쥐고 글쟁이가 되었을 때, 얼마나 생생하고 맛있는 글을 써낼 수 있는지 이 에세이가 입증한다고 자신한다.
여기저기서 놀라운 지하철 빌런들이 출몰하는 가운데, 지하철역에 정차하는 동안 토사물을 빠르게 처리하고 라벤더향만을 남기고 떠나는 청소 여사님들부터 각종 민원을 위해 출동하는 역무원과 공익요원, 관제사, 구내식당 영양사 등 ‘지하철 어벤저스’들이 여정에 함께한다. 라이베리아 공화국 출신 닌자가 선로 위를 걷고, 지하철 의자칸 아래서 숙면하던 흡혈귀가 등장하며, 미아 찾기를 위해 모든 지하철 어벤저스들이 총결집하는 요절복통의 에피소드들 속에서, 이도훈 기관사는 코미디와 액션, 스릴러, 히어로물 등 여러 장르를 넘나들며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의 폭주기관차에 독자를 탑승시킨다.
평범한 지하철을 롤러코스터로 변신시키는 끝내주는 입담과 말맛의 에세이스트의 탄생!
지하철 기관사들은 운전실에서 돌연 ‘급똥’의 순간을 맞이하고, 쏟아지는 냉난방 민원과 닫혀가는 지하철 문을 어떻게든 다시 열려는 승객들과 사투를 벌이지만, 지하철은 멈추지 않고 다음 역을 향해 질주한다. 손잡이 꽉 잡으시라.
지금, 매일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평범하고도 위대한 생활인들의 블록버스터가 시작된다.
7년을 달려온 내 지하세계의 끝에는 어둠 속의 빛과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관사인 나는 관제사의 지휘 아래 지하철을 몰고, 검수 직원은 지하철을 수리하고, 청소 여사님은 지하철을 청소하며, 역무원은 지하철이 정차하는 역을 지키고, 영양사님과 식당 이모님은 그 모든 지하철 사람들에게 밥을 먹인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지하세계의 존재 이유가 되어주며 잿빛 지하철에 색을 불어넣어주는 신기하리만치 다양한 승객들.
그들은 어둠이라는 뒷배를 등에 업은 빛과 같아서, 지하공간에서 본래보다 강렬하게 빛나고 있었다.
지하세계의 초대를 받아들인 당신의 일상은 이제까지와는 달라질 것이다.
당신은 결코 전처럼 건조하게 지하철을 이동수단으로서만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당장 당신의 눈앞에 단소를 든 단소 살인마라거나, 닌자나 흡혈귀 같은 명품 지하철 빌런들이 등장할 수도 있지만, 고난은 알아서 잘 헤쳐나가기 바란다.
그건 당신의 이야기이니까.
모쪼록 어둠 속의 빛과 같이 멋진 이야기가 내 지하철을 탄 당신에게 펼쳐지길 바라본다.
“이번 역은 요절복통 지하세계입니다.
초대를 받아들이실 승객께서는 책장을 넘겨주시기 바랍니다.” _작가의 말에서
“ 가장 초라한 형태의 힘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킨다.”
비켜라 악당들아, 내 승객은 내가 지킨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두 번 다신 피로하고 무료한 ‘지하철 승객4’의 역할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도훈 기관사는 출퇴근길 지옥철의 팍팍함과 첫차와 막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고단함을 넘어 생활인들의 희로애락이 넘실대는 처음 만나는 지하세계로 우리를 데려간다.
1부 ‘이 열차엔 빌런과 히어로가 타고 있어요: 지하세계 별별 사건 기록부’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지하철 기관사들의 애환과 감동의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한 번 탑승하면 두 시간 반가량을 내처 달려야 하는 열차 운전실, 기관사들은 미리 화장실을 다녀오고 밥시간까지 철저히 계산해가며 ‘대장관리’에 여념이 없지만 돌연 ‘급똥’이 찾아오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는다.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위협받는 거대한 고통을 겪으며 바라보는 앞풍경에는 끊임없는 어두운 철길과 터널이 펼쳐진다. 이 지옥이 끝나지 않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고, 내 삶에 잘못이 있었던 건 아닌지 돌아볼 시간을 갖게 된다. 급똥과의 사투를 벌인 기관사에게는 이러한 이유로 분명 어떠한 내적 성숙이 일어난다.
(13쪽, 「기관사의 중요 업무역량, ‘대장관리 능력’」)
용하다는 지사제를 상비하고 기관사들끼리 일명 ‘똥대기’라 부르는 대기 기관사를 두기도 하지만, 도무지 어찌할 수 없는 순간은 끝내 찾아온다. ‘급똥’을 맞은 기관사들은 과연 고독한 운전실에서 어떤 결단을 내릴까?
한편, 기관사들은 비 오는 날을 극도로 싫어한다고 한다. 비에 젖은 철바퀴가 미끄러져 정위치에 정차하는 일이 극한의 난이도로 기관사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비 오는 날이면 승강장에 ‘펜싱선수’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이도훈 기관사가 일명 ‘쟈철에페’라 이름 붙인 지하철 펜싱 선수들이 닫혀가는 출입문에 우산을 꽂아넣기 시작하고, 기관사들은 펜싱 선수를 방어하고 정시 운행을 사수하기 위해 분투한다.
매일 약 3744번 지하철 출입문을 여닫으며 부산시를 7년간 횡단한 그는 “처음에는 내가 우연히 그날만 독특한 승객들을 만난 것뿐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세상에는 내가 생각지 못한 독특한 승객들만이 존재한다”라는 깨달음을 얻기에 이른다. 이도훈 기관사는 ‘지하철 승객 백서’를 집필하며 ‘숙박형’ ‘철덕형’ ‘파스 중독자형’ 등 지하철 이용자들의 천태만상을 유머와 위트를 섞어 아카이빙하고, 가장 보통의 서민들이 지하철에서 위기를 맞은 타인을 돕고 지켜주는 감동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2부 ‘가장 초라한 형태의 힘으로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킨다: 지하철 어벤저스 열전’에서는 한 대의 열차가 굴러가기까지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던 이들의 피땀 어린 일상과 노동의 현장을 기록한다. 요절복통 지하세계의 주인공은 승객만이 아니다. 이 책의 저자인 기관사를 포함해 역무원, 청소 여사님, 구내식당 영양사 등 지하세계의 노동자들이 바로 또다른 주인공이다.
승객들의 입장에서 지하철 기관사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역에 도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고 칙칙한 쇳덩어리’일 뿐이다. 그러나 그 쇳덩어리를 ‘사람’들이 굴려가고 있다. 이도훈 기관사는 총 열다섯 번에 달하는 시험을 치르고 기관사가 되었다. 기관사 면허를 따기 위한 교육을 받는 데만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용이 필요하며, 힘겹게 면허를 딴 뒤에도 모두가 기관사가 되는 것은 아니어서 그 숱한 난관을 뚫고도 취업을 포기하는 사람이 속출한다. 이렇게 힘겹게 기관사가 되었건만 오래된 열차를 몰다보면, 온갖 고장과 비상상황들이 기관사들을 압박하고, 그들은 어떻게든 ‘비상운전’으로 ‘고물 지하철’을 끌고 가곤 한다. ‘비상’상황을 승객들에게 결코 들키지 않고 다시 ‘일상’으로 돌려놓기 위한 기관사와 관제사들의 사투는 눈물겹다.
이들은 비가 오